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30. 09:25

감자별 2013QR3 12회-김병욱 피디에게 가정부는 오마쥬인가? 습관인가?

철거 예정이던 집에서 나와 갈 곳이 없는 진아 모녀는 우여곡절 끝에 노수동의 집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가정부가 없던 그 집에서 진아 어머니인 길선자가 눌러 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시 입주 가정부 이야기가 김병욱 피디의 시트콤에 재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이들을 엮어 놓은 김 피디에게 가정부는 오마쥬인지 아니면 관습의 대상인지 궁금해집니다. 

 

사라진 혜성과 어려진 민혁;

혜성과 민혁 사이의 진아, 입주 가정부 재등장은 김 피디 특유의 습관일까?

 

 

 

 

 

혜성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갈 곳도 없이 그저 거리로 나선 진아 모녀에게는 그 시간들이 잔혹하기만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혹은 실종) 이후 그들이 살던 집은 전세가 되고, 월세가 되더니 이제는 남의 것이 되었습니다. 혜성이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듯 조용하고 천천하게 망해갔습니다.

 

 

진아의 대단한 생활력으로 버텨왔던 그들은 어머니 길선자의 한 방 주의가 낳은 결과로 세간살이마저 모두 팔아치우고 개똥벌레처럼 자신의 몸보다 큰 짐만 남겨주었습니다. 그 큰 짐으로 인해 찜질방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된 선자의 선택은 단순하고 명쾌했습니다. 골목입구를 커다란 짐으로 막고 잠을 자려는 선자와 그런 엄마의 선택과 모습에 답답하고 한심스럽기까지 했던 진아는 현실을 원망하고 싶기만 합니다.

 

길거리에 나앉은 그들은 몰래 회사로 들어서게 되고 진아의 사무실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합니다. 임시방편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할 것은 다하는 선자의 적응력과 무한 긍정은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커다란 짐 속에서 진아가 원하는 뭐든지 찾아주는 신통방통한 능력과 뜨거운 주전자를 이용해 다림질까지 하는 선자는 타고난 생활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진아마저 인정하는 엄마의 이런 능력은 결국 노수동의 집에서 입주 가정부로 생활하는 이유가 될 듯합니다.

 

진아 모녀가 사무실에서 몰래 하룻밤을 보내는 것과 달리, 수동은 그 민감함과 과대망상에 가까운 예민함으로 자기 세계에 빠져 홀로 허우적거리기만 합니다. 조그만 혹이 발견되었다며 그것도 일종의 암이라는 말에 자신은 이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자가진단을 하고 벌이는 수동의 행동은 웃기기만 합니다.

 

우유부단의 대명사가 된 수동은 침소봉대도 일등입니다.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후 그 트라우마가 크다고는 하지만, 의사가 간단한 복강경 수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는 말도 믿지 않습니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듯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이런 그가 바닷가를 찾아 영화 <러브레터>를 패러디 하며 엄마를 외치는 장면이나, 집으로 돌아와 90이 넘은 아버지의 등을 보며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아빠를 외치며 껴안는 모습은 노수동의 캐릭터가 극대화되는 과정이었습니다.

 

막내딸도 이제는 아빠와 간단한 포옹조차도 꺼리고, 가족끼리 영화를 보러간 큰 딸은 자신의 이야기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부인마저도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들 앞에서 입맞춤을 했다고 뺨을 때릴 뿐입니다. 간단한 수술로 끝난다는데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는 이야기만 들은 수동에게는 세상이 살기 힘들 뿐입니다. 첫 사랑의 기억이 떠올라 그녀의 행방까지 수소문하는 수동은 지독할 정도로 자기애만 강한 존재였습니다.

 

 

그런 기억의 끝자락에 진아의 아버지이자 수동의 후배였던 세돌이가 떠오른 수동은 그들을 수소문합니다. 고작 1년에 쌀 한 포대를 보내는 것으로 자신의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던 수동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배하자 그들에 대한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마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하듯 말입니다.

 

수동이 이렇게 무한 삽질을 하고 있는 사이, 진아 모녀는 갑작스럽게 닥친 사무실을 아침에 대처해야만 했습니다. 일찍 일어나야만 했던 모녀는 출근 시간이 임박해서야 겨우 일어나 다른 직원들과의 민망한 조우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하얀 잠옷만 입고, 진아의 노래 쇼를 이용해 사무실을 빠져나간 선자는 갑자기 콩콩에서 귀신으로 등극했습니다. 신출귀몰한 선자였지만, 화장실 안에 갇힌 채 꼼짝없이 들킬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신출귀몰함은 다시 한 번 위기 상황을 극복하게 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몰아치는 위협에 어쩔 줄 몰라 하던 선자는 사무실 환기구까지 쫓겨 가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선자의 이런 상황은 결국 오이사의 음모를 사전에 막고 민혁과 노씨 집안을 살리는(혹은 이를 이용해 자신 역시 오이사와 콩콩의 지배력을 놓이려 할 지도 모르지만)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소동은 단순한 퍼포먼스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엄마로 인해 회의실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던 진아는 고문인 수동과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이 운명처럼 조우할 수밖에 없었음을 증명했습니다. 쥐에 쫓겨 도주하던 선자는 수동의 목마를 타는 광경으로 다시 재회를 하게 되며 이 번잡스럽기까지 했던 만남은 실현되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수동의 우유부단함과 능력부재를 파악한 선자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의 집 차고를 임시 거주지로 선택합니다. 길거리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들어선 차고는 그들에게는 버겁고 힘겨운 공간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노씨 집안과 나씨 집안의 만남이 이후 어떻게 전개가 될지 흥미롭습니다.

 

혜성은 다시 진아를 찾아올 것이고, 7살이 된 민혁 역시 진아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묘한 삼각관계는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수동의 잃어버린 아들이 혜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형제와 진아 사이의 삼각관계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딛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정부와 형제(삼촌 조카 관계이기는 했지만 같은 집안이라는 점에서)가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설정 등은 이미 김병욱 피디의 시트콤에서 다뤘던 내용입니다.

 

가정부에 대한 오마쥬도 아니건만 김병욱 피디가 다시 입주 가정부를 선택한 것은 너무 안일한 선택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장 효과적으로 이들을 엮어가며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당연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너무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이번 주부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정상 방송을 시작한 <감자별 2013QR3>는 그동안 전개하지 못한 이야기를 빠른 시간 안에 구축해야 할 듯합니다. 긴 호흡으로 시작되는 만큼 초반 캐릭터와 관계 구축이 성공의 열쇠였다는 점에서 지난 방송들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기존에 생각했던 호흡을 되찾은 만큼 김병욱 사단의 이야기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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