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6. 10:18

너희들은 포위됐다 4회-최우식을 분노하게 만드는 사회, 남의 일이 아니다

청년백수와 인턴제, 우리 사회에 고질적인 병패가 되어버린 청년 문제를 거론한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흥미로웠습니다. 스토커 문제에 이어, 청년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비정규직 문제는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작위적으로 이어지는 상황들은 작가의 역량을 의심하게 했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했습니다. 

 

최우식을 분노하게 만드는 사회;

형사들의 성장기에 담은 사회적 화두, 작가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개과천선>에서는 태안 유조선 기름 누출 사건을 다뤄 화제가 되었습니다. 거대 재벌이 벌인 참혹한 사고는 정리 상황에서도 큰 문제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거대한 자본은 법을 지배하고 사회마저 집어삼킨 채 삶터를 잃은 어민들만 죽음으로 내몰 뿐이었습니다. 이런 드라마 속 사회 문제는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너포위>에서는 스토커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청년실업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습니다. 최우식이 본명으로 출연한 4회에서는 지독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아냈습니다. 1년 동안 정규직 사원이 되기 위해 빚까지 지면서까지 회사를 다녔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재계약 불발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쫓겨나고 자주 찾던 단골 분식집에서도 홀대를 받던 그가 분노하게 폭발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 지독한 현실에서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수많은 것들은 언제라도 폭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1993년에 상영되었던 <폴링다운>을 연상시키는 이번 회 차는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인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던 이 영화의 핵심은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비정규직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직장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벌이는 분노극은 세상 모든 것이 그를 옥죄게 만들었고, 그렇게 폭발한 마이클 더글라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직장에서 쫓겨난 후 세상 모든 것들이 분노하게 만드는 일상들과 마주하며 폭발하는 과정들은 <폴링다운>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가왔습니다. 드라마 속 하나의 에피소드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고민만은 분명 큰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도 안정된 일자리 하나를 얻는 것도 쉽지 않은 사회에서 가진 것 없는 서민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렵기만 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고시원을 전전하고 사채 빚에 시달리는 그에게 인질이 된 어린 학생들이 그깟 돈 때문에 자신들을 힘들게 하느냐고 황당해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극단적인 빈부의 차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돈 백만 원도 수중에 없는 상황에 1억, 10억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버릇없는 어린 학생들의 행동들은 당황스럽게 다가올 뿐입니다. 버릇없고 한심스럽고 자신만 아는 여고생들의 도발과 그런 도발에 울컥해서 벌인 최우식의 분노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분노이기도 했습니다.

 

가진 것 없고 올라갈 희망도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그나마 마지막 희망으로 생각했던 정규직마저 사라진 그에게 남겨진 것은 분노 외에는 없었습니다. 낙오자로 낙인이 찍히면 더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식이 느끼는 감정은 분노를 넘어선 그 무엇이었습니다. 더는 그 어떤 희망도 없는 상황에서 일상의 소소함 들까지 그를 분노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누구인들 폭발하지 않았을까요?

 

가진 자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철저하게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고 확장시키는 역할에 집중됩니다. 가진 자들이 또 다른 부를 낳고 그렇게 만들어진 부의 되물림은 우리 사회를 극단적인 빈부를 낳게 만들었습니다.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는 결과적으로 무수한 피해자와 낙오자를 양산하게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다수의 국민들은 결과적으로 언제 폭발할지 알 수 없는 뇌관을 가진 폭탄으로 변모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자본에 지배된 권력은 자본을 위한 사회를 만들어 갔고, 그렇게 오직 자본을 위한 사회는 자본에 소외된 이들에게는 더욱 살기 어려운 상황만 만들어냈습니다. 그렇게 고착화된 사회는 언제 폭발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옆에서 건들기만 해도 폭발 할 수밖에 없는 이 불안한 사회가 바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라는 점에서도 <너포위>에서 등장한 최우식의 모습은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분노를 더욱 분노답게 표출할지도 모르는 한심한 최우식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인 듯해서 더욱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실수로 스토킹을 당하던 여인이 피습을 당하게 되었다는 자책감으로 방황하던 은대구와 어수선은 이 사건을 통해 보다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임감을 느끼고 사표까지 썼던 어수선과 도망치고 싶었던 마산으로 내려가 어머니와 조우했던 은대구는 그렇게 다시 서울로 올라와 성장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여전히 어머니를 살해했던 범인을 찾기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동료에 대한 감정이 새로워지고, 형사로서 조금씩 성장하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너포위>는 이후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인질극 상황에서도 웃음을 만들어내는 작은 웃음들은 재미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엉성한 얼개들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여전히 아쉽기만 합니다.

 

 

시청자들이 빨려들어 갈 수밖에 없는 매력이 이야기에는 존재하지 않다는 점에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승기와 차승원이라는 절대 강자를 내세우고도 이 정도의 파급력을 보인다는 것은 <너포위>가 큰 문제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좀 더 촘촘한 이야기 구성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다른 경쟁작들에 밀려날 수밖에 없음을 작가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은 반갑지만, 이는 드라마에서 부수적인 역할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가 되는 이야기에 보다 완벽함을 추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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