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3. 10:11

무한도전 무인도 특집에 담은 10년 내공, 무도가 레전드인 이유

턱시도를 입고 무인도에 던져진 무한도전 멤버들의 고군부투가 돋보였던 10주년 특집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가지 못했던 길을 걸었고, 앞으로도 걸어갈 그들의 10년이 되는 날 그들은 처참하게 무인도에 버려졌습니다. 샴페인이라도 터트려야 할 상황에 그들은 초심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유재석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시청자들이 원한 무인도 특집에 담은 무도 10년의 역사, 이게 무도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무인도에서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육해공으로 이어지는 이동 수단을 통해 낯선 무인도에 던져진 무도 멤버들은 당황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무도 10년을 맞는 중요한 날 그들에게 주어진 특집은 잔인할 정도였습니다.

 

한국 예능 역사에서 처음 있는 특별한 날 그들은 그 어떤 특별함도 존재하지는 않았습니다. 함께 했던 10년을 추억하고 함께 모두가 즐겨도 좋을 정도로 특별했던 날 그들은 무인도에 던져졌습니다. 생존에 필요한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은 턱시도를 입은 채 무인도에 버려진 그들은 최악이었습니다. 과거 필리핀 무인도에서 벌였던 무인도 특집은 그나마 행복한 추억이었습니다.

 

과거 그 무엇보다 간절했던 시절 그들은 무인도에서 저질 체력과 무안 이기주의 속에서 수많은 웃음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멤버들 모두 각자의 영역들을 개척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간절함이 그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웠습니다.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은 그들에게 무인도에서 하루는 그만큼 어려운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이라면 달랐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10년 전으로 돌아간 그들은 웃음 감동을 전했습니다.

 

코코넛을 따고 드론에서 던져주는 음식들을 먹고, 짜장 라면 하나를 끓여 먹는 것이 전부였던 그들의 무인도 여정은 그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적나라함은 무한도전 10년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간절함이 없었다는 이들에게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은 간절하다고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은 무인도를 제작진들이 선택한 것은 단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시청자들이 무인도 편을 가장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 즉, 무모한 도전 시절의 그들의 초심을 찾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습니다.

 

무인도를 탈출하기 직전 김태호 피디가 "여러분들의 무모한 도전을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말 속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해오면서 조금은 나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두 명의 멤버가 음주운전으로 중도 하차하는 최대 위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나태해진 그들에게 스스로 초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길 원했던 제작진과 완벽하게 '무모한 도전'으로 돌아간 무도 멤버들의 모습은 그래서 특별했습니다.

 

 

무한도전의 특집들이 단순한 웃음 그 이상을 전달해주고 있음은 이번 무인도 편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작게 보면 무한도전의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무도를 보게 해주었습니다. 이를 보다 폭넓게 바라본다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풍자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우면서도 슬펐습니다. 여전히 변한 것도 없고 힘겹기만 한 우리의 현실은 무도 멤버가 잘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꾸 이러니까 김태호 PD가 자꾸 하는 거야"

 

드론을 띄워 멤버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김 피디를 바라보며 유재석이 던진 이 말은 조삼모사가 된 우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나마 무도는 웃기기 위한 시도들이라는 점에서 남는 것이라도 있지만, 현실 속 우리는 스스로를 몰락시키는 행위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몸 개그란 무엇인지 무인도 갯벌에서 온 몸으로 보여주는 무도 멤버들. 그런 그들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김 피디의 행동과 이를 알면서도 항상 당하는 무도 멤버들은 일종의 직업정신의 투영입니다. 그런 행동들이 결국 무한도전을 만들고 있음을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 속의 우리는 다릅니다. '자꾸 이러니까'라는 말 속에 우리의 서글픈 현실이 존재합니다. 최악의 정부가 들어서 서민들을 몰락으로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들을 지지하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입니다. 수많은 결론들이 도출되고 있지만, 결국 우린 철저하게 지배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조삼모사 되는 원숭이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로 전락했다는 의미입니다.

 

다섯 명의 멤버들이 배가 고파 힘겨워 하는 상황에서 드론에 음식 하나씩을 실어 투하하는 방식은 잔인합니다. 결과적으로 한꺼번에 모두 주면 나눠서 함께 배를 채울 수 있지만, 제작진들은 웃음을 위해 절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활용합니다.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하고 다툼이 일상이 되도록 만드는 행위가 바로 지배 권력 시스템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대항할 기운도 의지도 상실한 상태는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여전히 적지 않은 국민들이 잘못에 대해 분노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국민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거부한 채 스스로를 무기력한 존재로 만드는 방법은 이명박근혜 시대 명확한 지배논리로 이어졌습니다.

 

 

정치 불신을 극대화하는 이유는 그들이 영구 집권을 하기 위한 가장 명확하고 확실한 방법임이 이번 재보선에서 다시 드러났습니다. 극단적인 정치 혐오증은 투표율에 그대로 반영이 되었고, 자중지란이 일어난 야권은 스스로 X맨이 되어 집권 여당을 돕기에 여념이 없는 현실 속에서 황당함을 느끼는 국민들의 정치 혐오는 증오를 넘어 이제는 해탈의 경지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정치 무관심은 결국 대한민국이 붕괴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온다는 점에서도 두렵기만 합니다.

 

다시 무도로 돌아와 그들의 무모한 도전을 보면 흥미롭고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처절할 정도로 내던져진 그들은 그렇게 절망만 안고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현실을 부정하거나 외면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지독한 현실 속에서도 방법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습니다. 비록 스스로 원숭이처럼 길들여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반전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자각할 수 있다는 것은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동력이라는 것을 그들은 잘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조건에 최선을 다하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무도 멤버들의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빠진 채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상황들 속에서 서로 이견으로 다투기도 하지만 중요한 순간 서로를 아끼고 위하는 마음은 그들이 마지막 순간 함께 웃을 수 있는 이유였습니다.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무도하기 딱 좋은 나인데"

 

드론에 농락당한 채 엉망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유재석이 선창을 하며 부른 이 노래는 어쩌면 우리 시대 절망에 빠진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희망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망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되고, 현실 부정이 몸에 베인 우리에게 그들의 희망가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2005년 4월 23일 황소와 줄다리기를 하던 무한도전은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이 되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그들에게 김태호 피디는 "여러분들의 무모한 도전을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어렵고 힘겨웠던 시절을 잊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그들의 의지는 다음 주 식스맨과 함께 하는 클래식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비록 9시간 동안의 무인도 적응기였지만, 그들이 느끼는 감흥은 특별했을 듯합니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행태들 속에서 그들은 무모한 도전을 하던 시절을 되돌려 놓았습니다. 그들이 레전드인 이유는 무인도에서 9시간이면 충분했습니다. 대립과 갈등, 그리고 무한 이기주의도 넘실되었습니다. 추격전 아닌 추격전도 있었고,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상황들도 존재했습니다. <삼시세끼>를 패러디해 새로운 웃음과 재미를 던져주기도 했습니다.

 

짧다면 짧을 수 있는 9시간 동안 그들은 무한도전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효과적으로 정리해주었습니다. 힘겨워하는 그들을 잔잔하고 달콤한 음악으로 방송 조작하는 방식 역시 특별함으로 다가온 <무한도전 무인도> 특집은 그들의 진가가 고스란히 담긴 레전드 특집이었습니다. 무인도에서 보여준 유재석의 리더십은 어쩌면 우리 현실에 가장 절실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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