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7. 10:07

상속자들 9회-서로 너무 닮아서 아픈 이민호와 김우빈 그들의 대결이 흥미롭다

은상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탄과 영도는 서로 너무 닮아서 아픈 존재들입니다. 너무 친했고, 그래서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는 둘은 그래서 아프고 슬픈 존재일 뿐입니다. 재벌 상속자로 태어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남들과 달라야 했던 그들이 느끼는 고통은 가장 근원적인 아픔에 맞닿아 있었습니다. 

 

은상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진 탄과 영도;

아파서 힘든 탄과 영도의 성장기, 그들의 대결은 그래서 흥미롭다

 

 

 

 

 

탄은 식당에서 영도와 함께 있는 은상을 목격합니다. 그 유명한 고문의 자리에 앉아 떨고 있는 은상의 모습을 보고 분노한 탄과 그런 그에게 질투와 통쾌함을 동시에 느낀 영도는 은상의 발을 걸어 엉망을 만들고 맙니다. 그렇게 학교 옥상으로 올라간 탄과 은상과 그런 은상을 지속적으로 찾는 영도의 모습은 격정적인 로맨스의 시작이었습니다.

 

 

영도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며 떨고 있는 은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 탄은 입막음 키스를 하고 맙니다. 은상에게는 첫 키스를 그런 식으로 당하게 되었다는 점이 당혹스러웠을 듯합니다. 영도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은상을 차분하게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것이 전부라는 탄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은상에 대한 영도의 행동에 화가 난 탄은 학교 복도에서 지독한 싸움을 시작합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피투성이가 되어 학교 친구들에 의해 진정된 그들의 모습은 참혹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에 누구보다 놀란 것은 바로 은상이었습니다. 사배자인 자신을 숨기지 않으면 귀족 학교인 제국고를 정상적으로 졸업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은상은 사랑이 자신에게 다가왔음에도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은상에게 사랑은 사치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말을 할 수 없는 어머니와 도망가 버린 언니. 그렇게 무너진 삶 속에서 입주 가정부로 살아가는 어머니와 함께 그 집의 한 쪽 허름한 방에서 기거하는 그녀가 대한민국 최고 재벌의 차남과 사랑을 한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제국고를 가게 된 이유 역시 탄의 아버지의 배려가 아닌, 은상이 왜 탄이를 좋아해서는 안 되는지를 깨닫게 해주기 위함일 뿐이었습니다.

 

재벌들의 삶이란 대단할 것 같지만 그럴 수도 없는 존재들일 뿐입니다. 아이들은 그저 자신의 재물을 이어주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고, 그런 아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존재로 성장해야만 합니다. 기본적인 인간의 삶을 포기하고 재벌 상속자가 되는 것은 그들에게는 재물을 보호하고 혹은 그 이상으로 키워나가는 집안의 의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결혼도 비즈니스인 그들에게도 사랑은 사치입니다. 은상은 돈에 종속되어 사랑이 사치가 되었듯, 재벌들에게 사랑은 보다 큰돈을 만들기 위한 도구라는 점에서 사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재벌가들의 이혼과 외도가 잦을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그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이 사치가 되어버린 그들이 그렇게 사치로 만들어버린 사랑을 시도한다는 사실은 그래서 위험하고 짜릿합니다.

 

은상의 모습은 원이 사랑하는 여인 현주를 보면 명확합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제국그룹의 후원을 받아 공부한 고아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제국그룹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습성을 익히기 되었습니다. 물론 그녀가 익힌 습성은 재벌가의 습성이 아닌, 재벌가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습이었습니다.

 

은상이 그렇듯, 현주 역시 원과 탄의 아버지에 의해 100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왜 제국그룹 아들들과 사랑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배웠습니다. 그런 지독한 학습은 결과적으로 그녀가 제국그룹의 홍보용 도구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에서도 명확합니다. 자신이 그런 대우를 받고 있음에도 거부하지 못하는 것은 그 지독한 사랑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김 회장이 지독하고 그의 말을 거스르기 힘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제국그룹과 별개의 삶을 선택할 수도 있는 그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이고 제국고로 향하는 것은 여전히 원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알고 있음에도 버릴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에서 현주는 은상의 미래인 셈입니다. 김 회장은 이미 보고를 통해 원과 현주의 관계를 알고 있었고, 다시 한 번 현주에게 원과는 사랑을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받기 위해 내린 결정을 받아들이는 현주의 모습 속에 탄과 은상의 사랑에 대한 힌트도 담겨져 있어 흥미롭습니다.

 

제국그룹의 후계자인 원이 유독 은상에게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현주 때문일 것입니다. 집에서는 웃지도 않고 무뚝뚝하기만 하던 원이 와인 창고에서 만난 은상에게 일부러 이야기를 건네고 친근한 모습을 보였던 것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현주와 은상의 처지가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은상이 현주와 유사하다는 것은 곧 원과 탄이 조금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유로 다가옵니다. 적으로만 생각하는 탄은 원에게는 존재조차 지워버리고 싶은 인물일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원과 탄은 가까워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원이 와인을 가지러 왔던 그날 집 현관 앞에서 봤던 탄과 은상의 모습은 과거 자신의 모습과 닮았을지도 모릅니다. 약혼자인 라헬을 통해 탄이 다른 여자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원은 자연스럽게 은상과 탄을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경계의 대상이 동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원과 탄의 관계처럼 탄과 영도의 악연 역시 유사합니다. 탄의 어머니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국그룹의 안주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호적에도 올리지 못한 그녀는 그저 숨겨진 존재일 뿐입니다. 학부모 회의에도 참여를 할 수 없는 그녀는 그저 자신의 아들이 제국그룹의 주인이 되기만을 바라며 와인으로 자신의 삶을 흔드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런 아픈 존재인 어머니를 둔 탄은 영도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아픈 비밀을 가장 친했던 영도에게 털어놓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영도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공격적이기만 하던 그 시절 그들은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면서도 경계하는 철부지 사춘기 소년들일 뿐이었습니다.

 

서로를 더욱 단단하게 해줄 수도 있었던 비밀은 서로를 경멸하게 하는 약점이 되었고, 그렇게 그들은 절친에서 원수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탄이 서자라는 사실로 비난을 한 영도는 자신의 아픈 상처에 대한 보상이었습니다. 호텔 제우스의 상속자인 그이지만 자신들을 두고 도망쳐버린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는 강합니다. 그런 그가 친구이면서도 묘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었던 탄의 고백을 듣는 순간 터질 수밖에 없었던 것 역시 자신의 트라우마가 너무 지독했기 때문입니다.

 

 

남들보다 많은 것들을 가지고 태어나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최고로 꾸미고 마음껏 돈을 쓰고 살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가족의 사랑이란 그들에게는 사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무한 경쟁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그들은 치열하고, 악랄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의 약점을 알면 파고들어 무너질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그들의 습성은 영도와 탄의 싸움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탄들의 학교에 루시퍼가 들어서고, 그런 루시퍼와 사탄이 어린 양에게 관심을 두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고 종결될 예정입니다. 사랑을 외면하면서도 가장 사랑이 그립고 아팠던 탄과 영도는 너무 닮아서 아프고 슬픈 존재입니다. 하나의 인간이 아닌 재물을 보존하고 이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그들의 삶이 행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이 아닌 부모의 틀 속에서 짜여 진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은상은 어쩌면 사막 한 가운데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것이 가까이 가면 갈수록 사라져가는 신기루와 같을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지독할 정도로 삭막한 삶 속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태워버릴 수 있는 대상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폭주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들이 재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라 해도 그런 열정적인 사랑은 인생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통과의례이기 때문입니다.

 

<상속자들>은 은상을 사이에 둔 탄과 영도가 본격적으로 다투기 시작하며 재미를 더하기 시작했습니다. 탄의 고백에 이어, 영도 역시 거칠지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은상에게 털어 놓았습니다. 메이드 방에서 기거하는 은상에게 어느 날 갑자기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한다는 재벌 집 아들 둘이 사랑을 고백하는 이런 기막힌 상황은 그래서 더욱 현실감을 상실하게 하고는 합니다.(물론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욱 사실처럼 다가오지만) 

 

제국고를 보면 우리가 보이고, 재벌가들의 속성을 보면 우리 시대 부자들의 알몸이 드러나고는 합니다. 그런 그들의 상속자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는 어쩌면 우리 모드에게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재벌 타파를 외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구라는 공간에서 재벌들이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재벌이 변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은 제국그룹 김 회장이 했던 방식처럼 100명의 사람들이 재벌이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과연 그런 긍정적인 변화를 <상속자들>은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민호와 김우빈이라는 절대 비주얼 강자들이 서로 싸우는 장면은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호사스러운 선물과 같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그들이 매번 부딪치며 한 여자를 두고 다투는 과정은 감정이입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부여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으로 은상을 두고 벌이는 탄과 영도의 사랑이 어떤 상황들을 만들어 갈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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