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7. 07:04

무한도전 극한알바, 미생과는 또 다른 우리의 현실이었다

요즘 가장 뜨거운 드라마는 단연 <미생>입니다. 케이블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전국 8%의 시청률, 수도권에서 마의 10%를 넘긴 이 드라마의 힘은 바로 우리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특유의 과장을 버리고 우리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성공한 <미생>은 그래서 위대했습니다. 그리고 예능에는 <무한도전-극한알바>가 있었습니다. 

 

극한알바의 대단한 반전;

미생과 극한알바, 우리 시대 노동자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노동의 신성함이 터부시되는 사회. 노동이, 노동이 아닌 비하의 가치가 되어버린 사회는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땀의 의미보다는 일확천금만을 원하는 분명한 한계 속에서 사회는 더욱 뒤틀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노동의 신성함을 되찾지 못한다면 이 지독한 암흑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무한도전-극한알바>는 특별했습니다. 

 

 

63 빌딩 유리창 닦기, 지하 갱도에서 석탄 캐기, 택배 상하차 알바, 텔레마케터, 굴 까기 등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알바를 하러 나선 이들의 모습은 섬뜩할 정도였습니다. 수많은 직업들이 산재한 대한민국에서 일반적으로 보기 어려웠던 직업군들의 직업 안에서 직접 그들과 함께 일을 하는 과정은 말 그대로 '체험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세상에 남의 돈을 받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는 사실은 오늘 무도를 보면서도 충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저 이런 극한 직업군의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경중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힘겹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무도에서 나온 이들의 극한 알바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극한알바의 핵심은 차승원 일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도의 9년 전 무모한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땅에 헤딩을 하던 시절 차승원은 연탄 공장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뭐든지 닥치면 하는 그 쉽지 않은 도전 상황 속에서도 시청률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던 그 시절, 차승원은 그들에게 구세주였습니다. 잘나가던 모델 출신 연기자인 차승원은 검은색 연탄에 뒤덮인 그의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무한도전 9년의 역사 속에서 많은 레전드 중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차승원의 연탄 공장의 추억을 되돌리게 하는 이번 석탄 캐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제작진들이 공을 들여 차승원에게 1050m를 선택하도록 유도한 이유 역시 9년의 무도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무도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교도부였습니다.

 

 

석탄을 캐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만 한 시간이나 걸리는 1050m 지하 갱도는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마나 무도 촬영을 한다고 해서 가장 좋은 장소를 선택한 곳이었지만, 키가 큰 차승원이 허리를 제대로 펼 수도 없을 정도로 좁은 그곳에서 석탄 작업을 하는 광부들의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산소도 부족해 산소마스크로 산소를 공급받으며 일을 하는 상황은 우리의 모든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새카만 석탄을 뒤집어 쓴 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느끼지 못하고 지하 1000m가 넘는 굴속에서 채굴을 하는 과정은 정말 극한이라는 말로도 다 표현을 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상상 그 이상의 극한 알바는 다른 일을 하는 이들과 비교를 불가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이들의 일이 쉬울 수는 없었습니다. 쉬지도 못한 채 택배 상품들을 끝없이 차에 싫고 빼내는 과정을 반복하는 작업 역시 고되고 힘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지독할 정도로 힘겨운 일들을 해내는 물류창고의 노동자들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던 낯선 곳에서 얼마나 힘들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Kg당 2,000원을 받는 굴 까는 일들 역시 결코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아주머니들이 거의 전부인 그곳에서의 일은 단순작업의 극한이었습니다. 아주머니들이 하루 종일 서서 12시간이 넘도록 일을 하는 것은 모두 아이들을 키우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신이 쉬지 않고 12시간, 13시간을 일을 하면 아이들 고등학교를 보내고, 수학여행도 보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쉼 없이 일하는 그곳은 바로 우리 위대한 어머니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감정 노동의 극한 경험하는 텔레마케터의 일도 결코 쉬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건물 안에서 앉아 전화만 받는 것이 전부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대하는 모든 일은 쉽게 감정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텔레마케터는 절대 을이라는 점에서 수많은 폭언의 희생자가 될 수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감정 노동은 가장 심각한 노동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수많은 사과를 하던 정준하는 단 한 번의 "감사합니다"라는 고객의 인사에 한없는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저 막 쏟아낼 수밖에 없는 갑의 말들 속에서 격려의 한 마디는 큰 위안과 행복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콜 센터가 자리를 잡으며 텔레마케터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회사로서는 감정 노동이 심한 텔레마케터를 다른 곳으로 넘기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는 중요합니다.

 

가장 민감하고 힘든 노동을 콜 센터에 넘기고. 콜 센터는 각각의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대신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직접 회사와 접촉을 하지 못하고, 그 상황은 격한 감정싸움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책임을 질 수 없는 상담 역할을 하는 텔레마케터는 그 모든 불평불만은 고스란히 흡수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고된 일들의 연속 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1,000m가 넘는 땅 속으로 들어가 일을 하고, 모든 불만을 받고 해결해야만 하는 이들. 그 모든 것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우리의 이웃, 혹은 나, 그리고 나의 부모들이 해왔고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모두 노동의 신성함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그 노동의 신성함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들을 간접적으로 체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미생>이 종합상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담고 있다면, <무한도전>은 극단적인 노동 현장에서 직접 체험을 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어느 것이 더 대단하다는 평가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이 우리의 일상이고, 우리의 일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노동자가 없이 한 국가가 유지될 수는 없습니다. 노동자들의 정직한 땀이 결국 국가가 부강해지게 되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노동자는 멸시받아서는 안 되는 신성한 존재들입니다. 스스로 자신이 노동자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현실 속에서 노동이 멸시를 받고 있는 게 우리의 일상이기도 합니다. 블루 컬러와 화이트 컬러로 나뉘어 누가 더 옳다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은 이들 노동자들이 협업을 하지 않으면 사회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은 누구나 신성시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노동의 진가. 그 노동자의 현실. 그리고 노동의 현장에서 흘리는 굵은 땀의 의미를 보여준 <무한도전 극한알바>는 그래서 특별했습니다. 예능적 반전을 위해 극한알바 해외 편을 준비한 무도의 이 기괴할 정도로 대단한 도전의식은 역시 무도다웠습니다.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이번 특집은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무도의 몸부림이었고, 힘겨운 삶에 지쳐있는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 의미 있는 특집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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