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9. 11:35

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을 위한 3분, 제작진들을 위한 냉부가 되었다

신의 경연장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냉장고를 부탁해>가 위기다. 신들의 경연장에 인간이 참여해 분노를 사더니, 이제는 그들이 그런 맹기용을 위해 특별한 시간까지 만들어 옹호하고 나섰다. 프로그램의 정체성마저 흔든 맹기용 논란에 결자해지를 하겠다고 나선 제작진들의 자충수는 한심하게 다가온다.

 

맹기용을 위한 냉부;

신들의 경연장을 흔든 맹기용 디저트, 제작진 배려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유명한 셰프들이 나와 초대 손님의 냉장고 속 재료들로 멋진 요리를 만드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큰 성공을 거뒀다. 유명 셰프들을 새롭게 발굴하고, 그들을 통해 요리 대결의 색다른 재미를 만끽하게 했다는 점에서 다른 요리 버라이어티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맹기용은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도 좋은 이미지를 갖춘 셰프로 활동하고 있었을 것이다. 예상하지 못했지만 논란이 있기 전 촬영한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좋은 이미지를 각인하는 것에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 알려졌고, 이런 방송이 자신의 성공에 큰 역할을 했음을 고백하기도 했던 맹기용은 거기에서 멈춰야 했다.

 

최고의 셰프라고 불리는 이들이 출연하는 <냉장고를 부탁해>에 욕심을 부리며 모든 것은 뒤틀리고 말았다. 과한 욕심만 아니었다면 효과적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며 살아갈 수 있었겠지만, 이 한 번의 선택이 모든 것을 흔들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그의 모든 것이 부정되는 상황에서 냉부 제작진들까지 일조하기 시작했다.

 

모든 논란의 시작은 제작진에게서부터 시작이다. 함량 미달의 요리사를 출연자로 섭외한 것부터 그들의 잘못이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외모와 스펙을 무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맹기용을 보는 순간 출연을 시켜야 겠다는 열망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레스토랑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작진들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 자부하기도 했을 것이다.

 

완벽해 보였던 모든 것은 실제 요리를 하면서 모래성과 같음을 깨닫게 된다. 그가 보여준 요리는 그저 방송이 주는 중압감의 결과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15분이라는 시간이 주는 압박은 모든 요리사들이 느끼는 부담이다. 자신의 주방에서 손님에게 내어주는 요리를 만드는 것과 방송이라는 매체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요리를 만드는 것을 또 다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많은 스타 셰프들까지 그 시간의 압박에 힘겨워했고,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맹기용의 경우는 차원이 달랐다. 다른 셰프들은 요리의 기본을 지적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초대 손님의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15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상대가 만족할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무리 유명 셰프라고 해도 힘들 수밖에 없다.

 

 

맹기용 이전에도 여러 셰프들은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셰프들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열광했다. 정식 요리사가 아닌 김풍이 최고의 스타 셰프를 이기는 과정도 이와 유사했다. 기존의 규범들이 깨어지는 통쾌함을 이런 과정들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행보들에 대해 흥분까지 하던 시청자들이 맹기용에 대해 이토록 차가운 이유는 명확하다. 그저 잘생긴 외모에 좋은 집안, 그리고 성공한 청년이라는 단어들이 주는 시기심의 발로는 아니다. 그런 시기심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모든 것들이 거짓으로 꾸며졌다는 사실에 대한 반박이다.

 

셰프라는 이름을 걸고 최고의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그는 기본적인 요리의 원칙도 잊은 채 엉망이 된 결과물을 내놨다. 다른 셰프들이 시간 안에 성공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요리 실력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는 없었다. 그들은 이미 검증이 되었고, 그런 검증 위에 벌어지는 이변들은 그저 예능적인 재미로 다가올 뿐이었다.

 

기존 셰프들과 다르게 맹기용은 과연 요리를 할 수는 있는 가라는 원초적인 의구심을 품게 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색다른 도전이 문제가 아니라 영글지 않은 요리 솜씨를 가지고 최고의 무대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모두 오랜 시간 요리를 하며 실력을 키웠고,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요리 능력을 검증받은 이들과 달리, 요리보다는 외형적인 보여주기가 전부였던 맹기용의 실력이 들통 나는 순간 희열이 아닌 분노가 더욱 커지는 것은 시청자들이 그만큼 <냉장고를 부탁해>를 사랑했다는 반증이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브런치 가게를 하는 맹기용을 위한 맞춤식이었다. 모든 셰프들이 감탄할 정도로 색다른 방식으로 요리를 한 김풍을 제치고 맹기용이 승리를 했다. 출연자가 선택한 맛이었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확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승리를 했다는 사실이 맹기용에게는 큰 위안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승리도 부족해 제작진들이 기존 방식과 달리, 모든 방송이 끝난 후 예고편 대신 맹기용을 위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보인 오지랖 깊은 배려는 오히려 독이 되었다. 맹기용을 위한 방송이냐는 질책을 받았던 그들이 아예 정색을 하고 맹기용 살리기에 나선 모습은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제작진들은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의 화살을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다. 그리고 이런 비난을 피해가기 위해 맹기용이 그나마 가장 잘할 수 있는 디저트를 선택했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승리를 했고, 그를 위한(사실은 제작진 자신들을 위한 변명으로 보이는) 뒷이야기까지 특별하게 편집해 내보내는 지극정성까지 보였다.

 

맹기용이 다시 출연을 할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맹기용과 냉부는 결코 만나서는 안 되는 인연이었습니다. 현재의 솜씨로 냉부에 출연하겠다는 욕심을 낸 것 자체가 무리였음은 두 번의 출연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욕심이 과하면 결국 탈이 생길 수밖에 없음을 <냉장고를 부탁해>는 잘 보여주었다.

 

누구나 욕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어진 기회는 때로는 독이 된다. 실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풀려진 이미지는 결국 터질 수밖에 없는 풍선과 같은 운명이다. 맹기용 역시 그런 수많은 사례들 중 하나일 뿐이다. 이후 이를 악물로 요리에 전념해 몇 년 후에 진짜 요리사가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그의 행보는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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