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착하지 않은 여자들 1회-착해서는 안 되는 세상을 비튼 착하지 않은 그녀들이 반갑다

by 자이미 2015. 2. 26.
반응형

3대에 걸친 기구한 운명의 여인들이 벌이는 극복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김혜자, 채시라, 도지원, 이하나가 보여줄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고군분투는 흥미롭습니다. 남성이 주가 되는 현실 속에서 여자들이 전면에 나서 펼칠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호기심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여자 3대다;

3대에 걸친 여자들의 분노, 사회에 던지는 그녀들의 외침이 반갑다

 

 

 

 

남성 위주의 대한민국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당연하게도 남녀평등이라는 당연한 이야기가 하나의 담론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담론을 넘어 하나의 정책으로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더욱 독려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의 틀 자체가 바뀌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전면에 등장한 드라마는 반갑게 다가옵니다.

 

3대에 걸친 4명의 여성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세상 살기는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우리의 어머니, 누이, 그리고 여동생들의 이야기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특별함으로 다가옵니다. 탁월한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는 엄마 강순옥과 아나운서로 승승장구하던 첫째 딸 김현정, 고교 퇴학 후 인생이 꼬인 김현숙, 그리고 그녀의 딸인 인문학 시간강사 정마리의 삶은 첫 등장부터 특별했습니다.

 

모난 돌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채 좌충우돌하는 김현숙은 첫 회부터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이끄는 트러블메이커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안국동 강선생이라 불리며 재야의 요리 선생으로 활약하는 엄마 강순옥의 파란만장한 삶은 어쩌면 둘째인 현숙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선으로 만나 부잣집 외아들과 결혼해서 두 딸을 낳고 잘 살았지만 남편이 다른 여자를 좋아하면서 엄마 순옥은 쓸쓸하고 아픈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첫째인 앵커우먼 현정은 항상 1등만 하고 좋은 학교 나와 방송국에 취직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공부도 못하고 고등학교도 다 마치지 못하고 퇴학을 당한 둘째 현숙은 언제나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나마 좋은 사람과 결혼해 딸 마리도 낳고 명문대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최연소 교수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 믿었던 순옥의 인생은 다시 한 번 난파선 같은 상황에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용하다는 점쟁이가 초를 치듯 딸들과 손녀딸에 대한 악담 아닌 악담을 써놓은 모습을 보고 그저 불쾌하기만 했지만, 그게 현실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요리 학원을 구해준다며 돈을 가져간 둘째 딸은 강력한 한 방으로 모두를 경악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순옥의 돈도 모자라 집까지 담보로 잡아 거액을 투자한 현숙은 그 돈을 모두 날리고 말았습니다. 잘하지도 못하는 투자에 나서 거액을 날린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어떻게든 돈을 되찾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하우스에서 돈을 따는 것이었습니다. 절친인 종민에게 돈 백만원을 빌려 화투를 시작한 그녀는 다시 잃었던 돈을 만회하는 듯했습니다.

 

 

운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에게 거액이 들어오려는 순간 그 하우스는 경찰들에 의해 급습을 당했고, 눈앞에 있는 거액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도망자 신세가 된 현숙은 낡은 슬리퍼를 신고 경찰을 피해 도망치기에 급급했습니다. 미치도록 꼬이는 이 한심한 현실 속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과거 억울하게 퇴학을 당하고 죽으려고 했던 그때처럼 다시 죽음과 마주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숙이 시작한 절망의 노래는 모두에게 급격하게 번져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지독한 바이러스가 그들을 지배하듯 현숙의 문제는 가족 전체를 지배해갔습니다. 명문대를 나오고 최연소 교수를 꿈꾸었던 전도유망한 마리는 한순간에 나락에 빠져 완전히 학계에서 밀려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인문학과를 폐강하는 현실 속에서 인문학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방법들을 동원했지만, 그런 그녀의 선의는 방송사 피디인 이두진에 의해 오해를 만들고 몰락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학과 수강생이 200명이 넘으면 학교 잔디밭에서 자장면을 사주겠다는 마리의 공언을 실행하는 그 현장에 마침 다른 취재로 온 두진은 화면에 담았고, 인문학 몰락 시대를 조망하기 위한 특집은 오히려 독이 되어버렸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를 조망하기 위해 만든 특집은 중간에 다른 특집에 의해 잘리며 마리가 부당한 시간강사로 전락하게 되고 학교에서 쫓겨나고 학원가에서도 기피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공부가 전부인데, 그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날려버린 그녀에게 현재의 상황은 끔찍하기만 했습니다.

 

앵커우먼으로 승승장구하는 현정이라고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로 인해 항상 긴장해야만 하는 그녀 역시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 순간 흔들리기 시작한 가족은 다시 한 번 최악의 상황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아버지 묘에서 수면제를 먹고 죽음을 선택한 현정은 자신이 그렇게 죽는 게 갑자기 부당하게 여겨졌습니다. 바람에 날려 자신의 눈앞으로 온 신문에 난 기사에 쓰인 과거 고교 담임이었던 나말련은 그녀가 죽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이토록 꼬인 인생을 살 수밖에 없는 모든 원인 제공은 바로 그 나말련 선생으로 인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살아야만 했습니다. 살아서 그녀를 다시 만나야만 했습니다.

 

마리의 인생을 꼬이게 만든 이두진의 어머니는 마리의 어머니인 현정의 인생을 뒤틀어 놓은 나말련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충돌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더욱 흥미롭게 이끄는 이유로 다가옵니다. 악연도 인연이라고 그들의 지독한 상처가 사랑이라는 과정으로 변화해간다는 점도 재미있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영화 <캐리>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어린 현숙의 상상력을 담은 장면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이 드라마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이 장면은 적절한 CG의 힘과 함께 드라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현숙의 복수가 과연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지독한 운명에서 캐리 화이트처럼 잔인한 복수로 이어질지도 궁금해집니다.


 

착실할 정도로 첫 회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보여주는데 집중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매력적이었습니다. 더는 착한 여성들이 행복해질 수 없는 세상에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역설적으로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선언적인 제목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이 지독하게 박복해 보이는 3대 4명의 여성들이 이 지리멸렬하고 운도 없는 현실을 어떻게 해쳐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