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7. 11:11

마이 시크릿 호텔 8회-로맨스와 미스터리 모두 실종된 미묘한 킬링로맨스

죽음과 사랑, 그 사이 실제 범인을 찾는 형사의 이야기 등은 일본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추리극의 형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추리보다는 로맨스에 대한 무게감이 너무 크다보니 추리극 특유의 재미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인 <마이 시크릿 호텔>의 약점이자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남상효를 둘러싼 삼각관계의 시작;

두 번의 결혼식과 두 번의 살인사건, 추리는 사라지고 지리멸렬한 사랑만 오간다

 

 

 

16부작임을 생각하면 이제 절반을 지나갔으니 큰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이야기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는 6부작 정도로 끝나도 될 정도로 지루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6부작으로 이야기를 품기에는 빈약한 줄거리는 보는 내내 아쉬움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유인나, 남궁민, 진이한 등 시청자들이 좋아할만한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드라마를 규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힘은 언제나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마이 시크릿 호텔>은 첫 회 흥미로운 요소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결혼식장에서 갑자기 시체가 떨어지고, 그렇게 시크릿 호텔에 모인 이들을 통해 사건의 실체와 본질일 밝혀진다는 형식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황 주임의 죽음 뒤 이어진 영미의 죽음까지 8회 동안 드라마를 지배한 것은 상효를 둘렀단  두 남자의 이야기가 전부였습니다. 드라마가 기존 로맨틱 드라마의 삼각관계를 추종하는 것인지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킬링 로맨스'를 이야기하는 모호해집니다. 물론 두 명의 죽음과 로맨스가 함께 하니 그들의 모토와 부합한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지리멸렬함은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호텔을 위해 영미의 죽음을 숨기고 조용하게 조사를 진행하는 상황 속에서 홍보팀장은 은주는 시체를 보고 기절한 상효를 해영과 함께 조 이사가 출장가 있는 콘도로 보냅니다. 조 이사를 통해 상효가 해영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이를 통해 조 이사를 자신이 차지하겠다는 음모 아닌 음모였습니다.

 

은주의 이런 행동은 결국 상효가 조 이사와 만나는 이유가 됩니다.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해영과 결혼한 당사자로 만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은주의 기원처럼 이들의 관계는 진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으로 인해 해영과 상효가 결혼식을 올리기는 했지만, 이 미묘한 전개는 로맨스도 추리극도 놓치게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스위트룸 화장실에서 죽은 영미를 내려친 망치에는 은주의 지문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주 스스로도 "진짜 죽을 줄 몰랐다"라고 독백을 하는 장면에서 영미를 망치를 내려친 주인공이 은주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왜 은주가 영미를 죽이려는 시도까지 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더욱 그녀가 돌려달라고 했던 목걸이에 무슨 사연이 존재하고, 조 이사와 어떤 관계와 의미가 있는지도 의아해집니다. 물론 이런 궁금증이 곧 <마이 시크릿 호텔>을 끌어가는 힘이라는 점에서는 은주의 범인 등장은 반가웠습니다.

 

황 주임과 영미의 죽음 사이에는 분명 과거의 사건이 존재합니다. 조 이사가 자신의 아버지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메모를 보고 사건에 집착하듯, 미국으로 입양을 가야만 했던 상효 역시 부모님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굴지의 건설사 회장의 아들인 해영 역시 이번 사건과 별개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현재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과거 사건의 한 축을 담당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의 죽음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는 합니다.

 

8회까지 진행된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분명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장르를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마이 시크릿 호텔>은 중요한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이야기 되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상효와 해영의 과거 이야기가 이어지고, 그들이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어색함도 문제였습니다. 콘도에서 뜬금없이 다시 등장한 수아의 모습이나 그런 수아와 함께 도망친 운전수의 행동 역시 미묘합니다. 코믹 요소를 통해 상효와 해영의 관계를 보다 돈독하게 만들기 위함이기는 하지만 어색하고 어설프게 다가오는 것 역시 아쉽습니다.

 

생각없이 그대로 입으로 나오는 수아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상효에게 마음의 상처를 만들고 이는 곧 해영에게 폭력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 오해를 풀고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작위적인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는 것은 수아라는 캐릭터가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수아가 시작부터 철저하게 계산된 인물이고 그녀는 그저 상효와 해영을 위한 조연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당연한 역할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수아라는 캐릭터의 활용법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그저 유희적인 존재로 이곳 저곳에서 말썽만 일으키는 그녀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해낼지 알 수는 없지만, 미묘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은 드라마 구조의 약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로맨스인지 추리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형사인 김금보의 역할 역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그의 캐릭터는 엉뚱하면서도 형사로서 재능은 뛰어난 존재입니다. 익숙하게 봐왔던 그는 당연히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추리극이면서 그 추리를 담당하는 존재가 현재로서는 김금보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를 통해 사건의 본질을 추적하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조 이사가 자신의 사람들을 이용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캐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그저 개인의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하지만 김 반장의 역할은 이 모든 궁금증을 풀어낼 열쇠와 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하지만 <마이 시크릿 호텔>에서 김 반장의 역할은 최소화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초반 황 주임의 죽음 뒤에 김 반장의 역할이 커지며 보다 본격적인 추리 형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는 점에서 답답함으로 다가옵니다.

 

상효와 해영에게만 집중된 이야기는 그래서 아쉽습니다. 그들의 로맨스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들에게 집중된 이야기는 이 드라마에서는 그리 반갑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시원스럽게 로맨스가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럴 듯한 이유들로 굴곡있는 상황들이 전개되는 것도 아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이들의 관계는 지루함을 넘어 긴장감을 떨어트리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마이 시크릿 호텔>이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개가 현재보다 빨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사족처럼 따라붙는 이야기들의 겉가지들을 쳐내고 보다 본질적인 이야기들에 집중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 반장의 역할이 현재보다는 더욱 커져야 하고, 과거의 진실을 알고 있는 인물의 존재감 역시 보다 강력하게 움직여야만 할 것입니다.

 

현재처럼 로맨스도 아니고 미스터리도 아닌 상황에서는 <마이 시크릿 호텔>이 흥미로운 드라마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8회까지 진행이 되었지만 최고는 여전히 1회라는 사실은 이 드라마가 얼마나 옆길로 세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일 것입니다. 새로운 시도를 한만큼 큰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는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보다 집중력 있는 이야기로 다가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용두사미는 8회까지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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