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2. 10:51

집밥 백선생 셰프 전성시대에서 남자 주부시대 연 백종원의 힘

셰프전성시대 백선생의 존재감은 뭘까? 해외파 국내파로 나뉘어 다투기도 하고 방송 장악력을 두고 보이지 않는 알력 싸움도 나오는 '셰프테이너'시대 백종원의 등장은 흥미롭다. 요식업계의 큰손인 백종원은 스스로도 셰프라고 하지 않을 정도로 그는 그저 요리를 좋아하는 남자일 뿐이다. 요리 좋아하는 남자의 열풍은 셰프 전성시대에서 남자 주부시대를 열었다. 

 

주방에 선 남자들;

셰프테이너 시대에 남자 주부가 던지는 가치, 스스로 요리하는 시대 열었다

 

 

 

셰프들이 등장하는 요리 프로그램의 특징은 보여준다는 것에 집중된다는 사실이다. 오랜 시간 갈고 닦은 요리 솜씨를 멋지게 보여주고 완성된 요리를 먹으며 감탄하는 것이 일상적인 방식이다. 스타 셰프들의 경연장인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 15분 안에 출연자가 원하는 음식을 해내는 과정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스타 셰프들은 대부분 올리브 TV의 <올리브 쇼>에 출연했던 이들이다. CJ 계열사의 요리 채널에서 시작된 셰프 이야기는 종편과 지상파까지 진출하며 '셰프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허세 셰프로 유명한 최현석의 그 허세 역시 <올리브 쇼>에서 나왔던 방송용 퍼포먼스였다. <마스터 셰프>와 <올리브 쇼>에 이어 <한식대첩>까지 식재료를 포함한 음식 장사를 하는 CJ의 요리 프로그램은 대성공을 거뒀다.

 

CJ가 만든 간편식을 가지고 셰프들이 요리를 하는 방식은 대단했다. 기업과 셰프의 만남이 만든 현실적인 결과물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백종원의 요리는 이런 CJ와 셰프들의 만남과 유사한 측면도 존재한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은 백종원은 요리 연구가이고, 그렇게 고민해서 탄생한 요리들이 수많은 브랜드의 백종원 식당에서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백종원의 비밀 레시피 노트를 공개하고 있기에 오히려 의아하게 다가오니 말이다.

 

<집밥 백선생>은 오징어 한 마리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법을 보여주었다. 오징어를 직접 손질하는 방법과 숙회를 해 먹는 알면 너무 단순한 방법부터 시작되었다. 실제 오징어 요리를 해먹을 때 경험해봤을 법한 다양한 문제들을 직접 재료를 가지고 설명을 하는 과정은 참 흥미롭다. 모든 것을 알고 요리만 해서 결과물을 내주는 여타 프로그램과 달리, 백종원은 제자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요리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숙회에 걸 맞는 초장을 직접 만드는 과정 역시 알면 너무 쉬워서 웃음이 나올 정도다. 오징어 초무침 역시 많은 이들이 즐겨 먹기는 하지만 쉽게 다가서기 어려웠지만 <집밥 백선생>이 만든 방식대로 한다면 누구라도 손쉽게 집에서 해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파기름을 이용한 '오징어볶음' 역시 대단한 레시피였다. 물론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거나 자주 하는 이들에게는 당연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항상 하던 요리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는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집밥 백선생>이 중요한 것은 주부들이나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이를 위한 방송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패널들인 제자가 모두 요리를 잘 못하는 남자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시청자들 대상 역시 요리를 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요리를 한다는 점에서 백종원의 손쉬운 요리교실은 그래서 흥겹다. 셰프들의 요리는 그저 경도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백종원이 하는 요리는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그처럼 요리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그저 보기만 하는 요리가 아니라 직접 해먹을 수 있는 요리라는 사실이 바로 <집밥 백선생>의 특징이자 성공 요인이다. 요리를 해본적도 없는 남자. 요리를 해보기는 했지만 자신이 없던 이들을 데리고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들을 선보이는 백종원의 <집밥 백선생>은 가장 진보한 요리 프로그램의 현주소다.

 

시대의 흐름과 요구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에서 <집밥 백선생>은 현존하는 가장 이상적인 요리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매주 스타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냉장고를 들여다보며 스타 셰프들의 요리를 보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재미있지만 실제 집에서 시청을 하는 시청자들에게는 '그림의 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누구라도 손쉽게 동참할 수 있는 <집밥 백선생>은 위대하다.

 

누군가는 백종원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린다. 요리도 못하는 셰프라고 할 수도 없는 자가 요리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짜고 단맛만 내는 요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주장도 한다. 백종원이 운영하는 식당들은 문을 열면 갈 수는 있지만 기다리며 먹고 싶지는 않다고도 한다. 셰프들과 요리 전문가라 칭하는 자들의 백종원 평가는 그렇다.

 

 

서민들에게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고가의 레스토랑이 맛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든다. 물론 형편없거나 자신의 입맛과는 전혀 다른 실패한 메뉴를 접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가격대에 맞는 식재료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맛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한 끼 식사를 하기 위해 그 많은 돈을 소비하며 매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일반 식당들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재료를 가지고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한다. 그러다 보니 간이 강하기도 하고 MSG가 중심이 되는 맛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간이 너무 강하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얇은 지갑을 가진 일반인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집밥 백선생>은 저렴한 식재료를 가지고 그럴 듯한 요리를 만들어낸다. 누구의 집에나 있을 법한 식재료만 이용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맛을 낸다는 점이 핵심이다. 인터넷을 쳐보면 나오는 내용들이 신기할 수 없다는 요리 평론가도 있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과거의 요리 상식 역시 인터넷에 존재하는 내용일 뿐이다.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닌 자료를 통해 얻은 지식은 누구에게나 열린 지식일 뿐이다.

 

백종원의 <집밥 백선생>이 많은 이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사랑받는 이유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셰프들을 바라보다 그들이 운영하는 고가의 레스토랑을 찾는 것과 달리, 백종원의 요리에는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집밥 백선생>은 남자와 여자의 성으로 구분된 사회적 역할이 변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남자 주부시대를 연 <집밥 백선생>은 그래서 흥미롭다. 여자들의 전유물로만 치부된 앞치마를 남자들이 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색한 부엌에서 그럴 듯한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백종원은 효과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게 바로 백종원 열풍의 이유이고 힘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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