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7. 10:52

비밀의 문 5회-이제훈이 밝힌 정치의 자격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다

신흥복 살인사건으로 인해 노론과 소론, 영조와 사도세자 사이의 간극을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역사 속에 존재하는 나주괘서사건과 맥을 함께 하는 신흥복 살인사건은 사도세자와 노론가 대립하게 되며 결국 잔인한 죽음을 당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영조와 세자의 부자의 연과 대립;

신흥복 살인사건과 나주 괘서사건, 맹의를 앞세운 정치의 자세를 묻다

 

 

 

지난주 사도세자가 아버지인 영조 앞에서 신흥복 살인사건 결과를 조작했던 홍계희에게 분노하는 장면은 그저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살인사건을 은폐한 홍계희를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고 있었지만 세자는 참았습니다. 영조의 노골적인 행동에 그저 웃음으로 넘기는 세자는 정치가 무엇인지를 깨달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굴욕적이고 분노를 삭이기 어려운 술자리를 떠나며 영조의 시선이 떠난 자리에서야 겨우 억지웃음을 버리는 사도세자에게는 오직 진실을 찾겠다는 의지만 강력할 뿐이었습니다. 신흥복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사도세자에게는 경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홍계희가 예정대로 병조판서가 되자 노론은 맹의를 이용해 영조를 압박한 신의 한 수가 확실하게 통했다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맹의만 있다면 영조는 노론을 버릴 수 없다는 그 확신은 기괴한 형태의 영조와 사도세자의 관계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신흥복의 마지막을 목격했던 지담을 만나고 나서 세자는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세자는 지담에게 비밀수사관이 되어줄 것을 청합니다. 단순히 세책을 공급하는 날센 아이가 아니라 추리 소설의 소설가이자 탁월한 지략을 지닌 지담은 분명 세자에게는 절실한 인물이었습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신흥복의 살인사건의 진실을 자신에게 알리려 노력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세자의 믿음은 강렬했습니다.

 

모든 권력이 집중된 궁에는 믿을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다는 점에서 외부에서 사람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이 모두가 신흥복이 자살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도 지담만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 궁으로 숨어들었습니다. 죽음이 지배하는 두려움 속에서도 진실을 위해 과감하게 궁으로 자신을 찾아왔던 지담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세자가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자 노론의 수장인 김택은 동궁전 별감이자 검계 서방을 이끄는 강필재를 이용해 지담을 제거하기에 나섭니다. 이미 맹의를 가지고 있던 신흥복을 살해했던 강필재는 세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김택의 손발이 되어 사건을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맹의를 위해 살인이 시작되며 그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알게 된 강필재는 은밀하게 세상 모두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맹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당대 최고의 모필가인 천승세를 이용해 신흥복에게 빼앗은 맹의를 모필 해 진짜는 자신이 보관하고 가짜를 김택에게 전달했습니다. 가짜를 들고 영조를 협박하던 김택으로서는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자신을 속인 강필재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이후 더욱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유서들이 모두 가짜임을 밝혀낸 지담은 세자가 보는 앞에서 실제 평범한 종이를 오래된 종이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속일 수 있음을 알게 된 세자로서는 신흥복 살인사건의 비밀에 더욱 집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기에 이토록 감추려하는지 의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살인사건으로 처리해도 그만인 사건은 거대한 힘이 움직이며 세자인 자신마저 누르고 진실을 은폐했습니다. 이는 신흥복의 죽음 뒤에 거대한 비밀이 있다는 확신이었습니다.

 

누가 왜 무슨 이유로 신흥복을 살해하고, 그 진실을 감추기 위해 거대한 권력을 휘두르는지 세자는 알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유일한 벗의 죽음과 남은 가족들이 관비가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그 분노는 차분하게 진실을 찾도록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이자 왕인 영조가 자신에게 사실을 은폐한 홍계희에게 어사주를 내리며 병조판서로 임명하라는 요구는 세자가 영조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명확하게 왕까지 참여한 사건인지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홍계희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노론의 수장인 김택이 이번 사건에 관여하고 있음을 짐작하고 있기는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한 모든 것은 그저 가정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조선 최고의 모필가라는 천승세를 잡아 여죄를 묻게 되면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지담이 천승세의 집을 확인한 후 세자와 함께 그를 찾으러 가지만, 그를 탐하는 자는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세자의 스승인 박문수 역시 모필가를 찾아 나섰고, 세자의 뒤를 추적하며 지담을 제거하기 위해 움직이던 강필재까지 모든 이들은 천승세를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어렵게 세자 일행이 천승세를 먼저 잡기는 했지만, 세자는 지담을 지키기 위해 그를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날아든 화살에서 지담을 지키기 위한 세자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천승세의 죽음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비밀을 알고 있는 천승세가 숨지며 세자는 다시 벽에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팔에 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도 범인을 추적하는 대단한 세자와 그런 상황에서 강필재를 막아선 나철주와 합을 나누지만 만만하지 않은 실력이라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철주에 의해 강필재가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물론 김택에 의해 제거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세자가 먼저 강필재를 알아보게 되면서 다시 한 번 진실의 끈을 잡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흔적이 되었습니다. 진짜 맹의를 가지고 있는 강필재는 자신을 위협하는 자를 피해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이에게 충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천승세의 등장과 제거는 곧 이후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를 알려주는 길잡이였습니다.

 

오늘 방송의 핵심은 이런 과정이 주는 길잡이만은 아니었습니다. 영조와 세자가 나누는 이야기 속에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담론이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홍계희를 의심하는 세자를 위해 영조는 직접 그가 일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그가 분명 사실을 은폐하는데 협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조가 원하는 일을 제대로 하는 인물이라는 것 역시 분명했습니다.

 

균역법을 통해서라도 백성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했던 영조는 홍계희를 통해 비리를 바로잡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홍계희의 일하는 방식 하나만 믿고 그를 병조판서로 임명한 영조는 확신합니다. 온갖 탐욕을 가진 자들이 모인 궁에서 영원한 친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조는 "완벽한 신하가 아닌 필요한 신하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곧 정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완벽한 신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불가능함을 추구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정치를 하기 위해 적절한 인사만이 핵심이라는 영조의 발언은 정치 9단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내둘 것은 내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곧 제대로 된 정치라는 영조와 달리, 세자는 분명한 확신이 존재했습니다.

 

"백성이 자신의 목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정치의 자격이라고 했습니다. 정치를 하려면 백성을 자신의 목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세자의 발언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우리 사회의 정치에서 과연 정치인들이 무엇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무고한 죽음 앞에서도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만을 원하고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보다는 진실을 감추고 자신들의 정치적 욕망만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이 현실정치를 얼마나 깊숙하게 다가와 있는지 알게 합니다.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결국 국민들이 잘 사는 나라가 되는지 아니면 소수의 권력자들을 위한 나라가 되는지 결정합니다. 백성을 위한 군주가 되고 싶어 하는 세자와 권력을 위한 정치를 하는 영조. 그 정치적 해게모니와 함수 관계는 과거만이 아닌 현재에도 이어지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정치인은 그저 국민들을 위해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드는 직업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자신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국민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방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만용하기만 합니다. 그들에게는 국민들은 보이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탐욕을 위한 권력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이런 현실을 다시 되새김질 하게 하는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은 흥미롭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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