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22. 09:23

상속자들 14회-박신혜 이민호 김우빈 최진혁 3개의 투 샷에 담긴 의미들

김은숙 작가의 매력이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 다지기는 재벌 상속자들의 이야기라는 편견에 맞서 싸워야 했다는 점에서 재미를 담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고, 그런 파도를 견뎌낸 <상속자들>은 절반을 넘어서며 왜 많은 이들이 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어 했는지 증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했던 14회는 단 3장의 투 샷으로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 전개를 더욱 흥미롭게 이끌게 되었습니다. 

 

당당한 고백을 한 은상과 탄;

탄과 영도, 은상과 라헬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를 제시하다

 

 

 

 

탄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상속자들>은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서자라는 이유로 내팽겨져야만 했던 인생을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은상이라는 존재를 통해 찾게 되는 과정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탄이를 중심으로 벌어진 14회의 이야기는 강렬한 투 샷 3개로 모든 것을 정리해주었습니다.

 

 

1. 탄과 원, 피하기 어려운 싸움의 시작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서자로 태어난 탄은 모든 것을 가졌지만 외롭고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따르고 좋아했던 형이 자신에게 따뜻한 시선 한 번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도 괴로웠습니다. 제국그룹의 아들로 태어나 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온 원에게 탄은 귀찮은 존재였습니다.

 

 

현주를 통해 원이 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면 탄이 역시 원을 그렇게만 바라봤을 것입니다.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배다른 형제인 자신을 외면하는 모진 형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원이 가장 사랑하는 유일한 존재인 현주에게 탄이의 기억은 대단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동생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이 가득했던 그 말 속에서 현실이 가로막은 원의 마음을 탄은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협이 되는 현실에서 원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자신의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현주를 모욕하고 자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나 배다른 형제이지만 자신의 동생과 이렇게 살아가는 것 모두를 마무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원이 모든 것을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원은 그런 행복을 위해 아버지와의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18살 생일에 제국그룹의 주식을 물려주며 경영에 참여시켰던 김 회장의 전략처럼 탄이의 18살 생일에 원에게 맞설 수 있는 힘을 주려는 아버지에 맞서는 원의 선택은 명확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윤실장에게 들은 탄이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국그룹을 두고 벌이는 머니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형제이지만 남보다 더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던 탄과 원의 모습은 호텔 로비에서 앉아 있는 장면이 모든 것을 이해시켰습니다. 현주에게만 고백했던 동생에 대한 애정과 사랑은 원이의 행동에서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자신의 곁을 내주지 않는 원이 집 나온 동생을 자신의 방에서 기거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원이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었습니다.

 

방에 들어가지 않고 로비 소파에 앉아 있는 탄을 지나치지 않고 곁에 앉는 원의 행동은 그래서 따뜻했습니다. 친해질 이유도 없었다는 짧지만 명쾌한 원의 이야기처럼 모든 것을 가지는 대신 지독한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운명에는 친해질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탐욕을 움켜쥐고 살아야만 하는 그들의 운명 속에 사랑이나 우정, 형제의 우애 같은 단어들은 사치이자 금칙어 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피하기 어려운 이들의 싸움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형제가 닮았기 때문입니다. 원이 사랑하는 현주와 탄이 사랑하는 은상은 유사합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그녀를 사랑하는 형제들의 반란은 결과적으로 재벌가의 기본적인 틀을 깨트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원이 아버지에게 싸움을 건 이유 역시 경영권을 확실하게 다진 후에 현주를 맞이하기 위함입니다. 아직 어린 탄이로서는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두 형제의 사랑이 동일한 것처럼 이들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 역시 탈 재벌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올 뿐입니다.

 

그동안 움츠리고 있었던 원이 본격적으로 사자후를 토해내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에서 탄과의 대결 구도는 그들의 형제애와 그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기대됩니다. 과연 원과 탄 형제들이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는 격정적인 로맨스들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2. 탄과 영도, 후회와 원망이 만든 지독한 우정

 

분위기로서 이해되던 탄과 영도의 문제는 14회가 되어 폭발하듯 양심선언들이 이어지며 명료해졌습니다. 서로 부족할 것 없이 태어난 운명이지만, 그런 부족함 없는 생활 속에서도 그들에게는 서열이 존재했습니다. 보다 많이 가진 자들이 그들 사회에서는 최강자가 된다는 점에서 탄과 영도는 친하면서 친할 수 없는 조건을 가진 우정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외도를 친구와 함께 있는 상황에서 들키게 된 영도는 의식적으로 탄을 멀리합니다. 그런 영도를 위해 자신의 비밀을 밝힌 탄은 해서는 안 되는 고백을 하고 말았습니다. 열등감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었던 영도는 탄이 혼외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이를 계기로 완전히 적으로 돌아서버리고 말았습니다.

 

탄이의 고백으로 멀어진 그들이 더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만든 것은 바로 영도의 어머니였습니다. 영도 아버지를 피해 도망가던 영도의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아들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휴대폰도 없이 급하고 피하던 그녀는 탄이에게 영도와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뒤늦게 분식집으로 온 그들 앞에 남겨진 것은 손도 되지 않은 떡볶이가 전부였습니다.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순간 그들은 서로에 대한 감정으로 인해 그 소중한 순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탄이는 영도와 다시 친해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고, 영도는 잡지 못할 기회가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그 날 이후 둘의 관계는 더욱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어린 날의 치기가 낳은 상처는 그들에게는 너무 큰 상처로 다가와 있었습니다.

 

방송실에서 은상을 두고 벌인 싸움에서도 그들의 주제는 역시 그들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은상을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이 풀어야만 하는 무거운 과제가 존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뒤늦게 찾아온 라헬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 영도의 모습은 아프고 약한 아이의 모습만 남겨져 있었습니다. 탄이의 비밀을 결코 이야기할 마음도 없는 영도는 잘못했어도 그 잘못을 잘못이라고 인정할 수 없어 우겨볼 뿐이라고 했습니다.

 

지독한 삶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이 스스로를 망가트리는 것이 전부인 영도에게 이런 상황들은 그래서 지독함 그 이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떠나버린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첫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게 된 여자가 하필이면 탄이가 좋아하는 여자라는 사실은 슬픈 영혼인 영도를 더욱 아프게만 합니다.

 

후회와 원망, 그리고 솔직해지기 어려운 관계 속에서 탄과 영도가 어떤 결정을 할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탄이 먼저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는 사실은 영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버지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자신들의 운명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영도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릎 꿇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된 탄은 몇 번을 다시 일어서더라도 자신은 무모하게 나서겠다고 합니다.

 

자꾸 일어서다보면 단단해질 수 있다는 탄의 이야기는 영도에게도 힘이 될 듯합니다. 이미 자신의 가두고 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영도에게 탄이와 은상의 행동은 중요한 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라는 거대한 알 속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영원히 그렇게 박재된 삶을 살아야 하는 그들은 조금씩 약한 부리들을 흔들며 알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3. 탄과 은상, 솔직한 자기 고백을 통해 행복한 사랑

 

약혼자를 집으로 불러 온 가족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진짜 어머니를 소개하고 자신은 서자라고 당당하게 밝힌 탄은 대단한 존재입니다. 그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살면 엄청난 부를 누리며 살 수 있는 운명이었지만, 그는 그 모든 것을 던져버렸습니다. 더는 어머니를 숨기고 살 수 없다는 다짐과 그런 당당함이 없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은상을 불행하게 만들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이 현주를 사랑하면서도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되는 행동이었습니다. 장자로 태어나 가업을 물려받을 운명인 원이 탄과 다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부담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탄이와는 입장이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탄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보호하고 만들어가려는 원의 도발은 탄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큰 울림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낸 탄이에게 두려울 것은 없었습니다. 서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탄탄대로가 될 수 있는 정략결혼마저 포기해버린 탄의 용감함은 다른 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부의 축적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결혼 비즈니스를 혼란스럽게 만든 탄이가 밉기만 한 어른들의 행동들은 더욱 추악하게 보일 뿐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행복보다는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부를 쌓을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했던 그들에게는 그저 돈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최대한 큰 이득을 본 후 이별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라헬의 어머니의 말이나, 그녀의 행동을 읽고 주식 방어와 함께 가장 적절한 대처를 지시하는 탄의 아버지나 다를 것이 없는 존재였습니다.

 

정략결혼을 할 운명임에도 상대인 탄이를 사랑하는 라헬에게도 이런 상황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저 순종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엄청난 행운을 누리고 사는 라헬에게 탄이의 무모한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든 것의 원인이 된 은상에게 분노하고 원망하는 것 역시 그녀의 입장에서는 당연했습니다. 영도의 솔직함으로 인해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다시 확인한 라헬은 탄이 집을 찾습니다.

 

자신이 벌레 보듯 했던 탄이의 친모에게 꽃 선물을 하고 웃으며 파혼하지 않겠다는 라헬은 여전히 서자인 탄이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비록 숨겨두었던 친모에게 웃음을 보이기는 했지만, 라헬에게는 그저 탄이라는 존재에만 집착할 뿐이었습니다.

 

탄의 집에 들렀던 라헬은 빨랫감이 널린 곳에서 은상의 교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은상이 탄이 집 입주 가정부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라헬은 복수를 시작하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고 맙니다. 은상의 어머니를 조롱하고 뺨을 맞고, 탄이의 비밀을 무기로 협박하다 탄이에게 마저 비난을 받은 라헬은 최악의 상황에 처하고 맙니다. 그럼에도 이 지독한 분노를 어찌할 줄 몰랐던 라헬은 영도를 속여 은상이 어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지 알아냅니다.

 

찬영과 보나의 재결합 파티에 초대받지도 않고 등장한 라헬은 그곳으로 은상에서 음료 배들을 시킵니다. 많은 아이들 앞에서 조롱거리가 되는 것을 보고 싶었던 라헬의 마음은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당황하게 됩니다. <캐리>에서는 미지의 힘이 파티 장을 완전 초토화시키는 잔혹한 현실을 만들어내지만, <상속자들>에는 솔직한 고백이 존재했습니다. 탄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은상은 자신이 사배자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사배자라는 사실을 움켜쥐고 숨겨야만 공격할 수 있는 라헬에게 은상의 솔직한 고백은 허망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는 공격할 무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탄이의 솔직한 고백에 이어, 은상 역시 졸부가 아닌 사배자라는 사실을 알리며 당당해진 그들은 망가진 파티에서 가장 행복한 커플이 되었습니다. 유니폼을 벗기고, 머리를 묶은 끈을 풀어버린 탄은 은상의 이마에 키스를 하면서 당당하게 우뚝 선 사랑스러운 연인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그런 지독하게 솔직하고 당당한 사랑을 바라보며 더욱 슬퍼질 수밖에 없는 영도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습니다.

 

<데미안>의 이야기를 현대식으로 풀어쓰는 듯한 느낌도 받는 <상속자들>은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는 드라마입니다. 거대한 부와 명예 혹은 가난을 상속받는 우리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격정적인 로맨스까지 품고 있는 <상속자들>은 분명 매력적인 드라마입니다. 단순히 탄과 은상의 사랑이야기만이 아니라 그들이 품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아픔까지 감싸고 풀어내는 방식은 다음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합니다. 3개의 투 샷으로 잡아낸 이들의 이야기는 더욱 풍성하고 치밀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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