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9. 10:39

풍문으로 들었소 20회-유준상 월드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갑질의 본질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정호의 세계에 균열은 시작되었고, 그 틈 속에서 공격과 방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섭정왕후를 선언한 연희는 그동안 보이지 않던 행동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조용하고 연약하기만 했던 그녀의 변신과 함께 을의 반란은 본격적으로 충돌을 시작했습니다. 

 

윤제훈 바늘구멍 전략;

지독할 정도로 무거웠던 부자간의 저녁, 분노한 이지의 반항 쉽지 않은 섭정왕후

 

 

 

섭정왕후를 선언한 후 남편을 만나기 위해 한송으로 향한 연희는 그곳에서 영라를 만나게 됩니다. 의도하지 않은 시간에 자신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무례한 일이 될 수도 있는 이 사태 속에서 가장 속이 타는 것은 한정호였습니다.

 

 

자신의 부인과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만나는 순간은 누구도 바라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섭정왕후를 선언하기 전에는 이런 상황에서 연희의 행동은 단순했습니다. 그런 연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영라는 피하지 않고 그녀 앞에 나섰고 보다 당당함으로 기선을 제압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달라진 연희에게 영라 정도는 상대가 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것은 8할이 남편 한정호의 바람이고 2할은 못된 친구 탓이라며 얼음을 던지며 분노하는 연희는 과거의 연희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 갑 영라는 왜 그녀가 그렇게 변할 수밖에 없는지가 궁금할 뿐이었습니다.

 

정호의 성을 접수한 섭정왕후 연희는 자신의 시어머니가 했던 일을 반복합니다. 시대와 동떨어진 하지만 자신들의 권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 확신한 선택은 말 그대로 시대착오적 귀족놀이였습니다. 이 비서를 통해 내려진 지침은 처참할 정도였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은 메이드 복장을 하고 식사 중에는 서서 시중을 들라합니다. 아이들은 지금보다 일찍 기상해 문안 인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웁니다.

 

이지는 당장 10kg을 감량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졌습니다. 말도 안 되는 행동들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정호와 연희의 가식적인 행동들은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부모를 보며 분노한 이지의 반발은 그래서 통쾌하게 다가옵니다. 연극하지 말라는 이지의 말이 곧 시청자들의 시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가식이 넘쳐흐르는 부모에 반항하겠다고 나선 이지의 분노는 곧 정호와 연희 월드에 막을 수 없는 구멍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전조였습니다.

 

 

정호의 집안일을 책임지는 박 집사와 정순 역시 분노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녀 복장을 하고 서서 시중을 들어야 하는 상황은 쉽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퇴직금에 대한 아쉬움으로 참자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박집사의 모습에서 우리네 을들의 모습이 진하게 투영되어 있습니다. 어떤 부당한 요구에도 참아야 하는 을들의 현실은 정호 집안의 부당한 요구보다 더 잔혹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부당하게 생각하고 싫어하는 억압의 시대를 상징하는 이지의 반발에 이어 한정호와 한인상의 저녁 독대는 <풍문으로 들었소>의 무게감을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엇나가며 자신에게 도전하는 아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것은 '한송'이라는 거대한 법률회사로 부르는 일이었습니다.

 

사시 수석인 윤제훈을 통해 위엄을 이해받고 비밀 클럽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마무리를 하려 했던 한정호의 모든 계획은 무참하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윤제훈이 어떤 존재인지 잘 알지 못한 한정호의 실수는 단순하게 인상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뇌관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한폭탄처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인상과 제훈이 날카로운 칼을 갈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호의 참담함은 비밀클럽에서 둘이 남겨지는 순간 현실이 되었습니다. 단 둘이 식사를 할 분위기도 아니고 그럴 의도도 없었던 상황에서 제훈의 외면은 결국 둘의 깊고 무거운 침묵을 만들어냈습니다. 

 

 

아들과 함께 이렇게 집이 아닌 밖에서 식사를 제대로 해본적도 없는 정호. 아버지이지만 일반적인 아버지 역할을 해본 적이 없는 정호에게 이 견딜 수 없는 침묵은 지독할 정도였습니다. 아버지의 본모습을 보면서 반감을 키워가던 인상에게도 이 자리는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어서고 싶지만 보는 사람이 많은 그곳에서는 가식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식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정호의 모습은 인상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숨 막힐 듯 지독한 침묵 속에 헛기침만 나오는 정호. 그 침묵을 깨는 순간은 타자가 둘 사이에 개입하는 순간이 전부였습니다. 그 지독한 침묵의 끝에 인상을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고, 남겨진 정호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들에 대한 아쉬움만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민주영으로 시작한 반란은 인상과 봄이 합류하며 그들이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감당할 수 있을지 예상도 못할 정도로 커진 사건으로 인해 혼란스럽고 힘든 것은 바로 봄 아버지인 형식이었습니다. 노조 위원회에 있었던 동생이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것에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할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상대가 봄이 시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한송'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형식이 가지는 딜레마는 그래서 아프기만 합니다. 잔인하고 비정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했던 재벌과 그들의 비호한 법. 그런 법의 토대를 만들고 진두지휘한 정호에 대한 철식의 반박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형으로서 형식보다는 봄 아빠 형식이 더 컸던 그의 고뇌는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철식은 제훈의 도움으로 피해보상청구를 했습니다. 혼자서는 감당이 될 수 없었던 문제였지만 노동법에 관심이 많았던 제훈과 수시로 기회를 노렸던 주영으로 인해 본격적인 반격은 시작되었습니다. 법리적으로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가진 정호에게 승소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도전은 오히려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제훈이 철식의 법률 대리인으로 나선 것을 오히려 반기는 정호는 여유만만이었습니다.

 

사회 정의와 반하는 친권력 지향적인 집단인 '한송'에서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행위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그 근간에는 이번 피해보상청구가 결코 승소할 수 없다는 것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호의 안심은 사랑에 눈이 멀었고, 정호에 대한 반발이 큰 영라의 딸 현수에 의해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회사의 비리,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송'이 노동자들을 탄압했다는 증거가 되는 문건을 현수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호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는 없는 문제였습니다. 인상을 위해 급하게 던진 발언이기는 하지만, 뿌리 깊게 내려 와 있는 부모와 정호에 대한 반박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슈퍼 갑 한정호. 그런 한정호마저 움직이는 섭정왕후 최연희. 이런 도도한 그들을 한순간에 흔든 딸 이지. 법을 공부하며 법으로 한정호의 부당한 행위에 맞서겠다고 나서는 인상과 봄. 오래된 분노를 삭이지 않고 제대로 풀어내기 시작한 주영과 철식. 이런 그들을 돕는 사시 수석 제훈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대결 구도는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마지막을 향해가는 여정 속에 그들이 들고 나온 카드들의 충돌이 무엇을 이야기해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한정호 그 숨 막히는 무게감이 한없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풍자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재미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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