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27. 11:35

착하지 않은 여자들 10회-김혜자의 눈물 속에 담은 순애보, 드라마 품격을 높였다

전쟁과도 같은 일상들을 보내고 있던 그들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두진과 이루오가 사실은 배다른 형제일 가능성이 대두되었고, 마리와 두 남자의 삼각관계도 본격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점도 흥미롭기만 합니다. 여기에 죽었다던 철희가 큰딸인 현정과 마주치면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본격적인 갈등 국면으로 들기 시작했습니다. 

 

순옥의 순애보는 전쟁이 된다;

현숙과 말련의 혈투와 마리와 루오의 관계 급진전, 예지몽들은 복선이 될까?

 

 

 

 

마리는 이모에게 전할 음식 중 일부를 전하기 위해 들린 이루오의 집에서 나오는 모습을 관원들에게 들킨 후 그들은 궁지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검도 도장에서 루오는 마리에게 자신이 좋아하고 있다고 모두 앞에서 선언합니다. 2살 차이인 마리와 루오의 연예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고백한 것은 마리(루오는 그 대상이 자신이 아니라고 착각했지만)였다는 점에서 루오의 고백은 당연한 관계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살 많은 마리에게 누나라고 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그런 루오에게 커풀티를 건네는 마리. 너무 짧은 티셔츠로 인해 정신없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같은 티셔츠를 찾아다니는 그들의 모습은 시작하는 연인들의 달달함이 잘 느껴졌습니다.

 

양파 껍질을 까듯이 조금씩 관계들을 풀어내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이번에는 중요한 궁금증을 하나 또 드러냈습니다. 이두진과 이루오가 배다른 형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나말련이 이문학 대표의 엄청난 재산을 탐내는 이유는 아들에게 주기 위함이라고 밝혀왔습니다.

 

문제는 나말련에게 아들은 현재 드러난 것은 이두진이 전부입니다. 그것도 자신이 낳은게 아닌 남편의 전처가 낳은 아들을 나말련이 심한 애착을 가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돈에 대한 집착이 누구보다 강한 나말련이 남의 아들에게 그런 선택과 결정을 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서로 사랑하던 한충길을 버리고 돈 많은 남자를 선택한 것은 부자에 대한 갈망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가난한 친정 식구들을 도우며 거들먹거리는 것이 나말련이 할 수 있는 넉넉한 현실의 낭비 같은 아량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두진을 위해서 음모를 꾸밀 정도로 대단한 모정을 가진 존재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말련의 친아들은 이루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어머니가 고가의 음식들을 계속 보내온다는 설정이 명확하게 부합하는 것은 나말련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혀 다른 설정도 가능했지만 두진이 루오를 찾으며 그들의 관계는 명확해졌습니다.

 

 

마리를 둘러싼 두진과 루오, 배다른 형제들의 사랑싸움은 통속극이라면 지리멸렬함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이 관계는 회복을 위한 설정으로 다가옵니다. 두 가족은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조건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현숙과 말련의 과거사는 두 가족이 하나가 될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이렇게 엮인 것은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이 이들 관계 속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다양한 갈등 요소들이 주는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갈등을 위한 갈등을 내세우는 여타 나쁜 드라마와 달리, 이 드라마에서 쓰이는 갈등은 촘촘하게 이야기의 핵심을 위한 가지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량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기도 합니다. 

 

모란의 꿈과 실제 동네에서 철희와 닮은 사람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옥은 아직 꽃샘추위가 심한 상황에서도 봄처녀가 되어 그곳으로 향합니다. 그곳에 가면 자신의 남편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설렘은 그녀에게 추위마저 잊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꽃샘추위는 그들의 운명적인 재회마저 막아서고 있었습니다. 

 

철희는 모란이 자신의 부인이라는 막연함에 그 장소에 나와 있었지만 꽃샘추위로 인해 1시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충길이 대신 그 자리를 지키는 순간 순옥이 나타나며 그들의 재회는 무산되었습니다. 동네 어귀에서 첫 만남이 가능했지만, 당시에도 바람이 그들을 막더니 이번에도 그들은 그렇게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모란과는 너무나 쉽게 만났던 인연이 이들에게는 어려운 이유는 그들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복선이기도 했습니다.

 

 

추위에 떨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갔던 순옥은 몸살감기만 걸린 채 돌아와야 했습니다. 오한이 들어 잠을 청하는 그녀에게 다정하게 안부를 묻는 모란이 그저 미웠습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왜 남편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인연은 자신이 아니고 모란이어야만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소리 내지 않고 오열을 하는 순옥의 모습 속에서 그 지독한 순애보가 그대로 전달되는 과정은 놀랄 정도였습니다.

 

순옥이 예쁜 옷을 입고 만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모란은 뭔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순옥은 "뭐 하고 있어요?"라는 질문에 모란은 해맑게 "호박씨 까고 있어요"라고 답변을 합니다. 이 대사에서 전달되는 포복절도할 웃음 코드는 바로 이 드라마을 받치고 있는 재미의 핵심입니다. 위트와 풍자를 담담하게 하지만 시의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작가의 힘은 이런 뜬금없어 보이는 대사들에서 그대로 전달이 되고 있었습니다. 

 

순옥과 모란이 함께 철희를 만났던 장소로 나선 상황에서도 이런 재미는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모두가 한껏 멋을 부리고 나선 상황에서 이들이 느끼는 경쟁심 아닌 경쟁심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전포고는 순옥이 먼저 했지만, BB크림처럼 순옥은 그저 있는 옷을 입었을 뿐이라는 답변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친해진 순옥에게 툭 던지듯 "언니도 예쁜 옷 입고 나오셨네요"라는 말은 달라진 관계를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가족의 정이란 느껴보지 못한 채 외롭게 살아왔던 모란. 그런 모란이 미우면서도 안쓰러웠던 순옥은 그녀가 얼마나 외롭게 살아왔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굴욕을 주기도 하지만 순옥은 모란을 정말 친동생처럼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관계가 돈독해지면 해질수록 철희의 등장으로 인한 파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안은 증폭되어 가고 있습니다.

 

마리를 도와주기 위해 회의에 참석했던 현정이 그 기억을 잃은 할아버지가 바로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은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바람은 피웠지만 아버지는 참 다정다감한 존재였습니다. 부잣집 아들처럼 철없기는 했지만 두 딸에게는 너무나 다정하고 사랑을 마음껏 주던 존재였으니 말이지요. 현정이 아버지를 부정하고 미워하는 이유는 바람을 피우다 숨져 홀로 남겨진 어머니의 불행이 모두 아버지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장소에서 우연하게 죽었다고 확신하고 재사까지 지내왔던 아버지를 보게 된 현정. 그렇게 이들의 이야기는 제 2막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철희와 순옥과 모란의 한 지붕 두 가족은 과연 가능할지, 그리고 마리를 둘러싼 두 남자는 사랑이 이뤄질지도 흥미롭습니다. 현숙과 말련의 악연은 북 콘서트가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것 역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품고 있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순옥과 모란의 꿈은 예지몽이 되었습니다. 두 여자가 꾼 철희 이야기는 사실이었고, 그런 점에서 이들의 꿈은 예지몽으로 다가옵니다. 철희가 마리와 두진을 보는 순간 둘이 연인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둘이 잘 될 거라는 덕담은 복선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관계 역시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철희와 모란의 의문의 과거 사건은 이제 풀려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두진 아버지의 사고사 역시 나말련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실체들이 조금씩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복잡한 듯 얽혀있는 관계들이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하나로 모아지기 시작하며 퍼즐들이 맞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재미는 그래서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