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22. 09:24

응답하라 1994 19회-쓰레기에게 건넨 빨간 장갑 마지막 회 힌트 제공했다

나정이의 남편은 누가 될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지만, 그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성균이와 윤진이의 사랑이었습니다. 어제 방송에는 해태가 자신의 이름을 얻었고, 잊을 수 없었던 첫사랑 애정이와 다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을 위해 아껴두었던 칠봉이가 강력함으로 다가왔지만, 결과적으로 쓰레기가 나정이의 남편이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입니다. 

 

운명을 믿으세요에 담긴 이중성;

투박하지만 멋있었던 성균이와 마지막 선택을 준비하는 나정이

 

 

 

 

1994년에서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는 이제 2000년을 맞이했습니다. 밀레니엄은 아무런 문제없이 시작되었고, 성균이는 대학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취업 재수 1년 만에 대기업의 신입사원이 되었습니다. 윤진이 역시 초기 월급도 못 받으면서도 버텨 이제는 3년 차 직장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1999년 12월 마지막 날 다시 만나게 된 해태 호준이와 애정은 그동안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마음껏 풀고 있었습니다.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던 칠봉이는 나정이를 위해 한국에서 짧지만 알찬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다른 이들이 저마다 시간을 가지기 위해 나간 사이 나정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밀레니엄 전날 하숙집을 찾은 칠봉이는 그렇게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나정이를 기다려왔던 칠봉이는 이제 혼자가 된 나정이에게 자신의 사랑이 새롭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미국으로 가기 전 보름 동안 나정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칠봉이는 운전면허를 따려는 그녀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시작합니다. 뒤늦게 밝혀지기는 했지만, 운전면허가 있는 상황에서 면허 시험을 보러간 칠봉이는 오직 나정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만 간절했습니다. 그저 나정이와 함께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로맨티스트 칠봉이의 모습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존재감이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연인인 성균이와 윤진이의 사랑은 어쩌면 우리가 익숙하게 경험하는 연인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의 모습 속에서 만들어가는 그들의 사랑은 어쩌면 모든 연인들이 꿈꾸는 로망이었습니다. 대학 입학 후 처음 만난 그들은 대학 졸업을 하고 사회인이 되어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주고, 결국 결혼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참 드물지만 꿈꾸는 사랑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남들보다 2살이나 어린 성균이는 원리원칙에 충실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려 노력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답답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균이는 진국이었습니다. 한 여자를 사랑하고 그렇게 평생 그 여자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직 한 여자만 바라보면서도 억압이나 구속이 아닌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웬만해서는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성균이의 우직한 사랑은 더욱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답답한 성균이의 사랑법은 그래서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남들 앞에서 빈말이라도 윤진이와 결혼한다고 선언해도 좋지만, 그는 확실하게 준비를 해서 윤진이에게 결혼하자고 청혼을 하려고 했습니다. 헛된 희망을 품게 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걱정하지 않게 하려는 완벽주의자 로맨티스트 성균이와 여자의 마음을 너무나 모르는 그로 인해 마음이 아픈 윤진이의 모습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남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자신과 결혼을 이야기해주면 좋았을 텐데 아직 결혼 생각이 없다는 말이나 하는 성균이가 밉기까지 했습니다.

 

성균이와 윤진이의 사랑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릴 수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위대했습니다. 노래방에 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싫어하던 윤진이가 회사 상사들과 함께 있는 성균이를 위해 가장 예쁜 모습으로 노래방으로 향하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별것 없는 행동일 수 있지만, 성균이 만큼이나 고집이 센 윤진이의 변화는 그녀가 성균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기 때문입니다.

 

윤진이를 위해 고백을 시작하는 성균이와 멋진 프러포즈와 함께 반지를 끼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눈을 감고 환하게 웃던 윤진이는 황당한 상황에 당황합니다. 자신의 손에 쥐어준 것은 반지가 아닌 바로 통장이었습니다. 성균이는 오래 전부터 윤진이와 결혼하기 위해 세 개의 통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혼은 연애가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성균이는 행복한 결혼을 위해 주택 청약부터 결혼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통장들이 모두 차면 멋지게 윤진이에게 프러포즈를 하려 했다는 고백은 가장 로맨틱하지 않았지만, 로맨틱한 고백이었습니다.

 

성균이와 윤진이, 그리고 해태와 빙그레가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는 동안, 쓰레기는 홀로 고립된 채 병원에서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나정이와 헤어진 후 신촌 하숙이나 하숙생들과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던 쓰레기는 동일과 만나게 됩니다. 아버지 입원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동일이 쓰레기에게 호출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 무뚝뚝하지만 가장 감동적으로 쓰레기를 대하는 동일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자신이 나정이와의 연애를 반대한 이유는 쓰레기가 자신에게는 아들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이미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아쉬움을 채워주었던 쓰레기가 연애를 하면서 다시 아들을 잃는 것은 아닌지 조마조마했다는 동일은 그 누구도 잘못한 것이 없다며,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엄마에게 전화해달라고 합니다. 그런 동일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쓰레기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쓰레기는 이 시간이 그렇게 기다려졌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찾아갈 용기가 없어 찾을 수 없었던 그들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쓰레기는 한결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2월 말일 쓰레기 역시 나정이와의 약속을 위해 병원을 나섰습니다. 비록 헤어졌지만, 다시 시작해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은 쓰레기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병원이 발목을 잡고, 꽉 막힌 도로와 사고가 그가 나정이에게 찾아가는 것을 막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하숙집은 불 꺼진 상태였고, 그렇게 쓰레기를 외면한 운명은 원망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쓰레기를 갈라놓았던 운명은 칠봉이에게 나정이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스스로 기회를 잡기 위해 이미 있는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함께 전주까지 내려갔던 칠봉이는 나정이의 첫 드라이브를 함께 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동일의 사고로 인해 갑작스럽게 병원으로 가야만 했던 그들은 그렇게 새로운 기회와 마주했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함께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고 위험할 수도 있었던 수술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술로 바뿐 쓰레기는 동일이 긴급 수술을 하는 동안에도 운명의 힘이 갈라놓아 함께 할 수도 없었습니다. 만약 운명이 쓰레기에게 큰 힘을 쏟아주었다면 자연스럽게 나정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주었겠지만, 시기심 많은 운명이란 존재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수술이 끝나고 자신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하는 칠봉이와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한 나정이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쓰레기와 마주합니다. 운명의 장난은 그렇게 그들에게 마지막 선택을 강요하기 시작했습니다. 운명은 칠봉이에게 기회를 주었고, 쓰레기를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운명이 칠봉이와 나정이를 위해 존재하는 듯했던 순간, 다시 운명은 얄밉게도 나정이에게 선택을 강요하게 만들었습니다.

 

성동일의 아들 발언과 가족을 위한 직접 일화가 뜬 빨간 장갑을 쓰레기에게 주는 장면에서 나정이와의 인연은 끝이라는 생각을 하게도 합니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는 끈질기게 두 가지의 가능성을 복선으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곧 쓰레기가 나정이 남편일 수밖에 없다는 강한 의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중적 의미들을 담고 있지만 그 빨간 장갑(운명이라는 소제목이 건네는 함축적 의미까지 담겨져 있는)이 곧 가족이라는 큰 울타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쓰레기가 나정이 남편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마지막 선택을 앞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누구를 향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나정이 남편 찾기만이 아니라 신촌 하숙생들의 행복한 사랑이 반갑기만 했습니다. 마지막 2회를 남긴 <응답하라 1994>가 과연 어떤 재미로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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