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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집밥 백선생 백종원 열풍의 답은 '시대가 원하는 요리'에 있다

by 자이미 201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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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집밥 백선생>에서 이제는 닭까지 등장했다. 집에서 쉽게 해먹기 어려운 재료 중 하나인 닭의 공습은 대단함으로 다가온다. 닭튀김과 닭 스테이크, 닭갈비까지 집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요리를 너무 손쉽게 하는 백선생은 여전히 강력하다. <집밥 백선생>이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시대가 원하는 음식'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닭 요리도 쉽지유;

백종원 인기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시대적 요구가 만든 결과다

 

 

 

다양한 요리들이 쏟아지는 <집밥 백선생>이 이제는 집에서도 쉽게 해먹을 수 있는 닭요리까지 등장했다. 닭볶음탕은 많이 해먹는다며 제외하고도 백종원이 보여주는 닭 요리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해먹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춰 만드는 닭 요리는 그 자체로 흥겨웠다.

 

전화 한 통이면 언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치킨을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이다. 아니 과거에도 할 수 있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 더 정답에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닭볶음탕은 많이 해먹는다고 제외했지만 요리법이 제외되었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였다.

 

비난을 받는 김구라를 감싸는 모습에서도 백주부의 노련함도 존재했다.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김구라 행동에 대한 비난 여론 역시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초반과 달리 김구라의 행동이 점점 합리적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나마 반갑다. 이런 변화를 이끈 것은 김구라 스스로 힘의 균형에 대한 감각이 탁월했기에 가능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시비를 걸어줘서 고맙다'라는 말로 김구라를 두둔한 백종원은 본격적으로 닭이 무엇인지부터 알리기 시작했다. 호수별로 다른 닭들을 직접 구분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구별은 반갑다. 알아도 그만이고 몰라도 상관없겠지만 닭 요리를 좋아하고 직접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정보이니 말이다. 인터넷에 아무리 널려 있는 지식이라고 해도 꼭 집어 누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이를 일일이 찾아보는 노력조차 요즘에는 힘든 일이니 말이다.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백선생의 요리교실은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닭도 백주부처럼 한다면 쉽게 집에서 해먹을 수 있다는 것을 백종원은 능숙함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김구라가 맛있게 먹었다는 옛날 통닭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너무나 쉽게 만드는 방식은 흥미로웠다.

 

 

집에서 튀김을 하는 것이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시켜먹는 치킨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가족을 위해 한 번쯤은 집에서 시도해봐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식용유가 범람하는 상황만 조심한다면 쉽게 옛날 통닭을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밑간을 통해 간을 맞춘 옛날 통닭은 보기에도 맛깔스러웠다. 이 역시 인터넷에 널려 있다고 누군가는 강변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자세하고 단순하게 할 수 있도록 보여준 이는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차이가 곧 백종원의 인기를 이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 요리의 핵심은 닭을 발골한 스테이크 요리였다. 뼈 없는 닭고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스테이크는 '고급진 레시피' 그 자체였다. 발골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 과정만 넘긴다면 정말 맛있고 색다른 닭 요리를 먹을 수도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돼지고기도 직접 발골을 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닭마저 발골 하는 신기한 재능을 보이는 백선생은 단순하게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을 취합해서 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뼈가 없는 닭에 밑간을 하고 잠시 숙성을 시키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닭 껍질 속 기름을 통해 익히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여기에 양파와 감자 등을 첨가한 이 요리는 단순하지만 최고의 요리 그 자체였다. 물론 그 요리를 더욱 맛깔스럽게 하는 소스까지 함께하니 최고의 맛이 완성되었다.

 

닭갈비는 전문점을 가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는 집에서도 간단하게 그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웠다. 마음만 먹는다면 손쉽게 집에서 완벽한 닭갈비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집밥 백선생>은 그 자체로 최고였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이라는 짜고 단 맛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MSG로 만든 감칠맛까지 공유하고 있는 우리의 입맛에서 간 잘 맞는 음식을 집에서 직접 해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가치를 다하고 있으니 말이다.

 

백종원의 인기를 분석하려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백종원의 요리는 맛없다고 주장하는 이들까지 나왔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백주부가 보여주는 요리는 스타 셰프들이 보여주는 요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 그들의 매장이 아니라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식재료와 기교로 그저 지켜보는 수준의 요리라면 백주부의 요리는 누구라도 지금 당장 요리를 해도 백주부만큼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백주부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그저 엄마가 해주던 밥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다. <집밥 백선생>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그가 만드는 집밥이란 엄마가 해주던 집밥과는 다르다. 엄마가 해주는 밥이 아니라 부엌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낯선 남자들을 위한 요리일 뿐이다.

 

이 지점에서 백종원의 인기 요인이 드러난다. 그는 <마리텔>에서는 단순하지만 만들고나면 '고급져 보이는' 요리를 한다. <집밥 백선생>에서는 우리가 쉽게 먹었던 요리를 재해석해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항상 요리를 책임지던 주부는 존재하지 않다.

 

 

백종원이 만드는 요리와 그가 강조하는 것은 주부가 아닌 그동안 요리와 거리가 멀었던 이들을 위함이다. 힘을 강조한 노동 시대는 저물고 정보화 시대가 오면서 여성들의 사회 활동은 급격하게 늘었다. 이런 역할의 변화는 당연하게도 기존에 알고 있는 성 역할의 변화를 요구했다.

 

남자는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집에서 가정 일을 하는 것이 고착화된 이미지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여자들도 일터에 나서고, 그런 상황에서 요식사업은 날개를 달게 되었다. 확장된 외식 사업은 단순한 흐름이라기보다는 시대의 요구다. 남자만 일해서 가정을 꾸리던 시대는 지났다. 여자도 일터로 나서야 겨우 사는 사회가 되었고, 여자들 역시 과거와 달리 남자와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착화된 남녀의 역할은 재정립되어야 한다.

 

맞벌이 부부의 등장은 경제적인 문제도 있지만 사회적 성 역할 변화의 여정 중 한 과정이었다. 남자가 주부 역할을 하는 이들도 많이 늘고 있다. 남자 가정부도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요리를 하지 못하는 남자들을 위한 백종원의 <집밥 백선생> 성공은 당연한 결과다.

 

수동적으로 유명 셰프들의 요리만 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직접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간단하게 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분명한 차이다. 외식 사업이 활성화되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집에서도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서 먹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졌다는 점에서 <집밥 백선생>은 충분히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구라는 백선생의 요리를 먹고는 "시대가 원하는 요리다"라고 외쳤다. 이 말이 중요한 것은 시대의 변화에 적합한 요리라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남자도 이제는 요리를 해야만 하는 시대다. 그리고 백종원은 어느 집에나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남자들도 주부처럼 요리할 수 있는 팁들을 공개하고 있다. 백종원은 어머니에 대한 갈구가 아닌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부엌에 서야만 하는 우리 시대 남자들을 위함이다.

 

'엄마가 해주던 음식' 이라는 문장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는 한다. 식당 맛의 최고점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문장은 이제는 사장된 감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마가 해주던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나 감정은 청년 세대에게는 무의미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시대는 변했다. 고정적인 남자의 역할을 여자가 잠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당연하게 성 역할의 변화도 불러온다. 이런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이 백종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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