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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정관용과 박원순, 유재석과 노홍철 현실 정치 풍자의 종합 선물세트

by 자이미 2014.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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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벌인 흥겨운 <무한도전 선택 2014>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선거 풍자는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 답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무한도전은 선거 풍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선거 풍자는 왜 무한도전이 9년 동안 최고의 예능일 수밖에 없는지를 확실하게 증명해주었습니다. 

 

정관용과 박원순, 현실정치의 흔적들;

포지티브 뜨거운 눈물과 철새 정치인, 원칙과 폭로를 내세원 선거전

 

 

 

 

결론적으로 <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은 결국 유재석일 수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 유재석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보여준 과거의 모습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10년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존재가 바로 유재석이라는 사실을 방송은 확실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현실정치, 정관용과 박원순

 

정치 풍자의 핵심은 현실입니다. 현실이 존재하지 않는 한 풍자란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선택 2014는 그래서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현실 정치를 그대로 차용해 예능의 리더를 뽑는다는 그들의 선거는 현실 정치가 조악함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대단했습니다.

 

정치라는 단어만 들어도 극단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정치는 현대 사회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임에도 국민의 많은 수가  정치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는 것은 우리의 현대사가 그런 이유를 꾸준하게 만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박정희의 독재시절부터 왜곡된 정치 문화(그 전부터 내제된 문제의 종합판)는 전두환에 의해 더욱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마나 민주정부 10년이 그런 정치를 조금은 바꿔놓기는 했지만. 다시 돌아선 정치판은 국민들에게 혐오증까지 유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가 기본인 현대 사회에서 선거는 가장 중요한 행위 중 하나입니다. 자신이 한 투표가 곧 나라를 만든다는 점에서 투표는 모든 국민들의 권리이자 의무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정치를 하면 선거를 통해 골라내고, 제대로 된 정치를 하는 자를 뽑아내는 것이 국민들의 의무이고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대의 민주주의에서 정치 혐오증은 선거를 포기하게 만들고는 합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들도 우선 여의도에 들어서는 순간 바보에 도둑놈이 되는 현상은 대한민국만의 현실은 아닙니다. 물론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민주주의가 실현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말입니다.

 

여의도 입성과 함께 작은 금배지 하나를 거는 순간 거만은 하늘에 다다르고,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한 그들만의 정치는 국민들을 소외시키고는 합니다. 그리고 여의도에 모인 이들에게 국민이란 선거철 한 달을 위한 투표용 모르모트일 뿐입니다. 선거철에만 존재 가치가 있는 국민이란 결국 그들을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후 국민들의 투표 열기가 높아진 것은 그마나 다행입니다. 청년들의 정치 불신이 곧 투표율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제대로 된 나라로 바꾸려는 시도는 중요합니다. 결국 대한민국의 주인은 청년세대가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는 청년세대가 그렇게 장년이 되면 더욱 왜곡된 정치 문화가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상승하는 것은 곧 우리의 삶을 위해서도 절실합니다. 그런 점에서 무도의 선거특집은 시의 적절하게 다가옵니다.

 

현실 정치를 풍자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 정치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 평론가인 정관용을 TV 토론회 사회자로 섭외한 것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무도에서 진행하는 선거는 철저하게 무도를 위한 선거 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현실에서 정치 평론을 하고 토론회 사회를 보는 정관용을 내세웠다는 것은 현실과 풍자 사이의 강렬한 교감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신의 한 수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TV 토론에서 자주 봤던 정관용의 진행 솜씨는 무한도전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진행을 매끄럽게 이끄는 솜씨는 정관용이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순간 맥을 놓치면 무한도전에 휩쓸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지만 정관용에게 이런 판단력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명확하기만 했습니다.

 

 

 

정관용이라는 현실 정치를 바라보게 하는 창에 무한도전이라는 예능이 하나가 되어 농익은 정치 풍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하나의 작품이라 표현해도 나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현 서울시장인 박원순마저 무도 투표장에 등장해 소중한 한 표를 사용하는 과정은 현실과 방송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이상한 시너지로 다가왔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등장은 분명 선거운동의 일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박 시장을 비난할 수 없는 것은 그의 행위가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방선거에 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사용하기를 바라는 그의 행위는 선관위가 표창이라도 해줘야 할 대목이었기 때문에 더욱 소중했습니다. 현실 정치의 핵심에 서 있는 정관용과 박원순. 그리고 예능인 무한도전의 만남은 <무한도전 선택 2014>라는 프로그램으로 하나가 되면서 무한한 화학작용을 만들어냈습니다.

 

 

무도정치, 유재석과 노홍철

 

지난 9년의 무한도전이 아니라 향후 10년의 무한도전을 위해서는 리더가 절실합니다. 집단 진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전체를 조율하는 리더는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 역할을 유재석이 도맡아 해왔습니다.

 

비록 장기집권이기는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합리적인 방식을 도출해내는 유재석의 자연스러운 진행은 현재의 무한도전을 만든 일등공신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10년 역시 유재석일 수밖에 없다는 여론은 당연함으로 다가온 듯했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여론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의외의 존재인 노홍철이 유재석을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물리치고 1위에 올라서는 순간은 충격이었습니다.

 

실제 선거를 그대로 차용해 자신들만의 리더를 뽑는 <무한도전 선택 2014>는 전국 10개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를 하고, 인터넷 투표 등과 합해 최종 리더를 뽑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아직 현실 정치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래 우리가 경험해야 할 선거 형태를 미리 선보이고 있는 무도는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가족마저 전면에 내세워 숨길 것 없는 예능을 표방한 노홍철의 자극적인 제안은 많은 이들을 움직였습니다. 모든 것을 까발리는 말 그대로 폭로 정치를 일삼는 노홍철은 그런 자극만큼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실제 현실 정치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입후보자들은 노홍철과 같은 방식을 채택하고는 합니다. 차별화를 앞세워 자극적인 문구들로 현혹시키는 현실 정치인들의 모습을 노홍철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것은 당연했습니다.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하하, 정준하, 박명수, 정형돈의 움직임들 역시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정치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선거 전에 뛰어들었지만 지지도가 낮아 탈락 위기에 처한 이들이 스스로 킹메이커를 외치며 정치적인 지분을 노리고 정치를 하는 과정 역시 선거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선택을 앞두고 후보자들끼리 연합종횡을 하려고 서로 물밑작업을 하는 과정은 풍자 개그답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들의 선거가 우리가 실제 하는 선거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가 자연스럽게 그들의 선거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행위가 우리가 실제 정치판에서 보고 듣는 행위와 절묘하게 닮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스로 킹메이커를 자처하며 소신마저 뿌리친 채 오직 권력에만 집착하는 정치인들. 자신의 안위에만 집착해서 명분은 버리고 오직 실리만 추구하는 철새 정치인들. 초라한 능력으로 주인공이 되지는 못하지만 주변에서 기생하며 권력의 맛에 취해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무한도전은 완벽하게 재현해주었습니다. 정교한 시나리오가 아닌 기본적인 틀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그들의 솔직한 모습이 곧 현실정치와 교묘하게 닮아가는 것은 그들이 봐왔던 현실정치가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방송에서 드러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원칙을 지키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유재석과 개인의 사생활까지 파헤쳐서라도 목적을 달성하면 그만이라는 노홍철의 2파전으로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도 이들이 보여준 정치적 행위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정치판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지자가 어느 사이 적이 되고, 그런 적이 되어 이제는 저격자 역할을 하는 현실. 오직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쪽을 향해 수없이 변신을 하는 정치꾼들의 행위들은 무도 정치판에서도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정치 평론가이자 토론회 진행자로 나선 정관용이 "이런 선거 꼭 해야 하나"라는 넋두리 속에는 우리가 바라보는 선거가 그대로 담겨져 있었습니다. 오직 정치꾼들만을 위한 선거로 전락해버린 상황 속에서 과연 선거는 정말 필요한 것인지 되묻게 되는 상황에서 정관용의 이런 발언은 특별한 가치 그 이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포지티브 선거를 주창하며 '뜨거운 눈물'을 짜내는 그들의 모습 속에는 현실 정치에서 눈물 정치를 앞세운 악어의 눈물들에 대한 풍자가 가득했습니다. 최근에도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정치인들의 이런 행태는 매번 반복적으로 선거철에만 볼 수 있는 장면들이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넘어 추악해 보일 뿐이었습니다.

 

선거 풍자를 이렇게 흥미롭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은 대단합니다.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밖에 없는 정치와 선거를 하나로 묶어 철저하게 무도식으로 재해석해 탁월한 풍자극으로 탄생시킨 무한도전은 역시 레전드였습니다. 이들 후보 중 누가 향후 10년의 리더가 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유재석의 발언 속에 정치과 리더의 중요성이 잘 담겨져 있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의 의사를 알리기 위해 자극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노홍철은 유재석에게 무한도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가족을 공개하라고 요구한다면 이에 응할 수 있느냐고도 물었습니다.

 

"제작진과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을 때 도저히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족공개 절대 반대하지 않겠다"

 

"하지만 다른 방법을 논해보지도 않고 쉬운 길로만 간다면 찬성할 수 없다. 무한도전은 도전이다. 도전은 하지 않는 것, 어려운걸 하는거다 눈 앞에 보이는 쉬운 건 도전이 아니다"

 

노홍철의 공격에 유재석은 우문현답을 내놨습니다. 말도 안 되는 폭로전으로 자극을 위한 자극은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의 수명을 짧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청자들이 멤버 가족들의 근황을 궁금해 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한도전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가족들을 단순한 호기심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그 뒤에 내놓을 카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식으로 충격요법을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의 소신발언은 우리가 배워야 할 소중한 가치이기도 했습니다. 무한도전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황소에 줄다리기를 하던 무모한 도전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이 되면서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다양함들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도전정신은 곧 현재의 무한도전을 만든 전부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은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최선을 기본에서 찾았습니다. 무한도전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가며 무한한도전을 하는 것이 답이라는 유재석은 가장 현명한 존재였습니다.

 

 

최악의 순간 제작진과 상의 후 위기를 타파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고 가족 공개가 그 마지막 대안이라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들을 논하지도 않고 가장 손쉬운 길만 선택한다면 이는 무한도전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어려운 것을 하는 것. 눈앞에 보이는 쉬운 도전이 아닌 남들이 하지 않았던 도전을 하는 것이 무한도전이라는 유재석의 말 속에 향후 10년 무한도전의 가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이런 기본에 충실한 나라가 되어야만 합니다. 기본에 충실했다면 세월호 참사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기본을 어기고 편법을 동원하고, 그런 틈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탐욕만 채우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참극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기본에 충실한 나라입니다.

 

기본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설픈 충격요법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꾼들에게 <무한도전 선택 2014>는 중요한 가치를 던져주었습니다. 예능인들보다 못한 정치꾼들이 정작 배워야하는 모든 것들이 무한도전 안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도 무한도전은 중요한 텍스트가 되었을 듯합니다. 현실 정치인 정관용과 박원순, 풍자의 주인공들인 유재석과 노홍철이 보여준 <무한도전 선택 2014>는 정치 풍자의 종합선물세트였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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