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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KBS 개표방송에 등장한 방송독립 배지, 선거 후 이 다짐은 이뤄질 수 있을까?

by 자이미 2014.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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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표방송에는 다른 방송과 다른 것이 있었습니다. 개표방송에 나선 아나운서들의 가슴에 배지가 달려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배지에는 방송독립이 적혀있었고, 그런 그들의 의지는 곧 길환영의 퇴진과 함께 공영방송인 KBS가 진정한 언론으로서 가치를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방송독립 배지 개표방송;

길환영 사장 선거 후 더욱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게 될까?

 

 

 

 

6.4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중요한 선거였습니다. 하지만 투표율이 60%를 넘기지 못하며 국민들의 외면을 받은 선거가 되었습니다. 지방선거로서는 근래 찾아보기 힘든 투표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선거 전 벌어진 참혹한 사고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선거방송은 방송국들이 사활을 걸듯 준비하는 방송 중 하나입니다. 이번 개표방송에서도 SBS와 MBC는 다양한 CG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개표방송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관심을 끌 수 있게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해 시청자들에게 만족을 준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개표방송 역시 선거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천만 도시인 서울시장은 박원순 현 시장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정몽준 후보가 대항마로 나서기는 했지만, 아들의 미개한 국민 발언과 함께 철저한 네거티브 선거는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대항마로서 경쟁력이 떨어졌던 정 후보로서는 아들 정국의 직격탄을 받았다는 점에서 억울해 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논란이 없었다고 해도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는 없었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 기대되었단 야당은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최악의 위기감을 느꼈던 여당은 선전을 했다고 자위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도 이 정도의 성과라면 충분히 현재의 정책을 이어가도 되겠다는 오해를 하게 만든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우려를 더욱 강력하게 하는 것은 인천과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친박 후보들인 유정복과 서병수 후보가 당선자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야권 후보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친박 후도 둘이 모두 당선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후 박 정부의 정책이 큰 변화 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다가옵니다.

 

친박 후보들의 당선은 결과적으로 여당 내의 친박 인사들의 영향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후 변화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절망을 맛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대가는 처절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다시 한 번 느낄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7개, 야당은 8개 지역에서 승리했습니다. 언뜻 야당의 승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세월호 참사를 생각해보면 야당의 완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민들이 절묘한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여야 모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선거 결과는 결국 국민들이 여야 모두에게 큰 기대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 큰 변화는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었다는 사실입니다. 17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13개 지역을 차지하며 국민들이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는 명확해졌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이 교육감 후보라는 점에서 국민의 선택은 명확했습니다. 중도와 보수 후보들 4명을 제외하고는 여당의 텃밭까지 잠식한 진보 교육감들의 등용은 더는 세월호 같은 참사는 만들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이었습니다.

 

6.4 지방선거는 끝났습니다. 결과는 여야 모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확신만 심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방송의 정상화입니다. 현재 KBS는 파업중입니다. 브라질 월드컵 중계까지 포기한 채 이어지고 있는 파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느냐는 선거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KBS 지방선거 개표 방송에서 홍기섭 취재주간과 김윤지 아나운서가 가슴에 '방송독립'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고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홍기섭 취재주간은 방송 전 '보직사퇴'를 사내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최근 보직 사퇴한 부장급 인사들이 지방 평기자로 발령 난 것과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홍기섭 취재주간의 '보직사퇴' 발언은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KBS 개표방송은 SBS와 MBC에 비해 건조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양한 CG와 개표방송의 예능화를 통해 재미까지 부여했던 두 방송사와 달리, KBS는 담담하게 개표방송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방송사의 개표방송보타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은 그들의 가슴에 달려 있던 '방송 독립' 배지였습니다. 방송, 즉 언론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결코 사회가 정상화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무언의 외침은 그 어떤 것보다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완패를 당했다면 박 정부는 길 사장의 퇴진을 결단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길 사장을 퇴진 시킬지는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도 정부의 편이 되어야 할 언론이 절실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선거 결과는 국민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독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바로서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거 후 가장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방송 정상화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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