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8. 10:31

너희들은 포위됐다 종영 성장한 이승기만을 남긴 것은 아니었다

이승기와 차승원이라는 절대 강자 커플을 내세운 경찰 드라마인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버디 무비와 같은 방식이 아닐까란 생각도 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버디보다는 성장이라는 틀 속에서 통속적인 한국 드라마의 특징들만 등장한 드라마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회에 담은 의외의 재미는 흥미로웠습니다. 

 

서판석 닭 추적기;

국회의원 유문배, 우리 사회 국회의원이라는 무소불휘를 생각하게 한다

 

 

 

은대구와 어수선은 진짜 연인으로 사랑을 키워가기에 여념이 없고, 의사 출신 박태일은 법의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수선을 좋아하던 지국은 그녀를 꼭 닮은 미모의 여 경찰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신입경찰 4인방은 일상의 삶 속에서 진정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갔습니다.

 

 

 

정의를 위해 자신의 옷까지 벗어던졌던 서판석은 시골 파출소장으로 살아가지만 그의 정의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더욱 강렬해졌습니다.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이응도 반장은 대통령표창까지 받고 여섯째를 임신했고, 권력 지향적이던 차태호 형사과장은 강남서장이 되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절대 풀어낼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국회의원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선 <너포위>는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많이 떨어졌고, 드라마를 더욱 흥겹게 해줄 극적인 상황들도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웠지만 유문배라는 국회의원의 등장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중반을 넘어서며 유문배의 존재감은 <너포위>에서 중요했습니다. 절대악으로 등장한 그가 흥미로웠던 것은 어쩌면 그의 직업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국회의원이라는 무소불휘의 권력을 가진 자가 극단적인 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과 분노를 하는 과정은 중요하고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는 왜 이토록 국회의원을 악마로 표현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었을 듯합니다. 재벌가 여자와 결혼한 정치인이라는 구조는 우리에게도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인물입니다. 지금 현재 어딘가에 유문배 같은 인물이 있을 듯한 생각이 들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서는 딸을 위기에 몰아넣기도 하고, 타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행위는 드라마니까 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유문배와 같은 존재는 우리 곁에 항상 도사리고 있었고, 그보다 더욱 악랄하게 우리를 옥죄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참여 민주주의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은 중요합니다. 국민들을 대변하는 대표로서 일정 기간 정치적 활동을 하는 대리인들은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핵심 요소들이라는 점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국민의 대리인들이 국민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순간 안하무인이 되고 무소불휘의 힘을 얻기 위해 스스로 자신들에게 특권들을 부여하는 이 황당한 집단은 곧 참여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악의 무리로 전락해 있기도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해도 국회의원이라는 인물이 되면 상대도 할 수 없는 가장 잔인한 악마로 변신한다는 사실은 이제는 3살 먹은 아이도 알 정도입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이제 범죄자 소굴 정도로 인식하는 국민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는 엄청난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시의원의 재력가 살해사건을 봐도 권력을 가진 자들의 탐욕은 드라마나 현실에서도 구분 없이 잔인하고 강렬하게 남아 있을 뿐입니다. 드라마라는 점에서 보다 극적인 상황들로 전개되고 흥미롭게 마무리가 되었지만, 현실에서 이런 권력을 가진 악마들은 결코 드라마처럼 매력적으로 마무리되지는 않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두렵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포위>의 마무리는 작위적인 느낌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경찰 표어 같은 마무리는 극의 분위기를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라는 점에서 자연스러웠지만,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꼬인 상황들을 만들어내고 대구가 극적인 희생정신으로 사건 모두를 정리해가는 과정. 그리고 꾸준한 대립관계를 형성하던 서판석이 갑자기 대구가 잡혀 있던 곳으로 들어와 장난감 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등은 작가가 많이 쫓겼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대구를 연기한 이승기는 분명 이 드라마를 촬영하며 성장했습니다. 내면 연기에 대한 집중력이 필요했던 이 작품에서 그는 극중 인물에 빠져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노력만큼 일정한 성과를 올렸다는 것 역시 분명했습니다. 그동안 이승기가 연기를 해왔던 캐릭터들과 달리, 내면에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대구의 연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승기의 연기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정의를 위해 출세를 포기한 서판석이 시골 파출소장으로 간 후 그의 일상의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그저 코미디에서 쉽게 등장하는 이 장면 속에서 등장하는 닭잡기는 웃기기만 했습니다. 허술한 닭장에서 누군가 닭을 훔쳤다고 주장하는 할머니와 그런 닭을 찾기 위한 서판석의 달리기는 왜 하필 '닭'이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가지게 했습니다. 물론 시골을 상징하는 가축 중 하나인 닭을 선택한 것이 이상할 것은 없지만, 닭이 닥이 되는 세상에서 이 닭스러운 이야기는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11년 전 벌어진 마산간호교사 살인사건. 그 안에 담겨진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극적으로 살아난 희생자의 아들이자 목격자인 지용이 대구라는 이름으로 성장해 형사가 되어 진범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흥미로운 구조였습니다.

 

대구의 복수극과 함께 신입 형사들의 성장담과 과거 함께 자랐던 어수선과의 사랑 이야기 등 부수적이지만 중요했던 이야기들 역시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드라마였지만, 전체적인 틀과 흐름과 달리 요소요소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해결 과정에서 아쉬움을 많이 남긴 <너포위>는 2% 부족했던 드라마였습니다.

 

 

후반부 국회의원 유문배를 앞세워 권력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보다 강력하게 초반부터 밀어붙이며 탄탄하게 이야기를 끌어갔다면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왔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코미디라는 기본 장르의 틀에 무거운 이야기를 담다보니 어중간한 완성도로 변질되었다는 점이 답답했지만, 분명한 것은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았던 드라마였다는 사실입니다. 최소한 재벌과 정치인이라는 우리사회의 지배자들의 민낯이 어떤 존재감을 가진 인물들인지에 대해 소회는 충분히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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