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22. 12:01

아빠를 부탁해 정규 편성 첫 회 불안과 기대를 함께 보여주었다

설 특집으로 준비되었던 <아빠를 부탁해>가 정규 편성되었습니다. 방송과 함께 높은 관심과 우려가 공존했던 이 예능은 SBS의 봄철 개편의 핵심으로 자리하며 나쁘지 않은 시청률로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4명의 아빠와 20대 딸들이 벌이는 일상의 모습은 그렇게 시청자들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익숙한 방식 속 함정은 있다;

4명의 성공한 아빠들과 20대 딸들의 일상, 아빠는 부탁받을 수 있을까?

 

 

 

 

이경규, 강석우, 조재현, 조민기 등 성공한 아버지들과 이제는 성장한 20대 딸들과의 일상을 담고 있는 <아빠를 부탁해>는 분명 흥미로운 예능입니다.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50대 아버지들과 이제는 성인이 되어버린 딸들의 관계는 어색한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두 차례의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은 그들의 관계와 이후의 과정들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은 정규편성이 되어 주말 예능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출연자들 역시 시청자가 되었고, 자신들의 일상을 관찰한 모습을 지켜보고 다른 시청자들의 의견까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그들은 서로의 일상을 보는 형식으로 관찰 예능은 시작되었습니다.

 

4명의 아빠와 4명의 딸들의 일상은 첫 방송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쉬면서 자신들의 행동을 관찰했던 그들로서는 행동의 규제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4명의 아빠들은 방송인과 연기자들이라는 점에서 익숙했지만 그들의 딸들은 이런 상황들이 익숙할 수는 없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대한 반응은 강석우 아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과거 파일럿 프로그램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강석우 아들은 등장과 함께 포털사이트를 장식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뛰어난 외모의 훈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집에 카메라가 설치되고 누군가가 계속 촬영하고 있는 상황에 어색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딸은 이미 두 번의 촬영으로 어느 정도 익숙했지만, 일반인들에게 이런 상황은 당황스러울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손을 떨고 우유를 쏟을 정도로 눈에 뜨이게 드러난 강석우 아들의 모습이 현재 시청자들이 보고 있는 방송이 어떤 프로그램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경규는 딸과 함께 병원에서 검사를 하는 모습으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지난 해 심장 스탠스 수술을 받은 후 1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는다고 합니다. 병원에 혼자가 아닌 딸과 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관계 회복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그저 아버지일 뿐인 자식들에게 아버지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그 관계는 더욱 친밀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이경규와 그의 딸 이예림이 함께 방송을 하기는 했지만 이후 이들의 관계는 지난 방송에서 알 수 있듯 서먹하기만 했습니다. 딸의 눈을 보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이경규의 모습이 이상하게 다가올 정도로 이들의 관계는 뭔가 불편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아버지와 묘한 거리감을 가지고 있던 딸 예림이가 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찾으며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지게 했습니다.

 

가식적이라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다정다감했던 강석우와 조민기의 일상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다정하지만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의 위엄이 느껴지는 강석우는 딸 다은이의 솔직한 마음에 당혹하기도 했습니다. 이경규의 딸인 예림과 친구라는 그녀는 이경규와 예림의 관계가 더 좋아는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태어나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는 순간부터 존댓말을 써왔다는 다은이는 그런 언어가 곧 장벽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느낀 듯합니다. 세상 그 어느 아버지보다 다정하고 자신을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언어의 장벽이 가져 온 한계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으니 말이지요. 결국 이들 부녀의 관계 회복은 언어의 장벽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좀 더 친근해지기 위해 아빠의 흰머리를 염색해주겠다고 나섰고, 그런 딸이 대견스러우면서도 불안하기만 한 아빠 강석우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들이 염색을 통해 보다 친근한 부녀 관계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 모든 것이 과정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곧 미국으로 돌아갈 딸과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조민기는 딸의 도발적인 운전 시도는 이들 부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밥을 먹으며 운전과 관련된 부녀의 대화에서 이들의 성격은 명확해졌고, 도로 주행을 하는 과정은 예능적 재미까지 더해주었습니다. 물론 운전을 하는 과정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빠 조민기의 행동이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딸을 위한 아빠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는 자연스러웠습니다.

 

파일럿 방송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조재현과 조혜정 부녀였습니다. 딸의 존재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듯한 아빠 조재현을 해바리기처럼 바라보기만 하던 조혜정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크게 회자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방송이 끝난 후 이번에는 정규 편성이 되어 새롭게 촬영을 시작한 이들의 모습은 당연하게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딸인 조혜정이 적어놓은 아빠와 함께 하고 싶은 리스트 중 요리를 하겠다고 나선 조재현은 가장 단순한 김치볶음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아빠의 요리는 위험하기만 했습니다. 양파와 파가 무엇인지, 그리고 도마가 뭔지도 모르는 조재현이지만 옆에서 그런 아빠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딸의 모습은 여전했습니다. 아빠가 해준 볶음밥을 먹으며 한 없이 행복해하는 조혜정의 표정과 애틋함이 곧 <아빠를 부탁해>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파일럿이나 정규 방송이나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성장한 딸과 아빠의 관계가 유독 돈독한 가정도 있지만, 대부분은 추억 하나 없이 그렇게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남과 유사한 관계를 가진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모습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문제가 존재합니다. 연기자인 그들과 딸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과연 얼마나 진솔한 모습을 순수하게 보여줄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카메라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행동들은 자칫 연기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그리고 적나라한 그들의 일상을 그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에서 '리얼'은 결코 사용할 수 없는 것 역시 약점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꼭 '리얼'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는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시청자들 역시 어느 정도의 카메라를 의식한 행동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조재현의 딸 조혜정이 연기자를 꿈꾸고 도전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다가옵니다. 오디션을 준비하는 그녀가 이렇게 방송에 공개가 되며 인지도를 높이면 파일럿에서도 지적되었던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조재현 집에서 빨래를 하는 과정이 등장하며 새로운 세탁기를 광고하는 모습도 우려로 다가옵니다. 일상의 모습을 담고 있는 점에서 이런 식의 광고 노출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로고가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광고를 하고 있는 특징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장면은 노골적인 광고로 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빠를 부탁해>는 분명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분명 흥미롭습니다. 육아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응용하고 활용한 방송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의 가족 문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큰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점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보여주느냐가 곧 <아빠를 부탁해>의 성공의 열쇠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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