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4. 09:18

상속자들 11회-김우빈 흔든 박신혜와 박신혜 울린 이민호, 지독한 삼각관계의 시작

거대한 저택에서 태어나 평생을 그 속에서 살아야 하는 그들의 삶은 스스로 만든 감옥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궁궐과 같은 탄의 집과 그 저택의 가장 습하고 어두운 곳에 있는 은상의 방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가져서 슬플 수밖에 없었던 탄과 영도의 사랑은 그래서 더욱 서글프기만 합니다. 

 

18살 영도를 되살린 은상의 존재감;

할리우드 사인과 닮은 탄과 18살 영도, 은상은 누구를 선택할까?

 

 

 

 

살얼음 같았던 캠핑장의 분위기 속에서 은상을 가로막고 선 영도의 행동은 과연 사랑인지 과시인지 알 수 없게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탄이 앞에서 은상을 안은 영도의 행동은 사랑보다는 탄에 대한 도발에 가까웠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탄에 대한 분노와 미안함이 만들어낸 초딩스러운 도발이었기 때문입니다. 

 

 

 

탄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은상으로서는 당황스럽기만 했습니다. 탄이 앞에서 보란 듯이 도발하는 영도로 인해 은상만 혼란스럽고 힘겨워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은상에게 영도는 그저 못된 아이일 뿐이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표현도 제대로 하기 힘들어하는 영도에게 은상은, 어쩌면 붙잡고 싶었지만 잡을 수 없었던 아프고 아픈 어머니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캠핑장에 탄이 왔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온 라헬은 효신의 차를 타고 탄과 함께 호텔로 향합니다. 자신과 약혼한 사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라헬과 달리, 약혼 자체도 파기할 기세인 탄의 모습은 이들의 관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기만 합니다. 라헬의 어머니인 이에스더와 영도의 아버지 최동욱이 뒤틀리고 있듯, 탄과 라헬의 관계 역시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어긋나고 있었습니다. 

 

라헬이 호텔까지 따라와 더욱 편해진 탄은 은상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둘만의 시간을 위해 마련한 캠핑장에서 그들은 과거 미국에서 느꼈던 잠깐 동안의 자유를 만끽하게 됩니다. 서울에서 4시간이나 떨어져 있고, 모두와 차단된 그 공간에서 은상은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표현할 수 없었던 은상에게 하늘에 별이 무수히 반짝이던 그 날만큼은 솔직해질 수 있었습니다.

 

숨 막히도록 행복했던 그 시간은 너무나 짧았습니다. 그 환상의 공간에서 나와 현실로 향해 걸어가는 그들에게 그 길은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은상과 현실을 부정하는 탄이 속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치이자 허무개그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은상이 미국에서 봤던 할리우드 사인을 예를 들어 이야기하는 장면은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보기에는 가까워도 가보면 먼 것"이라고 표현한 할리우드 사인과 탄이와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탄이지만 다가가면 갈수록 멀게 느껴지는 존재감을 할리우드 사인에 비교한 은상의 표현은 적절했습니다. 서로 쫓기다 극장에 들어선 그들이 툭 내뱉듯 던진 탄의 고백과 거리에 나와 할리우드 사인을 보며 신기해하고 행복해하던 은상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그 당시의 감정과 현재의 감정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떨리는 고백을 듣고도 애써 외면해야만 했던 은상은 멀리서 할리우드 사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은상이 탄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거리에서 멀리 있는 할리우드 사인을 가깝게 느끼며 바라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그 깊고 넓은 현실의 벽은 명확하기만 했습니다. 은상이 이야기를 했듯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달콤하고 허전하기만 한 그 감정은 그래서 슬프고 아플 수밖에 없었습니다.

 

탄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은상의 말을 듣게 된 영도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녀에게 현실을 인지하게 합니다. 호텔 식당에서 마주한 탄을 두고 벌이는 묘한 감정 선들의 충돌들은 모두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가식과 거짓이 판을 치는 그들의 관계 속에서 서로를 헐뜯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은 은상에게는 불편하고 힘겨운 자리였습니다. 식사를 다 하지도 못하고 밖으로 나가는 은상과 뒤따라 나가는 영도는 극적인 방법으로 은상을 깨웁니다.

 

수영장에 떨어질 수도 있는 은상을 잡은 영도는 그 손을 놔버립니다. 그리고 수영장에 빠진 은상에게 탄이 언젠가는 너를 그렇게 놔버릴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은상도 잘 알고 있는 미래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영도와 그런 모습을 보고 분노한 탄의 행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각관계의 첫 폭발이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수영장이 아닌 탄과 영도 사이의 은상의 이야기입니다. 탄의 집에서 심부름을 하기 위해 회장 방으로 가던 은상은 탄에 의해 그의 방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미 한 번 와보기는 했지만, 이 집안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은상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는 탄에게는 은상의 두려움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습니다. 하지만 탄 어머니의 등장과 함께 폭발하기 시작한 분노는 은상을 집에서 나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예상된 논란은 시작되었고, 그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은상의 어머니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합니다. 딸을 위해 그 집에서 나가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그녀가 어디에서 쉽게 일을 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녀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딸이 그런 모욕을 당하는 상황에서는 딸의 편일 수밖에 없는 엄마 희남의 모습은 안타깝고 아프기만 했습니다.

 

영도와 라헬의 부모가 결혼한다는 소식이 기사화되면서 제국고는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들 앞에서는 축하한다고 하지만, 뒤에서는 콩가루 집안이라고 놀리는 제국고에는 친구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보나의 이야기처럼 그저 인맥이나 쌓으려는 행위일 뿐 이 곳에서 우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남들 앞에서는 강해 보이려 노력하던 라헬이지만, 아직 어린 18살 소녀인 그녀에게도 이런 상황은 힘들기만 했습니다. 우는 라헬을 약혼자가 아닌 친구로서 감싸는 탄과 이를 바라보던 은상과 영도의 모습은 중요했습니다.

 

 

 

언제나 강하기만 했던 영도를 바라보며 힘들겠다고 말을 건네던 은상은 "생각해보니 너도 고작 18살이더라"라는 말은 영도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버지마저 자신을 18살 소년으로 바라보지 않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해준 은상의 모습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그 감정은 영도가 은상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 말을 듣기 전까지 영도는 은상이라는 존재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런 감정보다는 탄을 괴롭힌다는 생각이 앞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은상이 건넨 '18살'이라는 단어는 영도를 뿌리까지 흔들어 놓을 정도로 강력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강해보였던 영도의 눈빛이 순간 흔들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영도에게 은상은 대단한 존재로 각인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가진 상속자라는 이유로, 강해져야한다며 오직 승리만 외치는 아버지와 남들에게 강해보여야만 자신의 아픔을 감출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어긋나고 삐뚤어져야만 했던 영도에게 처음으로 인간 최영도를 바로 보게 해준 은상은 소중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한다면 뭐든지 다 가질 수 있는 영도가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한끼를 떼우는 장면은 중요했습니다. 항상 편의점에서 식사를 대신하는 그의 외로움은 그 컵라면 안에 모두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부의 상속자이지만 그 안에는 사랑이 빠져있었습니다. 오직 부의 되물림만 존재할 뿐 인간적인 그 어떤 애정도 없는 삶 속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컵라면이라는 존재는 부조화스러우면서도 상징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르지만 같은 처지일 수밖에 없는 탄과 영도, 그리고 은상의 삼각관계는 그래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은상에게 자신이 18살 고교생이라는 자각을 받게 된 후 명수와 함께 중학생시절 자주 찾던 분식집에 온 영도는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친구인 탄을 멀리했던 영도. 탄이 마지막으로 잡으며 가자고 했던 그곳이 바로 지금 앉아 있는 분식집이었습니다. 그곳에 영도의 도망간 엄마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탄을 따라가지 않은 영도는 그 날 이후 엄마와 친구 모두를 잃고 혼자가 되었습니다.

 

 

 

혼자가 되어 악독한 모습으로 자신을 더욱 자신 속에 가두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영도를 인간 최영도로 만들어버린 은상이라는 존재하는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특별함이었습니다. 과거 순간의 선택으로 잃어버렸던 엄마와 친구처럼 현재 은상을 잃고 싶지 않은 영도에게 은상은 탄이 느끼는 은상이라는 감정 이상이었습니다.

 

신호등 앞에서 은상을 두고 탄과 영도가 대립하고 서로 엇갈리는 상황에서 은상의 손을 잡은 탄과 뿌리치는 영도의 모습은 이들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알림과 같았습니다. 길 가운데 멈춰서 은상을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 탄과 영도의 모습은 짜릿함까지 느낄 정도로 매력적인 장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궁궐 속에서 은둔한 것처럼 살아가는 탄과 그 집의 가장 어두운 곳에 위치한 작은 방에서 살아가는 은상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다름없습니다. 거대한 저택에서 함께 산다고 모두 같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1%가 지배하는 대한민국에서, 그 1%의 작고 습한 공간에서 박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가사도우미 박희남과 차은상의 모습은 99%의 우리 모습이라는 점에서 섬뜩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민호와 김우빈이라는 절대 강자들 속에서 <상속자들>이 품고 있는 내면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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