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4. 09:30

꽃보다 누나가 여행 버라이어티 1박2일의 진화 버전인 이유

여행 버라이어티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절 그 중심에는 <1박2일>이 있었습니다. 여행과 버라이어티가 하나가 된 것이 그들이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독점적 지위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독점적 지위는 tvN에서 제작된 <꽃보다 할배>가 나오며 무의미해지고 말았습니다. 

 

여행 버라이어티의 진화가 보여준 의미;

1박2일이 아닌 나영석과 이우정의 도전이 여행 버라이어티의 가치를 만들고 있다




<무한도전>이 이끄는 버라이어티 시장에 여행을 앞세운 <1박2일>의 등장은 흥미로웠습니다. 유사성 논쟁이 있기는 했지만, 다양한 도전을 하는 무도와 달리 여행 하나에 집중한 버라이어티인 <1박2일>은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시간을 장악한 채 국민 예능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질 정도로 강세를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한계를 느낀 <1박2일>은 동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기존 멤버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새롭게 구축된 멤버들의 모습에서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 시청자들에게 <1박2일>은 그저 과거의 영광만 붙잡고 있는 예능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시즌3로 회생의 기미를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소위 말하는 오픈발로 여겨지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보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논할 단계는 아직은  아닌 듯합니다.

국민 예능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1박2일>은 반복되는 놀이 패턴의 한계와 식상한 출연자들로 인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식상함은 곧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원인과 이유에 대한 생각들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인력인 나영석 피디와 이우정 작가 등이 KBS를 떠나며 <1박2일>이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멤버들의 하차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모든 이야기를 끌어가던 핵심 제작 인력이 방송사를 떠나며 큰 위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 멤버들이 보여준 재미도 분명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을 조율하고 이끈 핵심 인력들의 하차는 <1박2일>에게는 큰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영석 피디와 이우정 작가가 tvN으로 옮겨가며 동력을 잃은 <1박2일>은 정체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1박2일>의 진화가 바로 <꽃보다 할배>라고 보는 이유는 같은 여행 버라이어티이지만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와 감동을 줬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는 것만으로 <1박2일>의 진화라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시청률보다 중요한 것은 여행 버라이어티의 변화, 즉 진화의 흔적들을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가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 스타를 앞세운 여행이 아니라 어쩌면 주류에서 소외된 이들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할배들과 누나를 앞세워 여행을 하는 이 예능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흥미롭습니다. <1박2일>이 다양한 스타들을 내세웠음에도 성공을 하지 못했지만, 할아버지와 누나들의 배낭여행이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유명 스타를 내세운 지상파 방송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할아버지들과 누나들의 배낭여행에 시청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서 알 수 있듯, <1박2일>과 <꽃보다 할배/누나>의 차이는 출연진이 아닌 만드는 이의 차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1박2일>은 여전히 기존의 게임에 집착하고 있지만 <꽃보다 시리즈>는 그 모든 것을 던지고 여행 본연의 모습을 찾아 떠났습니다. <1박2일>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는 것과 달리 <꽃보다 시리즈>는 그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해외로 여행을 떠난 할배들과 누나들은 배낭 하나를 메고 장소와 기간, 그리고 여행 경비만 주어질 뿐 그 어떤 것에도 국한되지 않은 여행 그 자체를 즐기게 합니다. 낯선 여행에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이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들 역시 여행의 기본적인 틀을 흔들지는 않습니다.

 

게임을 위한 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게임 중압감을 느끼게 하는 <1박2일>은 단조로움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단조로움을 채우기 위해 출연진들의 변화에 기대고 그들의 장기자랑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분명 한계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한계는 이미 시즌제로 이어지는 그들의 모습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여행 버라이어티라고는 하지만 여행보다는 여행에 참여하는 이들의 놀이에만 집중하는 <1박2일>은 어쩌면 여행 그 자체에 대한 가치는 사라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박2일>이 여행 자체의 재미를 상실해가고 있는 것과 달리, 새로운 여행 버라이어티인 <꽃보다 시리즈>는 여행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기만 합니다. 여행 본연의 가치에 모든 것을 거는 그 안에는 여행을 하는 사람과 여행지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가득합니다. 게임을 하고 이상한 음식들을 억지로 먹거나, 야외에서 자지 않아도 충분히 여행 버라이어티가 재미있을 수 있음을 그들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목적지로 정해진 장소와 여행경비와 기간을 제외하고는 그 무엇도 정해진 것이 없는 그들의 여행에는 다양한 재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특별한 틀 속에 갇히지 않고 여행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 퇴보가 아닌 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게도 여행 버라이어티의 진화가 바로 여행 본연의 모습 그 자체에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지만 이 역시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시청자들이 특별할 것 없는 <꽃보다 시리즈>에 열광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여행과 사람에 대한 가치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위한 여행이 아닌, 여행 자체만을 바라보며 그 여행을 함께 하는 이들의 관계와 여행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는 점에서 진정한 여행의 진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규격화되고 보수적인 입장에서 그 모든 가능성을 거부하는 지상파와 달리,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케이블의 장점은 곧 능력 있는 많은 인재들의 이직을 당연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고, 그런 결과물들이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들에서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 우리의 방송 환경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듯해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고인 물은 썩듯, 정체된 방송 역시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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