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피노키오 18, 19회-김영광과 진경 아들과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by 자이미 2015. 1. 15.
반응형

언론에 대한 가치를 흥미롭게 이끌고 있는 드라마 <피노키오>가 이제 마지막 한 회를 남기고 있습니다. 18회와 19회가 연속 방영되며 급하게 마무리를 향해 가는 이 드라마가 후반 아쉬움을 던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급한 마무리에 러브라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진지함을 코믹함으로 풀어내는 것 자체가 아쉬운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너무 통속적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희생 없는 변화는 없다;

언론이기를 포기한 언론인에게 던지는 직구, 당신들은 정말 언론인이 맞습니까?

 

 

 

 

위트 있게 살짝 방송사 명칭을 바꾸기는 했지만, 그들의 행동을 보면 현실 속 우리가 느끼고 있는 방송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철저하게 망가진 현실 속에서 과연 그들이 언론인이 맞기는 한지 고민하게 하는 이 한심한 현실을 드라마를 통해 위로받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다가오기만 합니다.

 

 

18회에는 부장이 아닌 어머니로서의 송차옥의 변신이 담겼고, 19회에서는 재벌가 아들 서범조가 아닌 박로사의 아들인 서범조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서로 다른 깨달음이지만 결국 하나의 가치와 목적을 가진 이야기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마무리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며 살아야 했던 송차옥의 변신은 예고된 결과였습니다. 철저하게 그 어느 편에 서지도 못한 채 오직 기자라는 직업에만 집착한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은 결국 기자라는 가치 안에 머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자신의 딸인 인하를 멀리 했던 이유 역시 기자이면서도 기자이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한 몫하고 있었습니다.

 

하명이 전한 자신의 과거를 들고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던 송차옥은 그렇게 기자이기를 원했고, 그 선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기로 작정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딸 앞에서 더는 부끄러운 언론인이 될 수 없다는 확신이 그에게는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18회의 핵심은 테러였습니다. 방송사를 찾아와 타정건을 쏘며 기하명을 찾는 모습은 경악스러웠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 테러 사건은 결과적으로 박로사 회장을 궁지로 몰아넣는 계기로 작용합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테러 사건에서 하명은 그 남자가 전날 아파트 앞에서 과격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바로 그 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을 공격하러 방송사까지 나선 이 사건이 단순히 자신에게만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테러범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타정건에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인하를 구하기 위해 MSC로 향합니다. 하명이 예측했듯이 이 범인은 곧바로 인하와 송차옥을 찾으며 칼을 휘두르는 과격함으로 방송국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편집실에서 과거 영상을 보고 있던 모녀는 그곳까지 찾아 온 테러범에 의해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극적인 순간 등장해 인하와 차옥을 구하고 쓰러지는 하명의 모습은 동화 속 왕자님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명확하게 인하와 차옥이 가까워지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 전부터 이어지기 시작했던 이들의 관계는 이 테러 사건으로 인해 하나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공개적으로 방송사를 침입해 테러를 하는 일은 강력한 경고를 한 박로사는 이것도 모자라 송차옥과 김공주를 한직으로 밀어내는 인사이동으로 입을 막기 위해 나섰습니다. 노골적으로 박로사 회장으로 향하는 자신들의 입을 막겠다는 의지는 결과적으로 더 큰 분노를 불러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결을 선언한 상황에서 이런 방식의 대처는 결과적으로 더 큰 분노를 이끌고, 멈출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게 만들었습니다. 자신도 모자라 딸까지 자신과 같은 일그러진 기자로 만들려는 박 회장에게 처음으로 반박을 했던 송차옥은 그렇게 날선 칼을 박로사 회장을 향해 겨누기 시작했습니다.

 

송차옥은 더는 박 회장을 위한 송 부장이 아닌, 인하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진정한 기자로서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스스로 경찰서를 찾습니다. 명예훼손으로 자신을 고소하며 경찰에서 지난 13년간의 커넥션을 모두 털어놓겠다는 송차옥의 행동은 결국 여론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온 재벌과 방송의 은밀한 관계는 기하명을 통해 보도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박 회장 측은 엇박자가 나는 상황들로만 이어지기만 했습니다. 이미 모든 패들을 알고 있는 이들과의 전쟁에서 박 회장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했던 상황에서 박 회장은 놀림감이 되고 말았습니다.

 

경찰 출두를 미루기 위해 노력을 하다 더 민망한 상황에 빠진 박 회장은 지하 주차장에서 기자들의 공습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예인 이슈를 만들어 여론 호도를 이끌기도 하지만 이미 넘어간 분위기를 박 회장 측에서 뒤집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신념이 있는 기자들의 공정보도는 막을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어머니를 배신할 수 없는 아들 범조의 고뇌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기자라는 직업을 던지기는 했지만 어머니 곁에서 박 회장이 저지르는 수많은 일들을 보고 듣고 녹음하며 그는 어머니를 배신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하명과 상의를 했던 범조이지만, 용기를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머리에서는 어머니의 잘못을 바로잡고 사회정의를 위해 고발을 하겠다는 마음이 들지만, 자신에게는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어머니라는 점에서 그런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아들 범조의 마음이었습니다. 이렇게 갈등하는 범조에게 다그치지 않는 하명 역시 그와 유사한 고민을 해야만 했었던 인물이었습니다.

 

 

형의 범죄 가능성을 알고 형을 고발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던 하명에게도 그 선택은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이 한 번만 눈을 감으면 13년 동안 헤어져 있던 형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은 결국 형이 내릴 수 있도록 해주었고, 하명은 형으로 인해 당당한 기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명과 달리, 범조의 상황은 달랐습니다.

 

하명과 같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해줄 어머니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범조로서는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어머니를 고발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의 선택은 의외였지만 확실한 한 방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어머니에게 이런 선택보다 충격적이고 두려운 일은 있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범조는 어머니가 새롭게 지으려는 건물 착공식이 열리는 날 스스로 경찰서를 찾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언론사 테러범을 사주한 장본인이라고 고백합니다. 어머니를 통해 자신이 언론사 테러를 사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범조는 그 테러범을 직접 만나 확신을 얻고, 직접 자수를 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아들의 입장에서 어머니를 고발할 수는 없었던 착한 범조의 선택은 어머니가 짊어지고 있던 그 수많은 짐들을 나눠지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어머니에게 왜 그렇게 사느냐고 따지듯 물었던 범조에게 돌아왔던 대답은 결국 그가 호사롭게 살았던 모든 것들을 위함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불행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던 삶은 이런 수많은 이들의 고통 속에서 나온 결과라는 것을 범조는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더욱 악독해질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를 위해 그 짐을 대신 짊어지겠다는 그의 선택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누린 모든 것들, 앞으로 누를 모든 것들. 어머니와 함께 책임지겠습니다"

 

"그동안 모른 척 혼자 둬서 죄송합니다. 지금부터 늘 어머니와 함께 하겠습니다"

 

인하의 입을 통해 전해진 범조의 진심은 박 회장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아들이 스스로 무덤으로 들어서는 것을 그녀는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식에게 최고를 남기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박 회장에게 거칠 것은 없었습니다.

 

그 어떤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더 많은 것을 얻으면 그만큼 아들의 삶이 풍족하고 행복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동원해 지켜왔던 아들 범조가 스스로 어머니의 죄를 뒤집어쓰고 범죄자가 되어버린 상황은 박 회장의 심경 변화를 이끄는 동기가 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이름으로 진정한 기자정신을 되찾은 송차옥에 이어, 아들의 이름으로 어머니의 잘못을 대신 짊어진 범조의 행동으로 박 회장의 악행은 막을 내릴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한 회를 남긴 <피노키오>가 갑작스러운 변화를 이끌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미 충분한 해피엔딩은 준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론이기를 포기하고 스스로 언론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해야만 하는 현재의 대한민국. 권력에 의해 철저하게 농락당한 채 스스로 자신들을 언론인이기보다는 기레기임을 자임하는 현실 속에서 <피노키오>는 무척이나 특별한 드라마로 다가왔습니다.

 

당당하게 "당신은 언론인이 맞습니까?"를 외치던 그들의 모습이 극중 송차옥이 그 지독한 굴레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언론인으로 되돌아가듯,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수 있기를 고대해봅니다.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그 당연한 이치 속에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그 첫 걸음은 결국 바른 언론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