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7. 10:30

갑동이 4회-윤상현이 갑동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범죄수사물들이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연이어 방송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 기대했던 완성도를 보인 작품은 없었습니다. <갑동이> 역시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모습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연쇄 살인마와 그를 뛰어넘으려는 카피캣, 그리고 그들을 잡으려는 자들의 왁자지껄함은 여전히 출발선에 놓여있을 뿐입니다. 

 

캐릭터에 힘 빼고 가실께요;

이준의 삐에로와 윤상현의 갑동이 주장, 제대로 시작할 수 있나요?

 

 

 

 

20여 년 전 벌어졌던 일탄부녀자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모든 이들은 '갑동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갑동이는 현재까지도 잡히지 않은 완전범죄의 대명사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행적은 결국 새로운 카피캣을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전설적인 살인자의 뒤를 따라 그의 행적을 쫓고 그를 넘어서고 싶어 하는 광란의 살인마 캐릭터는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봐왔던 캐릭터의 전형일 뿐입니다. 실제로도 과거 사건을 동경하고 그런 유명한 살인마보다 유명해지기 위해 더욱 잔인한 살인마가 되려는 이들이 실제로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갑동이를 떠올리게 하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그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갑동이를 잡겠다는 일념 하에 일탄으로 스스로 내려온 양철곤과 오직 갑동이를 잡기 위해 형사가 된 하무염. 갑동이에게 잡히고서도 살아남았던 어린 소녀는 이제 정신과의사가 되어 그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오마리아가 근무하던 치료감호소에서 "내가 진짜 갑동이다"라는 낙서가 발견되었습니다. 양철곤이 일탄으로 내려오자마자 등장한 '갑동이'는 그렇게 20년 만에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치료감호소에 있으며 완전범죄의 신이 되어버린 갑동이와 그런 갑동이를 동경하던 태오는 그곳에서 만남과 새로운 시작을 도모했습니다. 

 

 

과거 일어났던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는 일탄 살인사건은 모두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이것도 모자라 예고살인까지 언론에 밝힌 범인은 잔인하고 강렬하게 두 번째 살인을 세상에 던져 놓습니다. 범인을 추적하고 혹시나 일어날지 모를 살인을 예방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무영은 짚공예 공방에서 잔인하게 숨진 두 번째 피해자를 확인합니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양철곤은 처음부터 범인이어야만 했던 무염을 갑동이라고 믿고 싶었을 뿐입니다.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체포하는 과정은 당황스럽게 합니다. 더욱 무염이 조사원인 오영애를 통해 짚공예 사무실을 찾았던 과정들이 모두 나온다면 그가 범인에서 벗어날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상황에서 무염이 범인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지 못합니다. 

 

오직 하무염이 갑동이여야만 한다는 확신이 범인을 특정하고 오직 아집으로 만든 결과는 독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오직 무염이 갑동이어야 하는 양철곤에게는 진범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살인마일 수밖에 없다는 이 무모한 확신은 결국 허탈하고 허무한 결과만 만들어냈습니다. 

 

 

양철곤이 그저 오직 하무염에게만 집착하는 사이 진범인 갑동이와 카피캣 태오는 오마리아에게만 집착합니다. "오마리아는 갑동이꺼"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그녀에게 그들이 집착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갑동이를 직접 목격하고 이야기까지 했으면서도 생존해 있는 유일한 존재인 오마리아는 그들이 목표하는 최후의 도전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갑동이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카피캣은 갑동이를 넘어서는 유일한 방법은 오마리아를 마지막 희생자로 삼는 것입니다. 갑동이조차 넘어서지 못한 이 허무한 상황은 결국 오마리아를 향해 있을 뿐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갑동이는 감옥이나 치료감호소 등에 숨어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오마리아는 이곳을 향했습니다.

 

자신의 새아버지가 된 프로파일러 한상훈의 영향을 받았을 오마리아는 그렇게 과거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갑동이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건 그녀는 그렇게 연쇄살인마 곁에 서게 되었습니다. 오마리아 근처에는 분명 갑동이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갑동이를 신이라 여기는 태오 역시 오마리아 곁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그녀를 주시하며 잔인한 살인으로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갑동이가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불었던 휘파람 숨바꼭질이 오마리아의 귓가에 들리기 시작합니다. 치료감호소에서 들리는 그 잔인한 휘파람 소리는 오마리아를 끔찍하게 합니다. 그토록 찾고 싶었으면서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이 잔인한 갑동이가 자신의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마리아는 모든 솜털이 바짝 서는 기분이었습니다.

 

갑동이로 의심되는 태오와 치료감호소 어딘가에 있을 진짜 갑동이. 부드러운 손을 가진 중년의 남자가 진짜 갑동이가 아닌가 하는 오마리아의 관심은 곧 <갑동이>가 몇몇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게 다가옵니다. 20년 전 청년이었던 갑동이가 여전히 살아있다면 중년의 나이가 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조용하지만 뭔지 알 수 없는 존재로 다가오는 그 남자가 범인일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습니다.

 

삐에로로 변장한 채 오마리아의 주변을 멤도는 태오는 세 번째 희생자를 물색합니다. 그리고 갑동이여야만 하는 무염은 그가 갑동이인지 확인할 길이 없게 되었습니다. 갑동이 DNA가 있다고 확신했던 양철곤에게는 그 모든 것이 훼손되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을 뿐입니다. 오직 그 갑동이 DNA 하나를 믿고 버텨왔던 양철곤에게 이런 상황은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이유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오마리아의 검사를 통해 결코 갑동이나 갑동의 카피캣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확해진 하무염은 그곳에서 잔인한 휘파람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곳에 진짜 갑동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신한 그에게 수사는 단순하고 명료했습니다. 치료 감호소 안에 있을 범인 갑동이를 잡기 위해 스스로 갑동이가 되어 오마리아 곁에 다가선다면 분명 진짜 갑동이를 잡게 될 것이라는 확신 말입니다. 

 

하무염이 갑동이를 자처한 것은 그런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오직 갑동이를 잡기 위해 살아왔던 그에게는 자신의 귀로 확인한 갑동이의 휘파람소리는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그들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갑동이와 갑동이 카피캣이 드러난 상황에서 연이어 일어나는 모방 범죄가 어떤 흥미로운 과정을 통해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초반 캐릭터 구축에 문제를 드러냈던 <갑동이>가 세 번째 살인사건을 통해 제대로 자리를 잡아갈 수만 있다면 의외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범죄수사물이 나올 수도 있을 듯합니다. 맹목적인 신념만 존재하는 그들이라고는 하지만, 보다 그럴듯한 가치를 부여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갑동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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