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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착하지 않은 여자들 21회-착할 수 없었던 여자들이 애환을 담은 김혜자 발차기

by 자이미 201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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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지켜왔던 부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진 그 자리에 항상 말썽만 부리던 현숙이 대신했습니다. 어머니를 위해 자신이 이제는 그 부엌을 지키겠다는 그녀의 선택은 결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주제를 명료하게 해줄 듯합니다. 

 

순옥 분노의 발길질;

순옥과 모란의 애틋함과 현숙의 부엌 지키기, 착할 수 없었던 여자들

 

 

 

아버지가 떠난 후 평생 두 딸을 키워내고 생활하기 위해 열심히 요리교실을 해왔던 순옥. 그녀는 자신이 데리고 있던 박 총무의 배신으로 인해 최대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순옥의 모든 것이었던 부엌에 홀로 나선 현숙은 다짐합니다. 어머니의 짐을 이제는 자신이 지겠다고 말입니다.

 

안국동 강선생의 전설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한 현숙은 발로 뛰었습니다. 엄마가 항상 가던 시장을 직접 찾고, 잘못된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는 현숙은 이미 안국동 강선생의 새로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평생 희생해왔던 엄마를 위한 현숙의 선택은 곧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모든 것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숙이 어머니를 대신해 안국동 요리교실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동안 모란은 종미와 함께 박 총무를 찾아 나섭니다. 여러 곳을 다녀 봐도 찾기가 쉽지 않은 박 총무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최근 술을 마시고 취한 박 총무를 데려다주며 알고 있던 그곳에서 모란은 박 총무를 발견합니다. 자신들이 그렇게 찾고 있을지 생각도 하지 못하던 박 총무는 모란을 보자마자 도망치기에 급급합니다.

 

모든 것을 뒤흔들고 명품으로 치장하기에 여념이 없던 박총 은실은 그렇게 서울을 떠났습니다. 나쁜 짓을 했지만 마음이 여리고 겁도 많은 은실을 현숙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족 같이 지낸 시간들은 그녀의 과거를 알지는 못했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안국동 강선생 집에서는 은실을 식구라 생각했지만 은실은 혼자만의 자격지심으로 선을 넘어서고 말았습니다.

 

은실을 잡기 위한 모란의 전략은 탁월했습니다. 순옥과 함께 시장 나들이를 가자며 운전대를 직접 잡은 모란은 은실의 고향으로 가자합니다. 이런 모란이 엉뚱하고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모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은실의 외할머니가 사는 집까지 간 순옥. 아직 그곳에 오지 않은 은실을 대신해 순옥은 그녀를 감싸기에 급급했습니다. 거짓 루머를 퍼트리고 무엇과 바꿀 수 없는 레시피까지 가지고 도망친 은실을 마지막까지 품는 순옥은 진짜 천사나 다름없었습니다.

 

 

순옥에게 자신의 병이 완치되었다고 말한 모란이지만 병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명확하게 그 증세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불안함이 가득한 모란의 행동은 그런 극단적인 결과를 예고하게 합니다. 비록 말도 안 되는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이지만 순옥을 친언니처럼 생각하는 모란은 은실을 찾자며 떠난 발길은 다른 의도가 존재했습니다. 언니 같은 순옥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만들기 위한 모란만의 바람이었습니다. 

 

은실의 고향 집에서 타박을 하지 않고 동네 어르신들에게 안국동 강선생의 맛을 보여주는 그들은 너무나 착한 여자들이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무너트린 은실을 품고 오히려 그녀에게 용기를 주는 순옥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순옥을 너무나 좋아하는 모란 역시 지독한 고통에서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살아와야 했습니다.

 

순옥과 모란이 은실의 고향을 찾은 그 시간 안국동에서는 밀가루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마리를 좋아하는 루오는 현숙의 허락아래 안국동에서 데이트를 즐겼고, 이 와중에 현정의 결혼 문제로 집을 찾은 말년으로 인해 가서는 안 되는 지점을 넘어서고 말았습니다.

 

여전히 현숙을 증오하는 말년은 현정에게도 복수를 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혼수를 요구하며 통쾌해하는 이 한심한 여자는 그게 자신이 세상에 복수하는 방식이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오직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것만이 목적인 말년은 그렇게 자신마저 속인 채 살아가기 여념이 없을 뿐이었습니다. 스스로 반성이라는 것을 모르는 말년은 해서는 안 되는 행동까지 범하고 말았습니다.

 

 

가족이 될 수도 있는 현숙에게 분노하며 밀가루를 쏟아 붓는 것도 모자라 이를 말리는 아들 루오마저 뺨을 때리는 말년은 더는 갈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한 상황에서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은 없어 보입니다. 스스로도 더는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 말년이 찾은 곳은 충길을 찾아갑니다. 유일하게 자신 그 자체를 사랑해주는 남자 충길을 찾아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충길에게 루오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이야기 해달라는 부탁을 할 정도로 말년은 극단적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자신의 유일한 친자식인 루오에게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말년에게는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가치였습니다. 그런 아들 루오가 자신이 폄하하고 증오하는 현숙의 딸과 결혼을 한다는 사실은 상상하는 것조차 싫었습니다.

 

스스로 넘어설 수 없는 선을 넘어 선 그녀의 삶에 퇴보란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전진이 아닌 후진은 곧 스스로 자신이 살아왔던 삶이 잘못되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절대 할 수 없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홀로 버티고 일어서 교사가 되고, 부잣집에 시집와 아이까지 낳으며 살았던 그녀의 삶은 스스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성취라 생각하는 말년에게 현숙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두렵고 증오스럽기만 했습니다.

 

말년의 행동은 마리를 마음에만 품고 있던 두진을 깨웠습니다. 평생을 새어머니인 말년과 배다른 동생인 루오를 위해 양보만 하고 살아왔던 두진은 마리로 인해 큰 결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생 배려만 하고 살았던 두진은 루오에게 더는 마리를 만나지 말라고 선언하고 스스로 그녀의 집을 찾아가 자신과 만나자는 말을 꺼냅니다. 갑작스러운 두진의 행동에 모두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배다른 형제라고는 하지만 형제와 마리의 관계는 이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숙이 말년에게 밀가루 폭력을 당하며 분노하기는 했지만 그녀는 달랐습니다.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겨야만 했지만, 그녀는 말년처럼 분노하고 복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학생들을 위해 상담을 하고, 요리교실에 초대해 그들과 함께 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세상에 대한 진정한 복수는 더욱 악독하게 되갚아주는 것이 아니라 현숙과 같은 사랑이라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더 독하게 세상에 포효하고 악한 존재로 타인들을 공격하는 것이 복수는 아닐 것입니다. 잘못된 상황에서 무엇이 이런 불행의 반복을 멈출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인지 고민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공격했던 자들보다 더욱 악독해져 세상에 다시 복수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불행한 삶을 살지 않도록 사랑으로 돕는 현숙의 모습은 그래서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오랜 시간 현정을 사랑해왔던 문학은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문학은 현정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프러포즈를 합니다. 뭐 대단한 무언가를 해주기보다 자신의 진심을 모두 담아내 전하는 문학의 청혼은 감동 그 이상이었습니다. 오직 사랑이라는 가치 하나만 이야기하는 문학은 이 시대 찾아보기 힘든 로맨티스이기도 했습니다.

 

순옥에 대한 묘한 집착까지 생긴 모란은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 조찬을 하던 중 우연하게 과거 약혼남을 목격하게 됩니다. 놀란 모란은 순옥에게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냐 묻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약혼남을 보게 되면 발로 걷어차 주겠다는 순옥의 약속을 지금 당장 해줄 수 있냐는 모란의 제안은 당황스러웠습니다.

 

호텔에서 자신은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에게 발길질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순옥은 참 용감하게도 하이힐을 벗고 맨발로 그 남자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밉지만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애틋한 모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복수의 발차기를 하는 순옥의 모습은 바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말년과 은실입니다. 착할 수 있는 여지가 남겨져 있지만 그녀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착하지 않고 싶어 합니다. 그런 그녀들에게 착한 여자들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앞으로 남은 3회 동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게 착한 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게 만들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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