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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응답하라 1994 5회-정우가 보여준 진심 시청자들 1994년과 통했다

by 자이미 2013.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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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해야 하는데 차마 하기 힘든 말들은 누구나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입니다. 너무 사랑해서 혹은 그런 아픔을 감싸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하얀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오해와 억측들이 때론 관계를 극단적으로 몰아가기도 하지만, 더욱 돈독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점에서 응사 5회는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1994년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응답하라 1994;

누구에게나 차마 하기 힘든 말은 존재한다, 정우의 본심이 시청자도 울렸다

 

 

 

 

 

거하게 차려진 신촌 하숙의 아침은 모두가 당황스러워할 정도였습니다. 팔도 반찬이 모두 올라 온 아침과 손 큰 하숙집 주인 일화에 당황스러워하는 이들의 모습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일화가 이런 거한 상차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재미있게도 하숙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보내준 싱싱한 반찬거리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해태, 삼천포, 빙그레, 정대만 등 신촌 하숙에서 생활하는 각 지역의 아이들 집에서 올라온 싱싱한 반찬거리는 빨리 먹지 않으면 안 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하는 식거리였습니다. 풍성한 반찬들 속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비록 서로 남남이기는 하지만, 함께 자고 식사를 하면서 어느새 한 뼘은 더 가까워진 모습이었습니다.

 

싱싱한 해산물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빙그레에게는 신촌 하숙의 밥상은 그 무엇과 바꿀 수도 없는 값진 만찬의 장소였습니다. 밖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대단한 의대생이지만 집에서는 문제만 보이는 쓰레기는 집에도 자주 연락하지 않는 독특한 존재였습니다. 자신의 집에서 올라온 해산물 요리를 먹으면서도 고향이 어딘지도 몰라 하는 쓰레기는 진심 당황스러운 존재임이 분명했습니다.

 

빙그레의 사촌이자 성동일이 탐내는 야구 스타 칠봉이의 하숙집의 아침은 그가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었습니다. 서로 다투기도 하고 허물없이 친구의 어머니를 자신의 친 어머니처럼 대하는 그들의 모습은 신기한 체험이자 자신도 함께 하고 싶은 정이었습니다.

 

이상민을 병적으로 좋아 하는 나정이를 위해 고등학교 선배인 그와 직접 통화를 시켜주는 칠봉이와 달리, 정작 나정은 어쩔 줄 몰라합니다. 그동안 이상민을 따라다니고, 연습장까지 매일 출근 도장을 찍든 다녔던 나정에게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었습니다. 친한 동생이 연결해준 전화 통화는 이후 좀 더 편하고 친근한 관계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정에게 이상민은 그저 바라보고 싶은 스타일뿐이었습니다.

 

스타는 멀리서 봐야 빛나는 별과 같다는 점에서 이상민과의 직접 통화를 극적으로 두려워하는 나정의 모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토록 이루고 싶었던 소원이 어느 날 갑자기 너무나 쉽게 성사되는 상황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는 나정은 분명 진심으로 이상민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풍성했던 아침의 하이라이트는 정대만의 집에서 보내준 탐스러운 게장이었습니다. 모두들 게장 맛에 빠져있는 것과 달리, 외모와 달리 너무나 민감하고 여성스러운 감성을 가진 삼천포는 비릿한 냄새에 즉각 반응하며 상했다고 생각합니다. 결승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칠봉이를 걱정하고, 정대만을 의심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며 경계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풍성하기만 했던 아침 밥상이 하루 종일 그들을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학교 체육대회와 상관없이 정대만은 자신이 좋아하는 서태지를 보기 위해 방송국을 찾았고, 너무 많은 팬들로 인해 입장도 어려운 상황에서 그녀는 다른 팬들의 틈에 끼어 입장에 성공했습니다. 성인가요를 부르는 배일호 팬으로 위장해 입장했지만, 서태지의 등장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격하게 반응하는 정대만의 모습에는 빠순이의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음악방송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던 정대만은 휴식을 취하고 있던 서태지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서태지가 준 과자를 차마 먹지도 못하고 신주단지 모시듯 손에 들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 그녀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서태지 어머니가 고생한다며 건넨 요구르트에 격한 반응을 했던 정대만으로서는 서태지 본인에게 받은 과자는 영원히 보존해야만 하는 최고의 유물과도 같은 가치였습니다.

 

지역에서 올라온 학생들만 가득한 체육대회에서 하이라이트는 쓰레기가 참가한 축구 대회였습니다. 지난해에도 최고의 활약으로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던 쓰레기는 동기생들과 함께 실습을 나가 있었지만, 나정의 강렬한 통화로 인해 체육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집에서는 많은 모자란 쓰레기였지만, 밖에서는 모두가 선망하는 천재 의대생인 그의 위상은 충분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동기생들과는 차원이 다른 탁월한 존재였고, 의대 학과에서도 여학생들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두 얼굴을 가진 쓰레기는 그래서 매력적이기만 했습니다. 탁월한 축구 실력으로 지난 대회 의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쓰레기는 나정이로 인해 얻은 기회를 통해 다시 의대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쓰레기의 등장에 의대를 응원하던 여학생들이 환호하고 그와 어떻게든 눈을 맞추려 노력하는 모습은 신기했습니다. 집에서는 항상 나정이에게 폭행을 당하고, 쓰레기라는 별명다운 취급을 당하기만 했던 그는 밖에서는 나정이가 좋아하는 이상민과 유사한 존재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축구를 하기 위해 옷을 벗은 쓰레기는 환호하는 여성들을 제치고 나정이에게 옷을 던지고, 손목에 자신의 손목시계까지 채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상에서의 늘어진 모습과 달리, 자신의 임무인 의대생으로서 역할에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탁월함을 보이는 쓰레기는 죽어가는 어머니와 철없는 아이들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홀로 어린 아이 둘을 키우던 어머니가 암으로 더는 살기 힘든 상황에 쓰레기에게 부탁을 합니다.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엄마의 부재를 알려달라는 부탁은 너무 힘든 요구였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그렇게 아이들과 친해진 쓰레기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의사임이 분명했습니다. 의대생으로서 학부 능력도 탁월했지만, 인간적인 모습으로 환자와 가족들을 챙기는 그만의 독특한 능력은 의사로서 완벽한 모습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런 쓰레기의 모습을 본 어머니가 그에게 아이들과의 이별을 부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어린 시절 가장 친했던 나정이 오빠를 잃어봤던 쓰레기는 그것만으로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동기를 통해 그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어린 나이이지만 어머니의 죽음을 너무나 또렷하게 알고 있었던 그녀는 마지막 순간 자신을 사랑을 담아 따뜻하게 바라보던 어머니의 그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죽음을 앞둔 엄마로서 어린 형제들에게 차마 할 수 없었던 이야기는 그렇게 진심을 담아 솔직하게 아이들에게 엄마의 사랑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했습니다. 

 

 

하루 종일 설사로 몸살을 알았던 신촌 하숙집은 그 모든 원인이 정대만의 간장게장이라고 확신합니다. 결승전 승리투수인 칠봉이도 3루 베이스 코치였던 동일마저도 설사로 해프닝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황에서 삼천포가 주장했던 게장은 유력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 졸이며 힘겨워했던 정대만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하숙집 가족들의 설사의 원인은 간장게장이 아닌 보리차였습니다. 일화가 끓여 놓았던 보리차를 바로 냉장고에 넣지 않고 하루 동안 방치하면서 상해버린 물은 모든 가족들을 화장실과 친숙한 존재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실수로 가족들이 고생했다는 사실을 차마 말하지 못한 일화는 가족들에게 거하게 외식을 시켜주는 것은 그 미안함을 대신합니다.

 

동일이 게장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정대만의 집에서 보내준 가장게장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삼천포는 해태로 인해 그녀의 방에 들어가 낯선 사과를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쿨 하게 받아주는 정대만이 고마웠던 삼천포는 감히 서태지가 준 신성한 과자를 먹는 만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그 과정에서 분노한 정대만의 분노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삼천포의 모습은 하숙이라는 문화가 만들어준 정겨움일 뿐이었습니다.

 

응칠에서 나왔던 주연과 김종민이 응사에서도 동일한 의사 역할로 등장해 두 작품을 연결시켜주었습니다. 학부생인 주연의 모습과 의사였던 김종민의 등장에 시청자들이 흐뭇하게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제작진의 센스가 통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우가 분한 쓰레기라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소통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평소에는 반푼이 소리를 듣는 존재이지만,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그는 <응답하라 1994>의 진정한 원 톱이었습니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어머니에게 눈물을 흘리며 아이들과 마지막을 준비시키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5회는 시청자들을 감동으로 이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의대 후배인 빙그레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며 그가 의사로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모습과 그런 쓰레기의 모습에 조금씩 감동하기 시작한 빙그레의 표정 뒤에 흐르는 "숨겨왔던 너의...."라는 BGM 또한 응칠이의 동성애 코드를 상상하게 했다는 점에서 재미있었습니다.

 

다양한 재미들 속에 '차마 하기 힘든 말'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풀어낸 응사는 역시 대단한 드라마였습니다. 소제목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이를 통해 드라마의 틀을 잡아가는 과정은 기존의 드라마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완성도를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예능을 해왔던 이들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들의 드라마는 기존 드라마 작가와 피디들에게 경종이 될 듯합니다. 이제는 금요일과 토요일은 <응답하라 1994>의 날로 기억될 정도로 응사앓이는 강력해지는 듯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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