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5. 08:25

미스터 피터팬 신동엽 내세운 40대들의 남자의 자격?

신규 프로그램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KBS가 네 번째 프로그램으로 <미스터 피터팬>을 방송했습니다. 제목에서 직설적으로 내용을 설명해주듯 성인 남자들의 어린이 취향을 담은 이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확신을 가지기 어려울 듯합니다. 종영되었던 <남자의 자격>이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이 드는 40대 남자들의 피터팬 신드롬이 과연 어떤 의미를 담아낼 수 있을지 의아합니다. 

 

철지난 피터팬 신드롬;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 성인들의 추억 되씹기? 성공 포인트는 뭘까?

 

 

 

 

신동엽이 처음으로 리얼 버라이어티에 출연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전형적인 예능 MC로서 자리를 굳힌 그가 리얼 예능에 처음으로 도전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관심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동엽을 시작으로 윤종신, 김경호, 한재석, 정만식이 고정 출연을 하고 팅커벨로 최희가 등장했습니다. 

 

 

출연진들이 제작진들이 준비한 아지트에 등장하고, 그곳에서 제작진이 지급한 돈을 가지고 생황을 시작하는 과정은 특별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40대 남자들의 취미생활 중 하나를 선택해 직접 체험해본다는 상황들은 새롭기보다는 식상하기만 했습니다. 이미 <남자의 자격>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취했던 방식의 연장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단순하게 '피터팬 신드롬'으로 규정하기는 어려운 측면들도 존재합니다. 어른이면서도 어른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남성이라고 딱히 이야기하기도 어색한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파일럿으로 준비된 이 프로그램은 40대 남성들이 모여서 시간에 쫓기고 삶에 치여서 하지 못하고 살았던 다양한 취미 생활들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었지만, 성인으로 살고 싶지 않은 그래서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 피터팬처럼 살고 싶은 중년들의 로망은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욕구이기도 합니다. 사회 주도 층이 된 이들이 더는 늙고 싶지 않아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즐겨 해왔던, 혹은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음껏 즐기며 젊게 살고자 하는 욕망들을 보여주는 <미스터 피터팬>이 과연 어떤 지점에서 성공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지 모호합니다.    

 

<미스터 피터팬>은 "어른으로 살고 있지만 가슴엔 소년이 살아 있는 40대 중년의 이야기"라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획의도 속에 이 프로그램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기만 합니다. 분명한 기획 의도는 좋지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틀은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욱 커지기만 합니다.

 

중년 남성들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90년대에도 그리고 밀레니엄 시대에서도 중년 남자들의 외로움은 항상 사회적 화두가 되었습니다. '피터팬 신드롬', '피터팬 컴플렉스'라는 용어가 사회적으로 사용될 정도로 이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이미 써먹을 대로 써먹었던 이슈를 다시 꺼내든 이유가 무엇인지 모호하기만 했습니다.

 

 

<남자의 자격>과 <미스터 피터팬>은 분명 다릅니다. 굳이 따지자면 남격이 보다 상위개념으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라면, 미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격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고, 나오기도 했었던 주제를 특화해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이들이 과연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의아하기만 합니다.

 

'술' 이외에는 딱히 취미생활이 없는 중년 남성들을 생각하며 기획하게 되었다는 담당 피디의 발언은 10년이나 20년 전 기획 의도와 다를 바가 없을 뿐입니다. 과거에도 중년들의 놀이 문화가 없다는 주제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는 했었습니다. 청소년들과는 다르게 중년들에게는 놀 수 있는 장소도 문화도 없었다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논의들은 다양한 형태의 놀이 문화를 스스로 찾아가는 방향으로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미스터 피터팬>이 과거 중년 문화에 대한 고민들과 다른 것은 이미 다양한 놀이 문화를 만들고 즐기고 있는 이들을 찾아 그들이 하는 놀이 문화를 따라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직접적으로 과거 놀이 문화를 끄집어내 새롭게 즐기는 형식을 취했다면, 이번에는 이미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년의 놀이 문화를 그들이 체험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를 듯합니다.

 

다섯 명의 멤버들이 매주 다양한 동호회를 만나 놀이문화를 체험하고 알리는 형식을 취하게 되는 <미스터 피터팬>은 분명한 타깃은 존재합니다. 40대 중년들에게 동년배들이 즐기는 다양한 놀이문화를 소개함으로서 그들 역시 풍요로운 삶을 즐기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중년 남성들이 모여서 '자장면 내기'나 '당구 내기' 하나에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소년을 발견할 수 있다. 중년 남성들의 인간적인 면과 그들의 판타지를 현실로 담고 싶었다"

 

담당 피디가 <미스터 피터팬>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중후한 그래서 경직될 수밖에 없는 중년들이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거대한 목표를 세워 출연진들을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지만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그럴 듯한 목표보다는 소소한 취미 생활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찾게 하겠다는 취지처럼 이어진다면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도 있을 듯합니다. 문제는 취미 생활을 하는 동호회를 찾고 그들의 취미를 함께 한다는 형식이 과연 언제까지 유지되고, 시청자들과 교감을 이룰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연예인들이 나와 취미생활을 즐기고, 이를 보면서 시청자들 역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 <미스터 피터팬>의 의도라고 합니다. 그들은 즐기고 시청자들은 동기 부여를 받는 형식이라는 취지는 모든 프로그램들의 의도일 뿐입니다. 결국 <미스터 피터팬>의 성공 여부는 출연진들이 얼마나 그럴 듯하게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될지가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40대들의 남자의 자격이 진정 피터팬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좀 흘러야 할 듯합니다. R/C카를 모는 이들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는 모호하기만 합니다. 어떤 취미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지고, 자칫 잘못하면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 과연 이들이 정규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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