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30. 10:14

미스코리아 13회-이연희와 고성희의 좌절, 완벽한 여성 드라마의 시작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사랑과 우정을 회복하려는 이들의 몸부림은 흥미롭습니다.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지만 <미스코리아>가 흥미로운 것은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이 곧 형준을 주역에서 밀어냈다;

꽃을 받지 못한 지영과 재희, 그녀들의 진검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서울대를 나와 화장품 회사를 차린 형준은 청년 실업가입니다. 하지만 사채를 빌려 쓰던 그는 IMF까지 터지며 최악의 상황에 처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마지막 희망이 되어버린 미스코리아 대회는 그에게는 절박했습니다. 

 

 

 

'미스코리아 97'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미인대회가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인대회를 위한 드라마가 아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미인대회에 참가한 이들의 사연들이 드라마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미인대회는 그저 하나의 수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반을 넘어서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둘러싼 부정과 비리가 전면에 나서며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운 상황을 만들어갔습니다. 지난해에도 미스코리아 선발과 관련해 부도덕한 행위들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미스코리아 선발과 관련된 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돈과 명예(?)가 걸린 대회 인만큼 그 안에 숨 쉬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은 곧 우리사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음모와 술수가 판을 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바다 화장품의 협찬을 빌미로 이어진 비리는 정치권력이 개입하며 더욱 첩첩산중으로 흘러갑니다. 숨겨둔 딸이 재희가 미스코리아에 출전하고 미스 서울 진이 된 상황에서 대선을 얼마 안 남긴 재희의 아버지는 미스코리아를 무산시키지 못하면, 재희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방법을 택하려 합니다. 그 방법이 서울 위주의 미스코리아 본선을 지역 위주로 변화를 시키라는 요구였습니다.

 

 

 

정치권력에 한없이 나약한 조직은 심사위원들을 전면 교체하며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상황을 이끌어갑니다. 노골적으로 서울 출신들을 배제시키고 특정 지역 후보를 진으로 몰아가려는 상황은 수많은 비리를 잉태시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기업 협찬을 빌미로 한 개입은 정치권력의 개입으로 더욱 혼란스러워졌고,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내세운 후보들을 당선시키려는 이들의 노력 역시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게 된 이들은 반박하게 됩니다. 퀸 미용실의 양 원장은 전형적인 방식으로 돈을 써 심사위원을 매수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집과 가게까지 담보로 맡겨가며 미스코리아를 만들고 싶은 양 원장에게 이번 대회는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희에게 아버지가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이 왜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은지 알게 된 마 원장은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재희의 아버지에게 꽃다발과 함께 읍소할 메모를 보내 심사위원들을 제대로 재구성하려고 하지만, 정치인들에게 이런 식의 협박은 오히려 화만 부를 뿐입니다. 아직 자신이 위기라고 생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설픈 협박에 굴복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마 원장과 달리 형준은 비리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며 언론의 힘을 이용하려 합니다. 언론에 미스코리아의 비리를 성토해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그들의 노력은 그저 허튼 몸놀림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결코 약자의 목소리가 아닌 강자의 입을 대변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몰랐을 뿐입니다. 그 순진함은 아무런 문제 해결도 만들어낼 수 없었고, 오히려 지영을 더욱 위기로 몰아넣을 뿐이었습니다.

 

바다 화장품과 정치권력은 곧 지영과 재희의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가장 유력한 미스코리아 진 후보들이 외압에 의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은 곧 이를 해쳐나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영이 자신의 속마음까지 모두 드러내며 형준에게 사랑 고백을 한 것은 안타깝게도 형준의 역할을 작게 만들었습니다.

 

<미스코리아>가 여성 드라마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순히 미인대회 때문이 아니라 사랑과 우정,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주동적인 인물이 남자 주인공이 아닌 여자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미인대회라는 설정이 만든 결과겠지만 말입니다.

 

 

 

13회에서 이미 사랑은 흔들림이나 거래의 대상이 아닌 완결로 굳어진 상황에서 형준의 역할은 그만큼 미약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내용은 형준의 헌신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디에서나 등장하는 흥미로운 사랑이야기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영과 형준의 사랑이야기보다는 지영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헌신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가장 유력했던 지영과 재희가 본선 15인을 의미하는 장미꽃을 받지 못하며 사건은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권력에 의해 망가진 미스코리아가 이대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반전은 곧 <미스코리아>가 보여줄 수 있는 후반부의 재미가 될 것입니다. 두 여인의 도전기는 곧 이 드라마의 재미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외압에 의해 가장 유력한 두 도전자가 위기에 빠지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그녀들이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하면서 드라마는 남성들의 거친 이야기가 아닌 여성들의 섬세하면서도 독한 이야기로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남성들은 그저 여성들의 보조자가 되어 그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역할로 변하게 되면서 지영과 재희의 당당한 도전기와 치열한 경쟁은 남은 이야기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미스코리아>는 이연희 살리기에는 성공했습니다. 오직 그녀를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소속사가 심혈을 기울인 만큼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런 불균형이 곧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는 사실은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형준과 정선생의 역할이 중요하고 흥미롭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이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오지 않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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