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3. 07:04

이승환 페이스북 글이 던진 화두,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인 이유

살벌한 시대 이승환은 자신의 정규 앨범에 용감하게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곡을 발표했습니다. 고인을 욕되게 하는 행위가 마치 무슨 재미있는 놀이라도 되는 듯 왜곡되던 세상에 이승환이 던진 이 아름다운 곡은 모두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대중들을 울리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습니다. 

 

이승환의 시대정신;

세월호와 MBC, 그리고 신해철로 이어지는 이승환의 특별한 메시지

 

 

세월호 200일, MBC 교양국 해체, 신해철의 억울한 죽음. 최근 이어진 우리가 사는 현실의 모습들입니다. 이승환이 자신의 SNS에 나열한 이 모든 것들이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의 적나라한 민낯이라는 점에서 더욱 서글프게 다가옵니다. 세월호 참사 200일이 되었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대미문의 참사가 벌어진 현재에도 죽은이들은 말이 없고, 그들의 죽음을 헛되게 할 수 없는 남겨진 자들의 외침은 차가운 현실 속에서 점점 고립되어 갈 뿐입니다. 언론이 자신의 역할을 포기한 후 여론은 철저하게 일방향으로 왜곡되었고, 그렇게 틀어진 현실은 결과적으로 모든 것들을 바로볼 수 없는 외눈박이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MBC의 교양국 해체는 그들이 더는 공영방송으로 가치를 수행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명박 시절 김재철에 의해 시사국이 철저하게 해체되고 망가진 후 여전히 김재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MBC는 이제 교양국마저 해체함으로서 케이블 방송보다 못한 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MBC 사측의 조직개편안에 교양제작국이 사실상 해체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다큐프로그램은 외주 제작물을 관리하는 콘텐츠제작국으로, 나머지 조직과 인력은 예능 1국의 제작4부로 가게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MBC가 교양제작국을 해체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정도입니다.


다큐멘터리는 외주에 맡기고 남은 인력들은 예능과 일반 제작부서로 배치한것은 MBC는 더는 공영방송으로서 가치는 의미 없다는 선언이나 다름 없습니다. MBC 교양제작국은 굵직 굵직한 작품들을 만들어 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방송이었습니다. 

 

휴먼 다큐인 '다큐멘터리 사랑'은 반프 TV페스티벌, 애미상 등 세계 정상급의 프로그램 페스티벌에서도 이름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눈물 시리즈'로 불리는 '북극의 눈물'과 '아마존의 눈물' 등은 다큐멘터리로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20%를 넘길 정도로 효자 프로그램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능력있는 유능한 PD들을 함부러 낭비하는 것은 그들이 국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MBC 교양국의 해체는 대한민국의 방송의 미래가 몰락으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공영방송을 이끌던 그들을 공중분해해버린 사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의 방송은 암흑시대 그 이상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게 다가옵니다.

 

이승환은 자신의 SNS에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화두들을 던졌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렇게 단 한 번이라도 만나달라는 절규 속에서도 박 대통령은 끝내 그들을 외면했습니다. 현 정권에게 세월호 유가족들은 국민이 아니었던 듯합니다. 최소한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대변인이 된 권력이 국민들을 외면하는 행위는 그들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승환은 박 대통령에 대한 통렬한 풍자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패션 외교를 비꼬고 공무원들으 한심한 밥그릇 싸움에만 집착하는 모습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헬스 기구 비용으로 1억이 넘는 금액을 사용하고 헬스트레이너를 최연소 3급 행정관으로 만든 현실도 놓치지 않고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사회비판은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세월호를 시작으로 청와대와 공무원, 그리고 MBC의 교양국 폐지를 넘어 이제는 전직 대통령들에게 그 칼날을 겨누었습니다. 퇴임한 MB가 현직 대통령보다 6배나 많은 황제 경호를 받고 있는 현실을 통렬하게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자신히 한 일들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우면 그럴까 라는 측은지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자를 위해 국민의 혈세가 허탈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분노하게 합니다.

 

 

자신이 투자했던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이기도 했던 전두환에 대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살아있는 권력으로 호위호식하고 있는 전두환은 건강하기까지 합니다. 미스터리한 그의 삶은 대한민국이 왜 황당한 국가로 대접받을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 자국민을 학살한 독재자가 엄청난 자산을 품고 호화롭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은 여전히 전두환의 시대에 갇혀 있는 듯 보일 뿐이니 말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안태범 군의 아버지는 아들을 잃은 고통 속에서 끝내 지난 26일 숨지고 말았습니다. 이겨내고 아들의 죽음의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던 아버지는 끝내 암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들이 있는 곳으로 따라가고 말았습니다. "태범이도 가고, 태범이 아버님도 가고, 해철이도 갔습니다"라고 써내려가던 이승환은 마지막에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착하게, 정의롭게 살고자 한 사람들이 먼저 떠나는 게 원통하고 분해서 한 마디 남겨 봅니다"

 
이승환이 자신의 SNS 마지막에 적은 이 글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왜 착하고 정의롭게 살고자 하는 이들은 이렇게 먼저 떠나가야만 하는지 원통하고 분할 뿐이니 말입니다. 정의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신해철의 죽음. 그의 죽음은 이승환에게도 큰 상처로 남겨진 듯합니다. 

 

 

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않겠다던 신해철은 하지만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해 그 신념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던 그는 사회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서도 항상 소신발언을 해왔던 신해철은 그렇게 우리에게 '민물장어의 꿈'이라는 걸작과 함께 스스로 비겁해지는 우리를 다그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승환은 어쩌면 가장 신해철을 잘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이승환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신해철이 꿈꾸었던 사회와 정반대로 향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바라보며 역설적으로 신해철에 대한 그리움을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이승환. 그는 신해철을 통해 우리 시대를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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