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2. 09:52

박유천 신세경 그리고 남궁민 냄보소 종영이 남긴 세 배우들의 가치

박유천 주연의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가 종영되었다. 연쇄살인마와 그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다. 이미 너무 자주 등장했던 틀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약점을 가지고 있던 이 드라마는 후반으로 가면서 작가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며 아쉬움만 진하게 남겼다. 

 

냄보소 작가 능력의 한계;

박유천과 신세경이란 조합, 그리고 남궁민이라는 악역을 만들었다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는 존재했다. 하지만 전문 작가가 참여했고 이런 과정에서 약점은 숨기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도 할 수 있었다. 웹툰이었던 <미생>이 뛰어난 작가를 만나며 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되었듯 말이다. 

 

 

모든 웹툰 원작 드라마가 <미생>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잘 보여주었다. 연쇄살인마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의 대립 과정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감각을 잃어버린 남자와 냄새를 보는 능력을 가진 여자가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연쇄살인마를 추적한다는 틀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웹툰이 설정한 이 틀은 분명히 매력적이었지만 이를 드라마로 만드는 것에는 작가의 능력이 필요했다. 드라마는 드라마의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작가의 능력이 중요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는 실패다. 작가 능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계는 중반을 넘어서며 동력을 잃고 흔들리는 모습으로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다다르며 스스로 능력이 없음을 증명하고 말았다.

 

중반까지 이어졌던 팽팽함은 더는 내보일 수 없는 한계에 부딪치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작가에게서 신선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웠고, 그런 한계에서 배우들의 열연만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남궁민이 보인 연쇄살인마로서 냉정함은 큰 관심으로 다가왔다. 남궁민이 보인 기존 이미지 속에 숨겨둔 살인본능은 멋지게 연쇄살인마 역할로 이어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선한 역할만 하지는 않았지만 노골적인 악역을 하지는 않았던 남궁민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고 멋지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스스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점에서 남궁민으로서는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권재희 역할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남궁민이 극단적 악의 정점을 찍었다면 박유천은 전혀 다른 지점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그의 연기자 변신은 흥미롭다. 지난 해 첫 영화 데뷔를 했던 박유천은 <해무>를 통해 자신이 그저 대중들 속에 각인된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아님을 분명하게 해줬다.

 

연극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작품의 영화화는 결코 쉽지 않았다. 배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배우들의 열연은 많은 이들에게 호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드라마 연기와 다른 영화 연기에서도 박유천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고, 그해 모든 영화제 신인상을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한계를 넘어 진정한 연기자로서 위치를 확고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많은 편견과 맞서 싸워야 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연기자 변신은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아이돌들이 무대 위에서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선보여야 하는 시대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짧은 생명을 가진 아이돌을 다양하게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멀티 형 아이돌은 이제는 숙명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아이돌들이 전방위로 뛰어다니는 것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돌들이 원하는 곳에서 꽃을 피우기 힘든 게 현실이다.

 

 

연기돌이라는 이름으로 성공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박유천은 2010년 <성균관 스탠들>을 통해 데뷔를 해 벌써 드라마만 6편을 찍은 노련한 배우다. 영화까지 포함해 7편의 작품들 속에서 박유천은 철저한 검증을 거쳤고, 결과적으로 그에게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사라진지 오래다.

 

한두 편 성공 할 수는 있지만 이렇듯 꾸준하게 연기자로서 롱런을 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박유천이 거둔 성취는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를 했지만 <냄새를 보는 소녀>는 함량 미달 작가의 한계만 명확하게 드러난 드라마였다. 물론 캐릭터들과 기본 골격이 주는 재미(웹툰 원작의 능력)는 존재하지만 마지막까지 매력적으로 이끄는 능력은 전무했다는 점에서 실패한 드라마다.

 

실패한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큰 호평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드라마 완성도와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는 동급으로 취급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욱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었던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뛰어난 완성도와 연기력이 하나가 되어 호평을 받으며 더욱 비교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로코와 추리, 그리고 수사극의 복합장르는 재미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조합하고 재미있게 만들어내느냐는 결국 작가의 몫이다. 작가가 얼마나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냄새를 보는 소녀>는 잘 보여주었다. 호기심을 불렀지만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능력이 부족해 산으로 가는 이야기의 한계는 명확했다.

 

황당할 정도로 무기력한 드라마에서도 배우들의 열연은 큰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던 박유천은 이제 그것도 모자라 개그맨으로 전업을 해도 좋을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웃기는 연기마저 탁월했다는 점에서 박유천의 존재감과 확장성은 합격점을 받아도 좋을 정도였다.

 

신새경의 변화도 흥미로웠지만 악역인 남궁민의 역할도 중요했다. 그동안 알고 있는 남궁민을 넘어선 악역 연기는 그에게는 새로운 연기 스펙트럼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스스로도 만족스러웠을 듯하다. <냄새를 보는 소녀>는 분명 실패한 드라마다. 하지만 박유천이라는 뛰어난 배우가 여전히 대단한 경쟁력을 갖춘 연기자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