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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괜찮아, 사랑이야 13회-조인성 스키조와 루게릭, 준비된 반전은 바로 해피엔딩이다

by 자이미 2014.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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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찾은 사랑에 행복하기만 하던 해수는 선배인 동민의 병원을 찾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공기가 지배하는 그곳에서 해수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재열이 스키조 즉 정신분열이 의심된다는 사실입니다. 믿고 싶지 않은 현실 속에서 CCTV에 찍힌 재열의 모습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강우의 루게릭과 죽음;

재열의 스키조, 강우가 가져간 퍼즐 한 조각 과연 찾아낼 수 있을까?

 

 

 

선배의 병원에서 갑작스럽게 접한 재열의 증세는 해수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새삼스럽게 느끼기 시작한 해수에게 사랑하는 재열이 정신분열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재열이 이야기를 하던 강우는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일 뿐이었습니다. 

 

 

 

 

14년 전 사고는 재열에게 강박을 만들어냈습니다.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형을 희생시켜야 했던 재열은 스스로 고통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형의 무자비한 폭력을 당하기만 하는 재열은 무의식적 자해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형의 편을 들었다면 어머니가 감옥에 가야 했던 그 상황에서 어린 재열은 어머니를 선택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3년 전 생일파티 장소에서 출소한 형의 포크 습격은 그에게 자아를 만드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누가 의붓아버지를 죽였다고 해도 이는 폭력에 맞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당연하게 정상참작이 되어 감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퇴직을 앞둔 판사와 승진에 눈이 먼 검사는 재범을 악랄한 살인마로 만들었습니다. 정작 재범이 분노하고 복수의 칼을 갈아야 하는 대상은 판사와 검사이지만, 그런 용기도 없는 그의 대상은 재열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의붓아버지의 폭행을 되물림하듯 동생에게 했던 재범은 사고 후에도 그저 재열에 대한 분노심만 키울 뿐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변심이 아쉬워 만나는 것도 피했지만, 그럼에도 재범에게 어머니는 어머니였습니다. 출소 후에도 재열을 죽이고 이를 통해 자신의 무죄를 선고받겠다는 재범의 무모함은 과거의 트라우마가 잠식한 어린 시절의 재범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피해의식과 강박에 시달리는 재열이 위험할 수밖에 없는 것은 행복할수록 고통은 심해진다는 의미입니다. 그의 생일날 형의 공격을 받은 재열은 자해하는 횟수가 점점 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과거의 공포를 심어준 형의 행동은 재열을 조금씩 하지만 강력하게 무너트리고 있었습니다.

 

 

 

행복하면 안 되는 존재처럼 재열은 행복하면 할수록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과거와 같은 강우라는 존재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를 통해 지독한 고통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간절함의 결과가 바로 강우였습니다. 누구도 지켜주지 못했던 자신의 가족. 그 가족들을 지켜주고 강우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스스로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재열의 행동은 그래서 아프게 다가올 뿐입니다. 

 

강우는 3년 전 형의 공격을 받고 만들어낸 자아입니다. 그는 곧 재열의 분신이고, 재열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이기도 합니다. 그런 강우의 행동은 결국 현재의 재열과 미래의 재열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행복한 순간 그를 지배하던 폭력의 트라우마 중 하나인 형 재범의 공격은 강박과 스키조를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행복하면 스스로 그 행복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해를 하는 행동은 해수와의 오키나와 여행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해수와 행복한 밀월여행을 떠난 재열은 수상스키를 타면서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잠을 자던 재열은 악몽에 시달리며 죽음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것은 너무나 행복해서 반대급부로 무의식적인 자해가 반복된 결과였습니다. 

 

누구보다 정신적인 병에 민감한 수광은 재열이 스키조라는 사실을 알고 과거 그의 행동을 이해합니다. 마치 자신의 옆에 누군가 있는 듯한 재열의 행동이 스키조로 인한 결과였음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수광은 재열의 집을 찾습니다. 그리고 재열이 어떤 상태인지를 확인한 수광은 함께 농구를 하고 그에게 선물을 내밉니다. 

 

 

 

해수와 연인이 된 재열. 그런 재열이 아닌 해수를 위해 준비했던 커플 퍼즐을 재열에게 건넨 수광은 정신병 치료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스키조는 그저 작은 정신적 병세일 뿐이고, 누구나 치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퍼즐을 통해 일깨우는 수광의 이런 행동들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정신이라는 것 역시 정교한 퍼즐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퍼즐들이 정교하게 들어맞으며 하나의 기억으로 저장된다는 점에서 흐트러진 기억들을 다시 맞추는 행위는 현재의 재열에게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수광이 준 퍼즐을 놔두고 혼자 농구를 하는 재열과 그런 재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퍼즐을 보던 강우. 그런 강우는 퍼즐 속 재열의 머리 부분 조각을 가져갑니다. 강우가 가져간 그 퍼즐 조각(물론 재열의 기억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지만)을 언제 다시 받느냐는 결국 재열이 회복할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재열의 증세에 어머니는 오열을 합니다. 큰 아들을 14년간 감옥에 보내고, 이제는 다른 아들이 정신병으로 힘겨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어머니는 오열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재열의 절친이자 아들 같은 태용이 건네는 과일을 거부하다, 억지로 먹으며 오열하던 어머니의 모습 속에서 결연한 모정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재열이 즐겨 쓰던 양키즈 모자에 적힌 4번. 그 인물은 바로 루게릭 병의 시초인 루게릭 선수였습니다. 재열은 이미 루게릭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강우 역시 루게릭에 걸려 죽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건넵니다. 강우를 여전히 존재하는 인물로 생각하고 있던 재열은 자신의 증세를 자연스럽게 객관화시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침을 하고 손을 떠는 증세는 루게릭 병의 가장 기본적인 행태라는 것은 해수가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점점 심해지는 재열의 루게릭 증세와 스스로도 루게릭을 앓고 있는 강우가 곧 죽을 것 같다는 이야기는 영진이 경고했던 가장 심각한 증세인 자살 징후였습니다. 더는 미룰 수 없고, 부정할 수 없는 재열의 병. 그런 재열을 위해 해수는 그의 강제 입원에 동의합니다. 가상의 존재인 강우를 만들어내고, 그가 힘겹게 쓰고 있는 소설이 과거 자신이 썼던 소설의 짜깁기라는 점에서 재열의 증세는 상상보다 강렬하게 그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일주일에 딱 한 번 만나는 금요일을 D-DAY로 삼은 해수가 병원 입원 전 재열의 모습을 기억해두기 위해 바라보는 장면은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그 지독한 고통 속에서 과연 재열이 병을 이겨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런 그를 옆에서 지켜주며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지 해수에게도 이는 궁금한 문제였습니다. 

 

루게릭 증세는 이미 초반부터 거론되었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루게릭이라는 병이 사실은 재열에게 존재하지 않는 병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그 증세는 자기가 강우라는 가상의 인물이면서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내면서 구축한 자살을 위한 징후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자학의 빈도가 늘어가고, 자기 복제를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여기는 글쓰기마저 붕괴되는 상황에서 강우의 루게릭은 가장 현실적이며 흥미로운 작가의 상상이 만든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루게릭이 썼던 야구 모자를 즐겨 쓰며 가상의 존재인 강우를 루게릭 환자로 만들어낸 재열은 루게릭 환자가 아니라, 스스로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해 만든 그럴 듯한 모델일 뿐이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자살이고, 그런 자살을 그럴 듯한 작가적 상상으로 만들어낸 것이 루게릭 병이라면 재열의 입원은 결국 <괜찮아, 사랑이야>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게 합니다. 초반 불안함이 급습하고 불행한 결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던 이야기는 재열의 증세가 모두에게 알려지며 해피엔딩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재열이 알고 있는 과거의 진실. 여전히 해리 증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과거 그날의 기억을 잠그고 살아가는 어머니. 동생을 죽여서라도 자신이 무죄임을 증명하고 싶었던 형의 변화. 그 지독한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병원에 강제 입원한 재열이 환시와 싸우며 마주하는 현실. 결코 버티고 밀어내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재열은 얼마나 잘 버텨낼지도 궁금해집니다.

 

강우의 죽음은 곧 재열에게는 희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고통스러운 트라우마로 만들어낸 강우의 죽음은 곧 재열이 자아를 되찾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더욱 과거의 지독한 고통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동력을 얻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강우의 죽음은 고비이자 터닝 포인트가 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이들의 지독한 사랑은 이제 시작입니다. 그 모든 것이 다 괜찮아, 그건 사랑이니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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