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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기황후 역사왜곡에도 드러난 높은 시청률이 큰 문제인 이유

by 자이미 201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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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가 첫 방송을 했습니다. 그리고 첫 방송부터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시작을 했습니다. 문제는 역사왜곡으로 논란이 컸던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는 사실은 절망스럽습니다. 어떤 왜곡을 했는지 보고 싶었을지 모르지만 시작 전부터 왜곡으로 얼룩진 드라마가 이런 성공을 보였다는 사실은 두렵게 다가옵니다. 

 

이완용도 특급 스타를 내세우면 성공 한다;

역사왜곡이 사회적 트랜드인가? 역사왜곡마저도 포장만 잘하면 팔리는 시대

 

 

 

 

고려인으로 원나라 황후가 된 기황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드라마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주인공인 기황후에 대한 미화입니다. 권력의 화신이 되어 탐욕스러운 일생을 보낸 기황후를 여성의 세계화의 선도적인 존재라는 사실로 왜곡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자신의 고국인 고려를 제압하기 위해 원나라 군대까지 보낸 그녀가 우리 역사를 빛낸 인물로 과장되게 포장되는 것은 황당합니다.

 

이민호가 출연했던 <신의>를 보면 <기황후>와 많은 비교가 가능합니다. 시대적 상황에 정확하게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신의>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현대 의사가 고려 공민왕 시절로 돌아가 벌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형식의 재미보다 흥미로운 비교대상은 바로 기황후의 득세가 고려를 지배하던 시절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공민왕이 원나라 공주인 노국공주와 함께 고려로 돌아와 기황후의 동생인 기철과 대립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담겨있었습니다. 역사에 기록된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판타지라는 요소를 가미한 <신의>는 역사 왜곡을 피해가면서도 드라마적 창의력까지 발휘한 작품이었습니다. 비록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역사를 바탕으로 한 창작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신의>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역사 위에 허구가 가미된 <기황후>는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판타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잘못된 시각은 거대한 후폭풍을 불러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도 일제에 맞선 신묘한 존재로 꾸며질 수도 있습니다.

나라를 팔았다고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만, 사실은 이완용이 대한제국을 사랑했고 흔들리고 힘없는 나라를 위해 의도적으로 일제의 앞잡이 노력을 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경우처럼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스타들을 내세우고 엄청난 제작비로 포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기황후>가 심어줄 수도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두렵기만 합니다.

 

근현대사를 왜곡한 교학사 교과서가 검증을 통과한 2013년 대한민국의 현실은 경악스러울 정도입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역사 왜곡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제로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극단적인 역사 왜곡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 이제는 방송에서 드러내놓고 역사를 왜곡하는 드라마를 편성하고 방송한다는 사실은 두렵게 다가옵니다.

 

고려인으로 고려를 속국으로 생각하고 원나라 군대까지 보낸 기황후를 마치 우리 역사를 빛낸 최고의 여성으로 그리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가상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존의 역사적 사실이 흔들린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첫 방송에서 11%가 넘었다는 사실은 분명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역사왜곡이라도 엄청난 제작비로 그럴듯하게 꾸미고, 대중들에게 알려진 스타들을 동원하면 역사를 왜곡해도 상관없다는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미화도 급속도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개신교도들이 나서 박정희 신격화에 앞장서는 상황에 경악하고 있는 와중에 기황후라는 조국을 버린 탐욕스러운 존재를 미화하는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과연 무엇을 위한 반응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황당한 권력을 만들어낸 국민들과 역사왜곡으로 뜨거운 드라마를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재미있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대응은 한심스럽게 다가옵니다.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투표를 하고, 역사가 왜곡되었다고 알렸음에도 재미있으면 본다는 식의 모습은 바로 우리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두렵게 다가옵니다. 잘못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야만 하는 주체가 객체가 되어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존재로 전락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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