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8. 08:49

아홉수 소년 10회-김영광 경수진의 세 번째 키스vs오정세와 유다인 10년만에 잡은 손

사랑이라는 감정은 수면 아래 숨죽인 채 남겨져 있으면서도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화려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모두를 놀라 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기 스스로도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이 사랑이라는 가치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 미세한 사랑 세포를 깨우게 하는 <아홉수 소년>은 그래서 흥미로운 듯합니다. 

 

후회할 걸 알지만 저지르는 것이 사랑;

인디 음악의 감성으로 푼 담백함으로 버물린 우리시대 사랑이야기

 

 

 

 

<원스>라는 영화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음악 영화였습니다. 두 남녀의 사랑에 음악이라는 강력한 무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원스>의 존 카니 감독은 세월이 흐른 후 <비긴 어게인>이라는 음악 영화로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에게 음악과 사랑이라는 이 기묘한 만남을 다시 풍성하게 성사시켰습니다.

 

 

<아홉수 소년> 역시 매 회를 트랙으로 표현할 정도로 음악에 신경을 많이 쓴 드라마입니다. 대중음악이 아닌 인디음악을 통해 네 커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음악 영화와 같은 흥미를 자아내고는 합니다. 물론 음악은 여전히 배경이 되고 있지만 최소한 광수와 다인을 이어주는 매개에는 러브홀릭이 10년이라는 긴 간극을 채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되는 커플이기도 합니다.

 

대중문화의 대부분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아홉수 소년> 역시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그 흔한 사랑이야기를 3명의 남자 형제와 한 명의 삼촌을 통해 한꺼번에 이어간다는 점에서 다른 드라마와 나름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9살부터 39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랑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랑을 다룬 드라마의 총합과 같은 의미를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지독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섬세하고 잔인하기도 한 사랑이라는 바이러스는 어느 날 갑자기 감기처럼 찾아오고는 합니다. 그리고 드라마 속 그들에게도 어김없이 사랑은 찾아왔습니다. 누군가는 잊었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모른 채 소비하던 사랑을 깨닫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사랑이 가득할 때는 알지 못하던 가치는 언제나 사라진 후 강한 잔상으로 상처를 남기고 후회하도록 만들고는 합니다.

 

통속화된 이야기들 속에서 <아홉수 소년>은 그나마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기본적으로 코믹함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랑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흥미롭습니다. 같은 사랑이지만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사랑은 역시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유기물임이 분명합니다.

 

열아홉 민구는 자신이 사랑하는 수아의 본명이 봉숙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 어떤 것이 갑자기 툭 튀어 나온다고 해도 민구에게는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사랑이 존재합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직진하는 10대의 사랑은 그래서 열정적이기만 합니다.

 

 

스물아홉 진구에게 사랑은 조심스럽습니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모호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랑은 어렵기만 합니다. 많은 경험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그 자부심이 항상 문제의 근원이 되고, 그렇게 확신에 찬 사랑은 배신으로 돌아오고는 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에서 충실해서 잃을 수도 있었던 세영. 어렵게 관계 회복을 하며 친구가 되었지만, 이들의 관계는 새로운 전개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누구도 확신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주변인들의 조언이 때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는 합니다. 결코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번 의심할 수밖에 없는 그 감정을 객관화된 3자의 시각은 자주 자신의 확신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세영이 진구를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다른 이들을 통해 확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재범을 통해 진구가 이사를 간 후 1년 동안 자신을 위해 함께 버스를 타고 퇴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혀 다른 방향에 살고 있는 진구가 자신을 위해 같은 버스를 타왔다는 사실은 세영의 마음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두 번의 키스가 세영에게 지독한 상처로 남겨진 상황에서 그 상처의 근원인 진정성은 버스를 통해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도 진구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호하던 세영은 진구의 친구이자 입사 동이기도 했던 한구를 통해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화장실을 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한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세영에게 한구의 진심을 이야기합니다. 항상 세영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진구는 진짜 그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버스와 술집에서의 넋두리는 세영에게 진구가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을 대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화려한 재범의 생일 축하와 달리, 소박한 미역국은 그녀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진구의 생일 선물은 세영에게 확신으로 다가왔습니다. 진구를 좋아하는 고은의 전화까지 막은 그녀는 자신이 진구를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 그 고백은 이들의 데이트를 만들었고, 서로는 서로가 변하고 있음을 소박한 행동 하나 하나를 통해 알게 됩니다.

 

 

상처를 이미 받았던 진구와 세영은 모든 것이 두렵습니다. 사랑을 하고 있으면서도 혹시 다시 상처를 받을까 두려운 이들은 함부로 사랑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진구는 꾸준하게 세영의 마음을 떠보기 위해 노력하고, 세영은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감정을 드러낸 작지만 큰 변화를 보여준 장면은 살짝 스친 손등에 세영은 놀라 춥다는 반응을 보이며 손을 거두는 상황은 섬세함의 극치였습니다. 그런 세영을 위해 자신의 자켓을 벗어 주는 과정에서 장난으로 일관하던 진구가 세영을 얼굴을 붙잡는 행위에서 그 기묘한 긴장감은 더욱 배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묘한 감정들 속에서 뭐라 규정하지 못하고 어설퍼진 그들을 무너트리고 새롭게 관계를 정립한 것은 세영의 도발적인 키스였습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세영의 신호는 진구에게 확신으로 다가왔고 그들은 세 번째 키스에서 진짜 사랑을 찾게 되었습니다.

 

서른아홉의 광수에게 사랑은 밀당이 존재하지 않는 전진이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미 관계라는 것들에 대해 알고 있던 광수에게 밀당은 번거롭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더욱 그 상대가 자신이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다인이라면 더는 망설일 이유도 없었으니 말입니다.

 

눈치만 보고 망설이기만 했던 광수는 노골적으로 다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인 역시 광수가 싫지는 않지만 이미 10년이나 지난 상황에서 돌싱으로 딸까지 둔 자신이 광수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쉬울 수는 없었습니다. 더욱 10년 전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를 광수가 제공했다고는 하지만 모질게 헤어짐을 선택한 것이 자신이었다는 점에서도 재회는 쉽지 않았습니다.

 

운명처럼 같은 아파트 위아래에서 살게 된 이들은 끊임없이 만나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관계는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관계가 그렇게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서로 여전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결코 물러설 기미가 없는 광수의 적극적인 행동은 단단했던 다인의 마음을 허물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다인에게 확신을 준 것은 친구의 적극적으로 응원이었지만, 그녀에게도 광수는 여전한 사랑이었습니다. 그가 초대했던 러브홀릭의 공연을 함께 보면서 이들은 암묵적으로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아직 확신을 가질 수 없었던 그들은 은서를 위한 동물원 나들이가 확신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은서를 위한 선물을 잔뜩 실은 광수의 차를 보고 자신의 차로 가자는 다인의 마음은 여전히 철벽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여전히 남겨져 있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사실이 힘들고 어렵기만 했던 다인으로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동물원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녀는 확신을 가지는 계기는 비였습니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광수는 망설임 없이 우산을 사러 나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광수가 우산을 사서 다인과 은서가 있는 오두막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비는 그쳐 있었습니다. 흠뻑 젖은 채 접힌 우산을 들고 있는 광수. 되는 일도 하나 없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다인은 그 모습에서 10년 전과는 다른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광수의 모습은 그 흠뻑 젖은 모습으로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은서를 안고 다인의 손을 잡은 광수는 10년 만에 잡은 손을 놓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확신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망설이던 다인도 손을 내주며 마음도 허락했고, 광수 역시 다인이 자신의 진심을 받아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렬하게 사랑이 타오르면 그에 반하는 함정들도 존재합니다. 이제 타오르기 시작한 이들의 사랑은 다양한 위기에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위기를 넘으면 그들이 원하는 사랑을 이어갈 수 있지만, 장벽에 걸려 포기하게 되면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끝이 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다양한 세대의 사랑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아홉수 소년>은 세 번째 키스와 10년 만에 잡은 손을 통해 진짜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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