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9. 09:11

SBS스페셜 이선희, 나는 이선희가 될 수 있을까?

30주년 앨범을 발매했던 2014년의 이선희는 30년 전 1984년 이선희와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곡절들이 있었을 그녀였지만 가수 이선희에게 세월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J에게'라는 곡으로 해성처럼 등장해 대한민국 가요계의 전설이 된 이선희. 나도 이선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게 한 <SBS 스페셜 나는 산다. 이선희, 대한민국을 위로하다>는 그래서 특별했습니다. 

 

나는 이선희가 될 수 있을까?

모든 미생들에게 던지는 완생을 향해가는 이선희, 그녀를 이야기하는 송창식에 답이 있었다

 

 

 

이선희는 노래하는 가수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되고 싶다고 모두가 가수를 꿈꾼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3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자신의 위치에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자신의 위치에서 한 번쯤은 최고를 기록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를 3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지켜낸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이선희는 기적을 만들고 기적을 행하고, 기적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이선희를 종교적으로 해석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늙어가며 지친 우리에게 힘을 부여하는 그녀는 우리에게는 그 어떤 종교적인 존재보다 더 위대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저 이승기의 스승으로 이해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선희를 모를 수는 있지만, 그녀의 노래를 한 번 듣는다면 멈출 수 없는 것이 바로 이선희의 매력이자 진가입니다. 그녀의 노래는 3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올드하지 않아 위대합니다.

 

'Oldies But Goodies'라는 용어가 한참 유행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팝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던 시절 새로운 노래만이 아닌 오래된 곡들 역시 좋다는 의미로 다양한 음악들을 전달하던 DJ들이 자주 사용하던 용어이기도 했습니다. 팝의 다양성과 오랜 역사, 그리고 그 위대한 성취에 경도되었던 우리에게 아쉬운 것은 가요에는 이런 용어를 사용하기 어려웠다는 사실입니다.

 

가요는 철지나면 폐기처분되는 그렇고 그런 일회용 노래처럼 취급되던 시절 이선희의 등장은 우리에게도 진정한 음악의 시대가 열렸다는 환호를 하게 했습니다. 신중현, 조용필, 산울림, 송골매, 송창식, 양희은, 김민기 등 위대한 가수들은  70년대와 80년대 집중적으로 등장하며 이선희와 함께 우리에게도 'Oldies But Goodies'가 가능한 세대가 되도록 해주었습니다. 

 

 

극단적인 아줌마 파머와 커다란 잠자리 안경, 까만 피부의 이선희는 4막5장이라는 팀명으로 'J에게'를 부르며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이 곡 하나로 이선희는 당대 최고의 가수 자리에 올랐고, 그녀의 가수 인생은 그렇게 30년이 된 현재까지도 여전히 왕성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50이라는 나이에 접어든 이선희이지만 그녀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20대 이선희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한 목소리와 더 농익은 삶이 녹아든 곡 해석은 그녀를 진정한 전설로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녀의 삶을 닮고 싶은 것은 단순히 화려함만은 아닐 것입니다. 

 

바른 청년 이승기의 스승인 이선희. 그런 그녀로 인해 모두가 사랑하는 스타 이승기는 탄생했고, 그는 스승이 걸어왔던 길을 걸어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가 바라본 이선희의 모습은 화려함이 아닌 그녀가 그 긴 시간 가수로서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었을 것입니다. 

 

짜고 매운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고 철저하게 목관리를 하는 이선희는 가수를 위해 태어난 사람 같습니다. 이승기가 이선희의 집에서 음악을 배우던 시절 항상 해주던 음식을 먹으며 어떻게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지? 라는 의문은 곧 현재의 이선희였습니다. 

 

 

노래를 위해 맛까지 포기하고 살고 있는 이선희는 분명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노래를 위해서라면 타협도 존재하지 않는 그녀는 완벽주의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기다려주는 팬들을 위해서 혼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SBS 스페셜>에서 이선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송창식에게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연습을 쉬지 않고 나이를 먹을수록 노래가 더 좋아지는 것은 이선희가 처음이다"라는 말 속에 모든 정답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노래가 좋아 진다"는 송창식의 탄성 속에는 그녀의 고된 연습의 결과가 존재해있었습니다. 

 

송창식 역시 매일 꾸준하게 노래를 하는 연습벌레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직 노래를 하며 삶을 살아온 전설이 또 다른 전설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았겠지만, 17살이나 어린 후배인 이선희의 이 대견한 모습은 뿌듯함이었을 것입니다. 그저 나이가 들며 기교와 몸짓으로 현혹시키는 광대가 아니라 꾸준한 연습으로 진정한 노래로 팬들을 사로잡는 이선희라는 가수는 그런 가수입니다. 

 

요령이 아닌 꾸준한 노력과 연습을 통해 당당하게 승부하는 이선희. 나도 이선희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의 해답은 송창식이 대신 해주었습니다. 노력 없이 결과를 바라는 현재의 나에게 던진 이선희의 인생은 앞으로 살아갈 나의 인생이기도 했습니다. 

 

'J에게'가 누구냐는 수많은 질문에 이선희는 자신의 노래를 들으러 와준 팬들에게 그 누구도 아닌 30년 전이나 현재까지나 'J'는 바로 팬들이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가수와 팬. 그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이선희. 그녀의 삶처럼 살고 싶은 우매한 우리에게 그녀는 여전히 몸소 실천하는 삶으로 우리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결과는 존재할 수 없음을 스스로 보여주는 이선희. 그녀의 삶은 우리의 새로운 지표로 삼아도 좋을 듯합니다. 가수 이선희가 아닌 인생을 앞서간 그녀의 삶이 던지는 가치는 2014년을 며칠 앞둔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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