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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낸 걸작이 된 서울여행

by 자이미 2014.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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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설 특집으로 진행된 <1박2일>은 텅 빈 서울 여행을 통해 역설적으로 설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가 설만 되면 텅 빈 유령의 도시가 된다는 사실이 바로 우리의 실제 모습입니다. 설 연휴로 인해 텅 빈 서울을 여행하는 제작진들의 발상의 전환은 그래서 걸작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서울 여행의 별미는 복잡함이 아닌 텅 빈 거리였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1박2일의 진정성을 되돌아 본 서울여행은 새로운 시작점이다

 

 

 

 

설 연휴로 인해 거리는 한산하고, 도로를 가득 채웠던 차량도 거의 보이지 않은 서울 거리는 이상한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천만 인구가 사는 서울이 설 연휴만 되면 유령의 도시처럼 변하는 그곳은 우리가 익숙하게 경험하던 활기 넘치는 서울은 아니었습니다.

 

설이라 외로운 서울을 그들의 여행지로 삼은 <1박2일>은 그래서 영특했습니다. 그 빈 공간에서 천만 인구가 살아가는 그곳의 진정한 가치를 찾는 여행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제작진들이 보여준 기획의 진정한 힘은 바로 이런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새로운 시각이었습니다. 그 일상의 상황을 전복한 그들의 색다름은 결과적으로 <1박2일>이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주 김주혁과 아버지와 시간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같은 공간이지만 시간이 갈라놓은 큰 거리감은 하나의 사진으로 인해 서로가 너무나 가까운 가족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서울 여행의 묘미는 바로 그들이 살아왔던 그 도시에 대한 기억과 추억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서울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여행이 지난주의 핵심이었다면, 이번 주 방송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추억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추억이 되어버린 프로그램과 조우한 이들의 여행은 시간이라는 테마와 잘 맞아떨어진 흥미로운 여행이었습니다. 공간과 그곳에서 만날 수 있었던 추억을 찾아다니던 그들은 천만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 속 하나의 섬인 여의도를 여행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했습니다.

 

 

여의도 KBS에서 그들이 만들어낸 색다른 여행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멤버들은 왜 자신들이 KBS에 머무는지 알 수 없었고, 제작진들이 이끄는 대로 스튜디오로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그들은 왜 자신들이 여의도 KBS라는 공간에 머물러야 했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오랜 시간 방송되었던 예능이었던 '가족오락관'은 충격적인 반전이었습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큰 사랑을 받았던 '가족오락관'과 실제 진행자였던 허참이 함께 한 방송은 최고였습니다. 과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방송은 여전히 강력하고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전통적인 '가족오락관' 특유의 게임은 다시 봐도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것을 진행하던 허참은 그가 왜 전설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1박2일>멤버들을 쥐락펴락하면서 능숙하게 진행하는 실력은 과거와 현재나 다름없이 대단했습니다. 너무나 능숙했던 허참이 이제는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인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렇게 능력 있는 진행자가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만으로도 허탈해질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월 앞에 강제로 폐지를 당했던 '가족오락관'은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부활을 이야기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유물과도 같은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확인한 이들은 설 연휴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새벽 음식을 배달하는 미션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일상이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설 연휴 그 늦은 시간 과연 배달 음식을 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과 도전은 분명 큰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 부스를 찾은 <1박2일> 멤버들로 인해 놀란 유인나와 그런 상황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을 접수한 이들의 모습도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민낯에 갑작스러운 방송으로 인해 당황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조금씩 적응하며 능숙하게 라디오를 진행하던 유인나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잠자리 복불복으로 진행된 이번 여행의 다양한 미션들은 설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배달 음식은 말 그대로 남들은 고향을 향해 떠나가는 그 시간에 누군가는 서울이라는 공간에 남아 있고 늦은 시간 배달 음식에 의지한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물론 서울이 고향인 이들도 존재하겠지만 남들이 모두 쉬는 명절에도 텅 빈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 남아 일하는 이들도 많다는 사실은 그들의 배달 미션을 더욱 흥미롭게 해주었습니다.

 

설에도 열심히 일하는 이들은 새벽만이 아니었습니다, 남들은 다 쉬는 명절 아침 일찍 출근해 일을 하는 방송국을 누비며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 역시 그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배달 미션과 동일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행복한 명절에도 누군가는 그 빈자리를 채워가며 열심히 일 하수밖에 없음은 모두가 들뜬 명절에 새로움으로 다가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1박2일>이 이번 설 특집이 중요했던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었습니다. 별것 아닐 수도 있는 그들의 여행 속에서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의 뒷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천만이 북적이며 살 때는 느낄 수 없었던 그 거대한 도시의 속살과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1박2일-서울여행>은 그래서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도전은 곧 새로운 <1박2일>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여행과 복불복, 그리고 단순한 게임의 연속으로 식상함을 안겨주었던 <1박2일>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돌아보지 않았던 서울에서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익숙한 그곳에서 너무 익숙해 잊고 있었던 가치를 되찾는 과정은 <1박2일>에서 시청자들이 찾고 싶었던 가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능숙하게 그것을 찾아냈고, 많은 이들에게 자신들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1박2일>은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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