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4. 09:02

미세스 캅 1회-김희애의 김희애를 위한 김희애의 경찰 이야기

연쇄 강간 살인범을 잡는 여자 경찰 팀장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진짜 경찰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엄마 경찰이라는 특징만 빼면 특별할 것이 없는 형사물이라는 것은 단점이다. 국내 형사물의 한계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첫 회의 모습 속에서 그 특별함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워 보이니 말이다. 

 

김희애를 위한 드라마;

물광이 아닌 진짜 김희애로 돌아온 그녀가 들려주는 경찰 이야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영진은 여동생인 남진이 딸을 키우고 있다. 강력계 반장으로 자신의 일에 누구보다 치열한 그녀는 그래서 엄마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를 위한 특별한 날에도 강간 강도 용의자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다 아이와 약속을 놓치기 일쑤인 그녀는 강력계 엄마 반장이다.

 

남자들도 버티기 힘든 그곳에서 팀을 이끄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촉 좋은 그녀의 수사는 언제나 성공적이다. 그날도 잠복 수사를 하다 연쇄 강간 살인마라고 불리던 범인을 추적해 힘겹게 잡아냈다. 하지만 그가 그 지독한 살인마가 아니라는 것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진범을 두고 형사과장인 염상민은 서둘러 언론에 범인을 잡았다고 공개한다.

 

염 과장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KL그룹의 강 회장 때문이다. 강 회장을 만난 염 과장은 엄청난 돈 앞에서 다시 철저한 재벌의 개로 전락한다. 강 회장의 아들이 구속되는 날 여론을 흔들 사건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염 과장을 부른 것이다. 돈 앞에 경찰로서 의무도 저버린 염 과장은 철저하게 그렇게 자신의 탐욕에만 집착하는 존재였다.

 

<미세스 캅>이 마지막으로 노리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는 강 회장과 염 과장의 만남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워킹 맘 엄마 형사 최영진이 강 회장의 범죄 사실에 접근하고 이 과정에서 염 과장과의 대립 구도는 본격화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 등장조차 하지 않은 핵심 멤버들인 한진우와 민도영, 여기에 박종호 형사 계장까지 더해지며 KL그룹과의 대결 구도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불철주야 대기하는 경찰의 애환. 그런 그들의 삶을 어린 딸을 둔 형사 최영진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는 하다. 그동안 강력계 형사의 이야기들 속에서 여자의 역할은 부수적인 존재일 뿐이었다. 실제 형사 세계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동안 강력계 형사 이야기 속에 최영진 같은 존재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어린 딸과 함께 하지 못하고 형사로서 역할에만 충실한 그녀는 경찰서에서 온 전화에 놀란다. 어린 딸이 도둑질을 하다 잡혀왔다고 한다. 어린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영진은 딸의 진심을 알게 된다. 엄마가 보고 싶어 문구점 아줌마가 했던 말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다시 도둑질을 하면 엄마에게 이른다는 말에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그 선택을 할 정도로 어린 딸에게 엄마는 그리움의 존재였다.

 

두 가지 일을 완벽하게 할 수 없는게 우리 사회 엄마들의 모습이다. 경찰이라는 직업군만이 아니라 수많은 워킹 맘들은 모두 아이들에 대한 고민과 아픔이 가득하다. 제대로 키우고 싶어 어쩔 수 없이 산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그런 선택은 결국 아이들과는 멀어지는 이유가 된다.

 

아빠 혼자 일을 하며 가족을 보호하기 힘든 세상이다. 도저히 오르지 않는 월급에 매일 뛰는 물가. 집 하나 장만하기 위해서는 평생을 먹지 않고 모아도 힘든 이 지독한 세상에서 홀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힘든 사회다. 당연하게도 성인인 엄마 역시 함께 일터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남겨진 가족들은 부모라는 울타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다.

 

아이들을 제대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대단한 용기로 평가되는 사회가 되었다. 젊은이들은 직장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어려워졌고, 이런 현실 속에서 결혼은 무모한 짓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결혼 기피 현상은 자연스럽게 저출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힘들게 결혼하고 독한 마음을 먹고 아이를 낳아도 제대로 키울 수 없는 대한민국에서 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상이 된 지독한 현실을 과연 형사 반장인 최영진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형사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도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는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연쇄 강간 살인마를 잡기 위해 뛰던 재덕은 범인의 칼에 맞고 만다. 자신의 팀원들도 딸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한심한 자신을 돌아보던 영진은 스스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하지만 결국 범죄 앞에 그는 다시 경찰로 돌아오고 <미세스 캅>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분명한 것은 김희애를 위한 드라마다.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할 손호준과 이다희 등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김희애 모습을 생각해 보면 강력계 형사는 조금 모호하게 다가온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김희애의 모습은 그래서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익숙해진다면 곧 제대로 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김희애의 <미세스 캅>이 아니라 진짜 형사물로 변신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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