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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쓰리데이즈 6회-가슴이 먹먹해지는 손현주의 대통령 연기가 슬픈 이유

by 자이미 2014.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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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자본의 힘에 맞서는 이들의 진실 찾기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천민자본주의의 끝을 보여주고 있는 미국의 현실과 복제판이라 불러도 좋을 대한민국의 현실은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자본주의라는 미명아래 자본에 종속된 대한민국은 재벌공화국에 의해 운영되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쓰리데이즈>가 품고 있는 가치는 그래서 매력적이기만 합니다. 

 

양진리 사건에 감춰진 진실;

거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기괴한 세상, 진실을 감춘 권력과 정면 승부는 시작되었다

 

 

 

 

1998년 양진리 무장공비 사건으로 촉발된 현재의 혼란은 이동휘 대통령의 탄핵 움직임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미 군수업체 팔콘사의 컨설턴트 이동휘가 제안을 하고 재신그룹의 김도진이 앞장선 이번 작전은 희대의 사기극이었고, 모든 이들을 기겁하게 한 지옥의 현장을 만든 이동휘와 김도진이 전면전을 펼치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겨웠습니다.

 

 

 

함봉수 실장 집에서 발견한 사진 속의 인물. 그 안에는 함실장만이 아닌 다른 생존자도 존재했습니다. 태경의 선배인 황윤재가 바로 그였습니다. 지난 98년 양진리 사건에서 살아남은 특전여단 생존자는 바로 함실장과 황윤재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제2특전여단 여단장이었던 권재현에게 '기밀문서 98'이라 명명된 자료를 본 후 암살 사건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투철한 국가관을 가진 천상 군인인 이들에게 양진리 사건은 그 무엇으로도 씻어낼 수 없는 아픔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진범이 자신이 모시고 있는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분노했고, 그들은 암살사건의 주인공을 자처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자신들에게 칼을 겨눈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김도진에 의해 만들어진 상황이었음을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사건의 진실은 왜곡되었고, 그렇게 꾸며진 진실 앞에서 함실장과 황윤재의 암살 시도와 죽음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6회 핵심적인 내용은 이동휘 대통령과 김도진 회장의 대립 관계였습니다. 5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분위기를 압도해가는 둘의 대립은 16년 전 양진리 사건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분명 이 사건은 틀은 이동휘 당시 팔코사 컨설턴트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명 피해 없이 말 그대로 쇼를 보여주기로 했던 작전은 침투로 이어졌고, 잔인한 상처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당시 사건 발생 직후 모든 내막을 경찰에 알리겠다고 나선 이동휘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것은 김도진의 대담한 제안 때문이었습니다. 이동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제안에 흔들린 그는 그렇게 현재의 대통령이 되어 있었습니다.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잡고, 강대국에 치여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을 강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이동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던 김도진의 제안은 너무나 달콤했습니다.

 

대통령이 되어 자신이 꿈꾸었던 바른 세상을 만들려던 이동휘는 김도진에 의해 막히고 말았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하려는 그의 노력은 현실적으로 아무런 힘이 없었습니다.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정치권력은 그저 돈 권력의 종속자라는 사실을 이동휘는 너무 늦게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만 된다면 모든 것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그저 한심한 포부로 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돈 권력의 정점에 있는 김도진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동휘 대통령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양진리 사건을 극대화해서 그를 무너트리고 새로운 대통령을 그 자리에 앉히려는 김도진에게는 대통령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자신의 사람을 그 자리에 올릴 수 있다는 자부심은 과감한 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돈이 모든 가치 기준의 척도가 된 세상에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돈만 있으면 진실도 왜곡되고 다르게 포장될 수 있음을 김도진은 잘 알고 있었고, 지금까지는 모두가 그렇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모든 권력은 돈 앞에 무릎을 꿇었고, 그 돈을 가진 자신이 최고라는 자만심으로 똘똘 뭉친 김도진은 세상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누구보다 김도진을 잘 알고 있는 이동휘는 맞불 작전으로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시작했습니다. 암살 시도 사건이 미수로 그치며 양진리 사건 묻히기 시작했습니다. 특검의 기자회견으로 불거진 사건은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한 기자 회견으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희대의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은 당연히 큰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양진리 사건vs대통령 저격 사건'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김도진은 은밀하게 대통령 무너트리기를 이어갑니다. 암살 사건의 생존자인 황윤재와 EMP 탄의 실체를 목격했던 윤보원 순경을 살해해 사건을 오리무중으로 만들려는 그들의 대담한 시도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특본으로 이송되던 황윤재는 김도진이 보낸 암살자에 의해 잔인한 최후를 맞고 맙니다.

 

황윤재를 죽여 입을 막은 그들은 윤보원 순경마저 제거해 EMP 탄의 실체마저 잠재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열혈 순경의 촉은 좋았습니다. 한기준의 교통사고 목격자라는 전화가 아무래도 이상했던 그녀는 한태경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겼고, 혹시나 하는 마음은 방탄조끼까지 착용하고 약속 장소로 향했습니다.

 

한태경을 도와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접근해가는 역할을 해주던 윤보원은 누구보다 이번 사건을 잘 알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이 정도의 대비는 당연했습니다. 윤보원의 뛰어난 준비보다 문제는 허술하게 접근했던 김도진의 전략이었습니다. 그저 대범한 방식으로 입막음을 하면 그만이라는 단순함이 더는 통할 수 없음을 윤 순경 사건에서 알게 된 그들은 자연스럽게 플랜 B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궁지에 몰린 쥐들은 고양이에게도 덤벼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김도진 역시 자신의 예상과 달리, 조금씩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이탈자를 잡아 증거를 소각하는 방법이 최선이라 생각한 김도진은 자신과 함께 일을 도모했던 당시 여단장이었고, 현재는 합참의장인 권재현을 제거해 버립니다. 그리고 그가 보관하고 있는 진짜 '기밀문서 98'를 차지하려 합니다.

 

실체는 드러났고 적과 아군이 나뉜 상황에서 모든 사건의 중심은 '기밀문서 98'입니다. 그 문서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동휘vs김도진의 대결 구도는 그래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특검과 특본 모두 김도진을 향해 있지만, 그 상황들은 언제든 반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연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16부작으로 준비된 <쓰리데이즈>는 이제 본격적인 중심 이야기로 들어섰습니다. 모든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 상황에서 적과 싸우는 이들의 모습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살인사건을 넘어선 국가안위와 관련된 희대의 사건은 곧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이동휘 대통령을 보면서 특정한 인물을 떠올릴 수밖에 없고 그가 느껴야 했던 현실의 벽이 얼마나 두터웠는지에 대한 고민도 다시 한 번 해보게 합니다. 거대 자본의 힘은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있고,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정치권력은 그저 힘없는 허수아비나 다름없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상징적인 자리는 매 번 바뀔 수밖에 없지만 그들을 만들어내는 자칭 킹 메이커들은 바뀌지 않고 있음을 <쓰리데이즈>는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자본의 힘이 곧 권력이 되는 세상에서 그 어떤 권력보다 비대해진 그들과 맞서 싸우는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무모한 싸움인 이들의 대결 구도는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반추하고, 그 안에서 희열을 느끼게 하는 <쓰리데이즈>는 분명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몇몇 부분이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운 전개는 현재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크게 하고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손현주의 대통령 역할이 과연 어떻게 귀결될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 시대 잃어버린 대통령이라는 직함에 대한 질문은 그래서 더욱 슬프고 아프게 다가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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