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4. 09:48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정형돈의 음악캠프 무모했지만 그래서 무도다웠던 도전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듯 <무한도전>은 퇴출 1순위였습니다. 지난 정부 방송 장악을 하는 과정에서 MBC 신임사장은 세 가지 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공헌하며 낙하산으로 들어섰습니다. 그 결과 두 개의 시사 프로그램은 몰락했고, 마지막 남은 <무한도전> 역시 두 차례 이상 공개적으로 폐지 논란이 일기도 했을 정도로 지난 정권의 공격은 거세기만 했습니다. 그런 무도가 이제는 MBC의 상암시대를 가장 효과적으로 대변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도 아이러니합니다. 

 

라디오데이 흥미롭게 만든 무한도전;

무모한 도전에서 무한도전으로 이어진 그들의 대단함, 라디오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수많은 도전을 해왔던 <무한도전>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라디오 DJ로서 하루를 보내는 무도의 도전은 일상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그 무엇보다 흥미롭고 즐겁게 다가오기만 했습니다. 여섯 명의 무도 멤버들이 하루 동안 MBC FM 라디오의 DJ로 활약하는 '라디오 데이'는 MBC 상암시대를 홍보하는데 있어 최고의 홍보수단이었습니다.

 

라디오 DJ 경험이 있던 박명수와 하하, 노홍철에게는 흥미롭고 즐거운 추억이었을 듯합니다. 과거 최고의 청취율을 보여주기도 했던 박명수와 하하에게는 즐거운 추억이고, 방송사고로 인해 애증이 된 노홍철에게는 두려움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여전히 라디오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고향집 같은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유재석과 정준하, 정형돈에게는 미지의 세계를 들어선다는 점에서 두려움이었을 듯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도전만을 해왔던 그들에게 라디오 DJ는 낯설기는 했지만 최악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기대했듯 이들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맛보기 DJ로서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7시부터 늦은 12시까지 여섯 개의 프로그램을 각자 책임지는 방식으로 '라디오 데이'를 준비한 무도의 도전은 이미 청취자들을 통해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조금은 엉뚱하고 즐겁고, 재미있기도 했던 무도의 라디오 데이는 흥겨웠습니다. 비록 작은 사고도 있었지만 그들의 도전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베테랑 방송인이라는 점에서 무도의 라디오 도전은 색다른 재미를 던져주었습니다. 철저하게 라디오에 특화된 그들의 방송과 달리, 예능 베테랑들인 그들이 보여준 색다른 도전은 그 자체로 큰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먹방 라디오'와 '입으로 춤춰요' 등 기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도전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물론 단 하루라는 한정된 기회가 색다른 도전도 가능하게 했지만 이런 도전은 기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그들에게도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라디오 경험이 없는 이들 중 가장 기대가 되는 이는 유재석이었습니다. 국민MC 시대를 십년이 넘게 이어가고 있는 유재석이 왜 유독 라디오만 하지 않는지 궁금했지만, 그런 궁금증은 기우였습니다. 이미 라디오를 들었던 이들이라면 그가 다시 한 번 라디오 DJ로 다가올 수 있기를 고대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서 유재석의 라디오 도전은 무모함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능숙한 그래서 더욱 애절함이 가득했던 하하의 라디오 도전은 흥분이 함께 했습니다. 5년 만에 라디오로 돌아온 하하는 그 무엇보다 이런 상황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능숙한 하하를 위해서는 그마저도 놀라게 만드는 라디오 피디와 작가들의 깜찍한 준비는 베테랑이었던 하하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번 도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의외로 정형돈이었습니다. 라디오 부스에 들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대한 추억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한때는 팝만 듣던 시절 그 프로그램은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추억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애틋함은 그가 단 하루이지만 전설과 마주하고, 그 전설의 자리를 대신하는 특별한 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방송과 달리, 팝송으로 특화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결코 쉬운 방송이 아니었습니다. 25년간 진행하고 있는 배철수라는 거대한 산도 문제이지만, 영어 울렁증이 있는 이들에게 팝송 진행은 지옥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노래나 청취자의 사연을 읽어주는 수준이 아니라 팝송에 대한 정보들도 제공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초짜 DJ 정형돈은 25년이라는 엄청난 역사에 대한 중압감과 자신에게는 전설 그 자체였던 이와의 만남. 그리고 그 프로그램의 담당 피디가 사장과 동기인 부장이라는 사실도 정형돈에게는 부담이었습니다. 웬만한 팝 칼럼리스트보다 대단하다는 작가까지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그 모든 것이 초짜 DJ에게는 부담스럽고 힘겨운 도전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손글씨로 작성한 오프닝 멘트에서도 그 중압감은 정형돈을 힘들게 했습니다. '막대기'라는 단어마저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정형돈에게 이 거대한 산은 그래서 더욱 답답하고 힘겨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걱정만 가득가질 수밖에 없었던 제작진들을 놀라게 만든 것은 정형돈의 노력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수시로 해당 방송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연습을 한 정형돈은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해당 피디가 무한도전의 이번 도전의 핵심은 정형돈이라고 이야기를 했듯, 무모한 도전으로 다가온 그들에게 정형돈의 노력은 곧 <무한도전 라디오스타>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후회없는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은 바로 무도의 특징이자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있던 이들에게는 라디오 복귀에 대한 즐거움과 애증이 함께 했었고, 유재석이나 정준하에게는 조금은 당혹스럽기만 했지만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어울렁증에 전설과의 만남이 주는 부담감이 가득했던 정형돈에게 라디오 DJ 도전은 초창기 황소와 줄다리기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황소와 줄다리기는 그저 힘에 대한 단순하고 직설적인 경험이었지만 정형돈의 '배철수의 음악캠프' 도전은 전혀 다른 의미였습니다. MBC 라디오를 넘어 대한민국 라디오를 대표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단 하루이지만 전설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사실은 부담 그 이상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무한도전의 기존 도전에서 우리가 경험했듯, 그들의 도전은 과정에서 행복을 전해주고는 합니다.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정형돈의 도전은 단 이틀 만에 대단한 성취를 보였습니다. 비록 전설에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노력한 만큼 성장하는 정형돈의 행동은 무한도전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준 도전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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