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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피노키오 11회-이종석 위해 스스로 제보자 된 윤균상 먹먹하다

by 자이미 201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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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사건이후 만난 기재명과 기하명. 하지만 이들 형제에게 행복은 그리 오래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처럼 그들에게도 그 짧은 만남 뒤 잔인한 현실은 지독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동생을 위해 과감하게 스스로 제보자가 되어버린 형 기재명의 선택은 그래서 위대했습니다. 

 

스스로 제보자가 된 형;

동생에게 자수를 한 형, 진정한 기자가 되기를 바라는 지독한 형제애

 

 

 

잔인한 복수를 꿈꾸었던 기재명은 자수를 포기하고 동생에게 자수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아버지의 죽음은 헛되게 만들었던 모든 이들에게 복수를 다짐했던 재명은 우연히 되찾은 동생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자신이 증오하던 기자가 된 동생. 그 동생이 진정한 기자가 되어 자신이 못다 한 복수를 해줄 수 있을지 궁금했던 형은 그렇게 동생에게 스스로 제보자가 되었습니다.

 

 

인하가 송차옥 부장에게 분노한 모습을 본 재명은 가족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에 놀랍니다. 그리고 그걸 추궁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달포가 자신이 바로 죽었다고 생각한 동생 하명이라고 밝히며 극적인 반전이 성립되었습니다. 증오했던 기자가 자신은 죽었다고 생각했던 친동생이라는 사실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한없이 반가운 형 재명이었습니다.

 

죽었을 것이라 생각해왔던 동생이 자신의 눈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재명의 환한 웃음은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이미 서로가 그들이 숨기고 싶은 진실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3년 전 사건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던 형 재명은 해서는 안 되는 복수를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결코 부모님의 죽음을 대신할 무엇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잔인한 복수로만 점철될 듯한 순간 재명은 자신의 눈앞에 쓰러져 있던 어린 학생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눈길에 넘어져 미끄러져 내려오는 트럭을 발견한 재명의 선택은 단 하나였습니다. 그 사건 이후 재명은 의도하지 않은 영웅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가족을 붕괴시키고, 자신마저도 악마로 만들어버린 송차옥의 손에 의해 자신은 하루아침에 영웅이 되었습니다.

 

한 기자의 손에 세상에서 존재해서는 안 되는 악마가 되었다, 세상 모두를 구한 듯한 영웅이 되어버린 상황에 재명은 황당해합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래서 왜 그렇게 위험한지를 알 수 있게 한 기재명의 영웅몰이는 그에게 분명한 선택을 강요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잘생긴 얼굴에 몇 가지 그럴듯한 이야기만 담겨지면 대중들은 쉽게 몰입합니다. 그렇게 기재명은 어느 순간 그 누구보다 유명한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곳에서나 자신을 알아보고 더욱 나이 어린 청소년들은 자신을 아이돌 대하듯 합니다. 그런 영웅놀이에 잠시 취해있기도 했던 그는 친동생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복수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말입니다.

 

하명은 재명이 그 잔인한 짓을 벌인 것을 자신의 탓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인하의 아버지가 방송을 통해 가족을 찾자는 말에 거절만 하지 않았다면 형이 잔인한 살인마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엄마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가버린 형에 대한 분노 때문에 선택한 그 철저한 침묵은 결국 형을 살인자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달포가 아닌 하명이었습니다.

 

자신이 인하를 사랑하지만 않았다면, 그리고 그 가족들을 진짜 가족이라 생각하지만 않았다면 형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죄책감은 그에게 선택을 강요하게 합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찾기 위해 올 인했던 형. 그리고 잘못된 방법으로 복수를 결행했던 형을 그렇게 밀어붙였던 자신을 탓하던 하명은 선택을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술에 취한 인하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었던 하명은 형을 위해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물론 기억을 되살린 인하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지독한 고통 속에서 힘겨워하는 하명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인하는 먼저 이별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어머니가 아닌 기자 송차옥에게 제대로 복수를 하라며 마지막 키스를 하는 장면은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격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자신의 자수 권유도 뿌리치고, 제보자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줘도 오히려 자신의 범죄를 숨기려는 듯한 형의 행동에 하명은 답답해합니다. 어떻게든 형을 구하고 싶은 어린 동생의 행동은 그저 차가워진 형 앞에서는 무의미하게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송차옥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한다는 재명이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형을 막으려 했던 하명은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인하와도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하명은 자신의 휴대폰으로 온 제보자의 사진과 글, 그리고 자신이 몰래 녹음했었던 내용까지 캡에게 넘기며 세상에 기재명 사건을 알리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형을 만나러 간 하명은 그곳에서 진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을 차갑게 대하고, 밀어내기만 하면서 오직 복수에만 집착하던 형이 바로 그 제보자였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자신의 죄를 다른 이들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지만, 기자가 된 동생에게만은 제보할 수 있었던 형의 그 선택은 최달포를 기하명으로 변신시켰습니다.

 

하명이 자신이 증오하던 다른 기자들처럼 기레기 짓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보낸 결정적인 증거는 즉시 기사화되고 특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생은 형을 어떻게든 구하기 위해 찾아와 자수를 권유했습니다. 그런 동생을 뿌리쳤던 형은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진정한 복수를 위해 송차옥의 딸인 인하와 이별까지 한 동생의 결연함에 그는 자신이 바로 제보자임을 밝혔습니다.

 

기레기가 아닌 진짜 기자가 되려는 동생 하명. 그리고 실제 진짜 기자로서 행동하는 하명을 믿게 된 재명의 선택은 결국 <피노키오>의 2막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불속으로 뛰어들어 불쏘시개 역할을 자청한 형 재명으로 인해 하명은 진정한 기자가 되어 진짜 복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을 위해 스스로를 던진 형의 이 먹먹함은 시청자들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잔인한 복수만 꿈꿔왔고, 실제 살인까지 저지른 그래서 더는 제어가 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재명. 그는 친동생을 만난 후 마지막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했던 방식의 복수가 아닌 기자가 된 하명이 제대로 세상에 복수를 해주기를 바라며 스스로 제보자가 되었습니다.

 

탁월한 이야기의 힘은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20부작 드라마에서 중요한 기둥으로 끌고 왔던 기재명이라는 인물을 뽑아내 태워버리는 능력은 쉽게 할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기존 드라마라면 이런 저런 이유로 괴물로 만들어질 수도 있었던 재명을 절반이 지나며 하명을 위해 던지는 작가는 잔인할 정도로 탁월했습니다. 우리 시대 기자란 무엇인가 라는 기본적인 물음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작가의 공력이 다음 이야기를 간절하게 기대하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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