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4. 09:39

트라이앵글 4회-김재중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문제는 이범수였다

사북 탄광에서 자란 삼형제가 다시 사북이라는 공간에서 돈과 범죄, 그리고 형제애로 마주하게 되는 과정은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아쉬움이 드는 것은 차라리 소설로 봤다면 흥미로울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드라마로서 가치와 재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보다 밀도 있게 그려져야 하는데 가장 주목했던 이범수의 역할이 아쉬움을 키우고 있습니다. 

 

강렬한 야수의 눈빛이 살아난 김재중;

이범수 캐릭터 구축에 실패하고, 과도한 형식이 결국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

 

 

 

 

이범수가 연기하는 큰형 장동수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극의 재미가 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큰 기둥으로 중심을 잡아줘야만 <트라이앵글>의 잔인한 복수극에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북 탄광촌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잃고 삼형제만 남은 현실 속에서 동수는 도둑질을 해서라도 동생들을 보살펴야 했습니다. 하지만 두 동생만 남기고 경찰을 피해 도주를 해야만 했던 그는 그렇게 형사가 되었습니다. 분노조절이 안 되는 병만 안게 된 그에게는 그저 동생들을 찾는 일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캐릭터에 공감을 하기 어려운 것은 그 과도한 분노조절장애가 눈에 거슬리기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복태에 대한 집요한 집착을 보이는 동수의 행동이 왜 그런지 의아했습니다. 초반 분위기상 동수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고복태라는 사실을 알고 복수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방송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사북에서 고복태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확인 과정은 의아했습니다.

 

동수가 고복태에 적대감을 가진 것은 그저 깡패가 사업가의 탈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자를 더는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집요하게 그에게만 집착하는 동수의 행동은 결국 이해하기 어렵기만 했습니다. 고복태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몬 주범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된 후에는 더욱 그에게 집착하게 될 텐데 과연 그런 과정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할지 알 수 없으니 말입니다.

 

이미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모두 쏟아낸 동수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인 고복태에게 어떤 식의 복수를 꿈꿀지는 크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보여준 방식만 봐도 충분할 정도로 과격했는데 이후 과정에서 어떤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동수가 하나의 캐릭터로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것과 달리, 허영달의 존재감은 그 이상의 가치로 다가왔습니다. 사북 건달로 밑바닥 생활을 하는 영달은 자신의 목숨까지 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50억을 두고 벌인 영달의 승부는 여전히 위태롭기만 합니다. 거액을 손위 쥐기 위해 일본 야쿠자까지 개입한 상황에서 고복태까지 사북으로 향하며 분위기는 더욱 지독하게 다가왔습니다.

 

야쿠자들 앞에서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영달에게는 오직 돈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돈을 지켜내기 위해 칼에 맞은 채 동수에게 전화를 걸고, 이를 통해 적을 적으로 맞서게 만드는 전략은 성공하는 듯했습니다. 야쿠자들을 자신의 힘으로 절대 이겨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숨긴 돈을 주기는 싫은 그는 스스로 미끼가 되어 야쿠자들 앞에 나서고, 동수를 끄집어들여 일망타진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조서를 받는 상황에서 영달의 포커페이스는 동수의 분노게이지를 잠재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프로파일러인 신혜까지 합류해 영달의 진심이 무엇인지를 캐묻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50억을 숨겼다는 진술을 받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돈을 차지하기 위해 연기를 하는 영달은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고복태였습니다.

 

 

 

사북 깡패 출신인 고복태에게는 그런 연기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바닥에서 잔뼈가 굵어진 고복태에게는 본능으로 움직이는 행동 속에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영달 주변인들을 압박해 문제를 해결하는 고복태의 행동은 결국 영달을 진짜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게 되었습니다.

 

정희를 구하기 위해 사설 카지노에서 그녀를 구한 영달은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통하는 정서라는 것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바보가 아닌 이상 영달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느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구해주고 깡패들에게 쫓겨 갑자기 사라진 그가 걱정되고, 어느 날 갑자기 돌아온 영달에게 자신이 정식 딜러가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정희에게는 감정이라는 것이 존재했습니다.

 

첫날 늦어 영달의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행복한 사랑보다는 불안한 사랑만 가득해 보였습니다. 정희를 카지노 앞에 내려주고 돌아가는 길에 고복태 일행에게 붙잡힌 영달이 어떤 운명을 겪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불안한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삼형제가 전면에 등장하며 각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초반 이야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다시 만나게 된 이들의 운명은 복잡하게 얽혀 있을 뿐입니다.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형제들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그 고통에서 벗어나 진짜 형제애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허영달과 윤양하로 등장한 김재중과 임시완의 연기는 무난했습니다. 무난하다는 말보다는 아이돌 연기자라는 틀을 깨는 흥미로운 모습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트라이앵글>을 보는 이유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이범수의 연기가 낯설게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분노조절이 안 되는 거친 형사 동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은 들지만 그의 설정은 억지스럽게 다가옵니다. 나름 설정한 캐릭터 분석은 그럴 듯한 상황 설명과 함께 힘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이범수의 캐릭터는 어색함만 가득할 뿐 설득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종일관 분노한 모습만 보여주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답답해하는 것은 다양한 감정 표현 없는 과도한 캐릭터가 부담스럽게 다가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추성훈이 특별출연해 화끈한 액션에 이어 웃기는 마무리로 자신의 몫을 다해주기도 했지만, 뭔가 어색하고 아쉬워지는 <트라이앵글>은 모호한 지점에 다가서 있습니다. 새롭기보다는 과거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드한 느낌만 주고 있는 이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범수의 역할은 다시 중요해졌습니다. 

 

아쉬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재중과 임시완은 기대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기대했던 이범수가 민망해보일 정도로 연기로 답답함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트라이앵글>의 매력적이지 못한 이야기 구조와 이범수의 답답한 연기가 일맥상통하다는 점은 이들의 구조와 연기가 바뀌면 새로운 재미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