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19. 07:44

휴먼다큐 사랑 안현수와 빅토르 안 그리고 우나리, 사랑이 만든 기적

안현수에서 빅토르 안이 된 그의 삶은 한 편의 영화와 같다.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그는 부상 후 러시아로 향했다. 쇼트트랙 선수로서는 은퇴를 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였던 그는 여전히 스케이트를 타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누구도 받아주지 않는 조국을 떠나 러시아로 갈 수밖에 없었다. 

 

안현수와 빅토르 안;

조국도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았던 사랑,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낸 빅토르 안. 그의 맹활약은 국내 여론을 뜨겁게 만들었다. 세계를 지배한 선수가 왜 한국 대표팀이 아니라 러시아 대표팀이 되어야 했는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빅토르 안의 성과는 곧 국내 스케이트 현실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과 함께 화제가 되었던 것은 단순히 빅토르 안의 메달만은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안현수의 부인 우나리가 함께 화제가 되었다. 뛰어난 외모를 가진 여성의 정체는 소치 올림픽이 열리며 국내 언론에서 화제가 되었다. 러시아 대표선수와 함께 움직이는 한국 여성에 대한 관심은 빅토르 안의 금메달 소식과 함께 연일 화제였다.

 

뒤늦게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소치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빅토르 안의 결과를 모르는 이들은 없다. 대한민국이 쇼트트랙에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해왔지만 소치 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 변방이라고 알려졌던 러시아가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당연하게도 그 중심에는 빅토르 안이 있었다.

 

방송 중에도 등장하지만 러시아의 수준이 대한민국의 중고등학생 정도 수준이었다는 말은 흥미롭다. 그런 팀이 소치 올림픽을 맞으며 세계 최고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빅토르 안이 러시아로 향하고 그곳에서 그는 최고로 돌아왔고,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최고가 되며 러시아 쇼트트랙마저도 세계 최고로 만들었다.

 

안현수가 러시아로 간 직후부터 성공을 하지는 않았다. 부상 후유증과 낯선 공간에서 새롭게 거듭나는 과정은 그렇게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중고등학교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러시아 쇼트트랙에서 우승도 하지 못하는 상황은 최악이었다. 세계를 지배했던 안현수가 러시아로 가서는 상위에 올라서지도 못하는 수준은 최악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쇼트트랙 하나를 위해 러시아까지 갔던 안현수는 힘겨웠다. 그런 힘겨운 시간들을 6개월을 버티던 그는 사랑하는 나리를 찾았고, 그 사람을 위해 당연하듯 러시아로 향한 그녀는 지쳐서 무너져 있던 그를 깨웠다. 도저히 답을 찾지 못하던 안현수에게 운동이 아닌 휴식과 사랑을 듬뿍 담아준 나리는 현재의 빅토르 안을 만든 중요한 존재였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 너무나 짧았던 시간을 보내고 헤어진 그들. 나리는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수많은 고민을 했고 그녀는 도착하자마자 안현수가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그를 돌봐주던 수원시청 황 감독을 찾았다고 한다. 도움을 요청한 나리의 부탁을 받고 안현수를 위해 러시아까지 달려간 황 감독은 그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고치고 바로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현수는 조금씩 자신을 찾기 시작했다.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 상황에서 안현수는 우나리에게 혼인신고를 하자고 제안했다. 누구나 제안을 할 수는 있지만 그런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쉽지 않다. 여자에게 웨딩드레스는 로망이자 한 번쯤은 입고 싶은 최고의 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더는 기회를 잡지 못해 러시아로 향한 백수가 된 금메달리스트. 러시아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힘겨워하던 남자친구의 혼인신고 부탁을 망설이지 않고 실행한 여자 우나리.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는 러시아에서 삶. 함께 할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하지 않은 춥고 험한 러시아로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안현수만을 보고 떠난 여자 우나리. 그녀를 위해 빅토르 안은 러시아 빙상협회의 도움을 받아 여학교 기숙사에 짐을 풀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빅토르 안이 거주하는 러시아 국가대표 선수촌과는 너무 멀었다. 매일 빅토르 안을 보기 위해 매일 4시간이 걸리는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다녔던 나리. 그녀는 그렇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었다.

 

함께 살 수 있는 곳도 없어 낯선 기숙사 좁은 방에서 살며 운동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 추운 러시아에서 매일 한 남자를 보기 위해 언어도 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하철과 버스로 이동을 해야 했던 나리의 사랑은 그랬다. 가장 화려했던 순간의 남자가 아닌 최고에서 밀려나 종잡을 수 없는 최악의 상태인 그를 사랑했다. 최고였던 안현수 시절 그에게 사랑에 빠졌던 나리는 최악의 상태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빅토르 안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

 

러시아 유학을 간다고 훌쩍 떠난 우나리. 그녀는 좁고 낯선 기숙사 방에서 매일 빅토르 안을 위해 추운 날씨와 다른 언어와 환경도 버텨냈다.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사랑은 그를 깨웠다. 한국에서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은사의 도움과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의 사랑까지 받은 빅토르 안은 조금씩 자신 안에 있던 것들을 깨웠다.

 

 

러시아 국내 대회에서도 등수에 들지 못하던 빅토르 안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부활을 선언했다. 그렇게 다시 안현수로 돌아온 빅토르 안은 소치 올림픽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첫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빅토르 안은 시작일 뿐이었다. 동메달을 시작으로 빅토르 안은 단체전까지 세 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러시아의 영웅이 되었다.

 

금메달을 세 개나 딴 빅토르 안이지만 우나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가 다시 올림픽 무대에 나서 딴 첫 메달이었다고 한다. 금은동 색깔이 문제가 아니라 그 지독하고 힘겨운 시간들이 이겨내고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소중했다.

 

아무것도 없는 아니 너무 없어 당황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들의 사랑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모두가 부정하고 끝이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그들은 사랑 하나로 버텨냈다. 그리고 그 사랑의 힘은 결국 재기불능이라고 이야기했던 안현수를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활하게 했다. 오직 스케이트 하나를 위해 러시아까지 향했던 그는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거대한 사랑의 힘으로 하나가 되었고, 그 사랑의 힘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기적을 만들어냈다.

 

 

기적까지 만들어내는 진정한 힘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려준 안현수 우나리 부부. 러시아라는 낯선 공간이지만 사랑 하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그들의 사랑은 대단했다. <휴먼다큐 사랑>이 지향하는 행복을 그대로 보여준 안현수와 우나리의 사랑은 그 모질고 힘겨운 순간마저도 잊게 만들었다. 그 위대한 사랑이라는 힘을 다시 확인해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방송이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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