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비밀의 문 6회-한석규 절정의 연기가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by 자이미 2014. 10. 8.
반응형

영조로 분한 한석규의 매력은 끝이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왕과는 차원이 다른 복잡 미묘한 감정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한석규의 영조 연기는 너무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시작 전부터 한석규에 대한 기대감은 6회까지 진행된 방송에서도 여전히 한석규에 대한 강렬함은 끝이 없습니다. 

 

새로운 영조를 창조해 낸 한석규;

맹의와 의궤살인사건 넘어서는 한석규의 존재감, 역설적으로 한석규가 문제다

 

 

 

 

한석규의 탁월한 연기가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의 재미를 막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한석규에 의지하는 모습이 크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신흥복 살인사건과 이를 추적하는 사도세자의 이야기가가 핵심임에도 한석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6회에서는 세자가 신흥복이 남긴 화첩을 통해 '화부타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긴 추적 끝에 의궤에까지 다다르게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30년 전 지독한 기억을 막으려는 영조와 이를 알아내려는 세자의 대립은 점점 강렬함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의 아들인 세조가 부상을 입고 들어온 모습을 보고 영조는 분개했습니다. 감히 누가 국본의 몸에 손을 대느냐는 분노는 곧바로 노론의 수장인 김택에게 가해졌습니다.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김택의 얼굴에 바둑판을 던져버리는 영조의 분노는 그동안 사극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파격이었습니다.

 

근엄함이라는 하나의 표정만을 가지고 있던 사극 속의 왕과는 달리, 한석규의 왕은 달랐습니다. 과거 세종대왕이 과거 욕을 자주 사용했다는 기록에 착안해 색다른 왕의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번 영조에서는 맹의에 의해 30년 동안 불안한 삶을 살아야 했던 외로운 남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해주고 있었습니다.

 

왕이 되기 전 이금은 신하들에 의해 버림받았던 인물이었습니다. 소론은 이금이 무수리에 의해 태어난 존재라는 점에서 그가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세자가 된 이금을 거부한 소론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금의 곁에 남았던 박문수는 영조에게는 애증의 관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영조가 박문수에게 세자의 스승이 되주기를 간청한 것 역시 자신을 지켜준 그에 대한 보은이자 믿을 수 있는 신하가 그만큼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나 왕족으로 정통성이 없다며 소론에 의해 거부당했던 이금은 노론의 김택 무리에 의해 왕이 되었습니다. 이금의 욕망과 김택의 권력욕이 만든 이 결과는 결국 30년의 고통으로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죽고 싶지 않아 맹의에 수결을 했던 이금은 피가 넘쳐는 분위기 속에서 노론과 손을 잡고 왕위에 올라섰습니다. 당연히 노론은 영조 시대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조를 옥죄는 수단이 되어버린 맹의를 없애기 위해 수장고까지 태워버린 영조이지만, 뒤늦게 다시 등장한 맹의는 그를 더욱 힘겹게 하고 있습니다. 노론에 의해 사사건건 왕의 존엄이 막히는 상황에서 영조를 분노하게 한 것은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에게까지 이어지는 악몽이었습니다.

 

자신이 당했던 수모를 더는 세자에게까지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영조에게 맹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워버려야만 하는 과거였습니다. 정통성이라는 지점에서 영조가 항상 불안해하고 고민해왔던 무수리의 아들이라는 오점과 맹의에 수결하며 노론에 의해 휘둘린 자신의 과거는 세자에게 물려줄 수 없는 과거였습니다.

 

맹의를 위해 신흥복 살인사건을 무마해야 하는 영조와 달리, 자신의 유일한 벗이었던 신흥복 죽음의 진실을 알아야만 했습니다. 그 마지막에 영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모른 채 진실을 찾아 앞으로만 나아가는 아들 세자를 바라보는 영조의 모습은 만감이 교차하는 복잡함이었습니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 김택을 협박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이어지며 다시 한 번 김택에게 협박을 당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진짜 맹의를 숨긴 강필재와 마주한 김택은 자신을 향해 당당한 그를 보고 호탕하게 웃습니다. 동궁전 별감이라는 지위는 그저 왕족을 감시하기 위한 김택의 선택이었고, 그는 말 그대로 조선시대 조폭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실세 중의 실세인 김택을 속이고 맹의를 차지한 행동은 당황스러웠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런 선택이 곧 새로운 상황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강필재는 소론의 강경파인 신치운에게 맹의 사실을 알리며 영조를 옥죄기 시작했습니다. 강필재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 김택은 강필재를 이용해 다시 한 번 영조를 압박하는 묘수를 선택했습니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 김택까지 협박했던 영조로서는 맹의가 소론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절망을 하고 맙니다.

 

영조가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세자는 신흥복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나철주에 의해 왼쪽 얼굴에 상처가 난 자를 알게 되지만,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는 강필재가 범인이라 확신을 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적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생으로 위장한 지담은 오히려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지담의 위기는 세자에 의해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이런 선택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세자와 지담의 돈독한 교류를 이어주기 위한 과정일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사족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혜경궁 홍씨가 지담을 경계하고 이런 상황들이 자칫 세자와 지담의 로맨스로 이어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는 전체적인 흐름과 재미를 흔드는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담이 기생으로 변장하며 위기감이 다가오고, 이를 풀어낸 세자로 인해 이들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수 있다는 것은 이후 이야기를 위해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지담의 친구이자 죽은 신흥복의 절친인 허정운의 연인이었던 춘월이의 방에서 문제의 신흥복 화집을 발견한 것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작위적으로 다가오는 과정들은 아쉽습니다.

 

화집을 통해 허정운이 남긴 '화부타도'가 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의궤 그림 속에 범인이 있다는 힌트였음을 알게 됩니다. 구결을 활용해 세자에게 암시를 전한 신흥복. 그의 화집을 통해 신흥복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를 알아낸 세자로 인해 영조와 세자의 대립각은 보다 깊숙한 곳에서 다시 충돌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은 분명 흥미로운 드라마입니다. 과거의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사극은 다양한 흥미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갑기도 합니다. 하지만 '맹의'에만 집착한 채 줄기차기 '맹의'만 이야기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피곤함을 선사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함께 움직이며 보다 풍성한 재미를 던져줘야만 하는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은 그래서 아쉽습니다. 영조와 세자의 대립과 충돌이 가장 큰 이야기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매 회 이들의 대립 구도는 분명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보다 풍성한 이야기들이 등장하지 않는 한 이들의 대립은 점점 매력을 상실해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영조인 한석규의 연기력이 너무 탁월해 세자의 움직임이 미력하게 다가온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최선을 다하는 이제훈의 연기가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부담이 자연스럽지 않은 연기로 다가온다는 점이 아직은 아쉽습니다. 이런 이제훈의 모습은 한석규의 너무 탁월한 연기로 더욱 큰 차이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긴박감보다는 자연스러운 예측이 가능한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은 보다 풍성한 이야기들이 절실합니다. 영조와 세자의 대립 구도도 흥미롭기는 하지만 주변 인물들을 적극 활용해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들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이야기 전체가 보다 풍성해지지 않으면 결국 이 드라마는 한석규의 일인극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부감으로 텅 빈 공간에 왕좌에 앉아 고뇌에 찬 영조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