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2. 10:03

삼시세끼 정선2 그들이 보여준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

정선에서 가진 1년 동안의 <삼시세끼>는 완전한 종영을 알렸다. 물론 장소를 달리 해 새로운 시작을 할 수는 있지만 최소한 옥순봉에서 그들을 다시 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들은 1년 동안 정이 든 그곳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방법을 담담하지만 소박하면서도 아련함으로 담아냈다.

 

옥순봉과의 아름다운 이별;

정선에서 1년, 그 긴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이들과의 행복한 이별

 

 

 

박신혜로 시작해 박신혜로 끝났던 <삼시세끼 정선 시즌2>는 지난 주 끝났다. 제작진들과 출연진이 함께 하는 에필로그는 왜 많은 시청자들이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역시 특별할 수밖에는 없다. 그런 점에서 <삼시세끼 정선>은 헤어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 셈이다. 

 

 

겨울이 가까워지는 가을 처음 정선을 찾았던 이서진과 옥택연은 그곳이 반갑지 않았다. 뜬금없는 제안으로 정선까지 오기는 했지만 좀처럼 정을 붙이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은 그저 부담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을 꾸준하게 보신 분들이라면 첫 회 이서진이 가장 많이 했던 발언은 "이 프로그램 망했어"였다.

 

스스로 어느 지점에서 재미를 찾아야 할지 몰랐던 이서진이 던진 이 말은 완전히 잘못된 예언이었다. 이서진과 택연의 고생담이 적나라하게 담겼던 첫 회 그들은 방향성을 몰라 힘겨워하며 기존 예능과 너무 다른 현실에 좌절을 했지만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깊은 시골로 들어가 그곳에서 텃밭에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직접 밥을 해먹는 너무나 단순한 이야기에 열광했다. 특별하고 거대한 그 무언가만 찾던 다른 예능들과 달리, 그들은 전혀 다른 지점을 향해 천천히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보여주는 <삼시세끼>는 큰 위로와 동경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속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본적 없었던 예능의 탄생은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정선에서 만재도로 이어지는 그들만의 <삼시세끼>는 같은 괘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했다. 차가운 겨울을 난 그들에게 봄과 여름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었다.

 

 

 

겨울에는 느낄 수 없었던 풍성함이 그 안에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직접 땅을 일구고 씨를 뿌려 풍성한 옥순봉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었다. 매 번 다양한 초대 손님과 함께 옥순봉에서의 삶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그 모든 과정이 이제는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광규의 집에 모여 정선이 아닌 서울에서 그들만의 마지막 한 끼를 준비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는 뭔지 모를 아련함은 존재했다. 더욱 택연은 그렇게 좋아하던 밍키의 아이 중 하나인 에디를 입양해 키우기 시작했다. 부쩍 성장한 에디와 함께 광규의 집을 찾아 정선과 너무 다른 도시에서의 한 끼는 그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옥순봉에서는 절대 먹을 수 없었던 즉석 음식의 행렬이었다. 냉장고에서 차가워진 보쌈마저도 최고의 음식처럼 먹는 이서진의 모습에서도 흥겨웠다. 음식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정선에서의 음식들이 또 오르고 최고의 최악 역시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최고는 의외로 콩국수였다. 직접 재배한 콩을 힘겹게 갈아서 만들어서 인지 그들에게는 그동안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본 적이 없는 환상의 맛이었다. 텃밭에서 재배한 콩을 직접 갈아 만든 요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옥순봉 맛이었다. 최악은 시청자들도 모르는 편집 속에 존재했다. '허니버터칩'을 직접 만들겠다고 호기롭게 나선 택연과 과도한 버터와 꿀의 향연을 이끈 이서진. 짧게 건져내야 할 튀긴 감자를 푹 끓여 죽을 만들어버린 호기로움은 '악마의 음식'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었다.

 

 

광규가 그렇게 말하던 편집된 '식혜'를 떠올렸다. 하지만 광규가 아쉬워했던 통편집된 식혜는 차라리 편집이 반가웠을 듯하다. '옹심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하늘과 대결을 벌였던 광규의 '식혜'는 당혹스러운 맛으로 용도 폐기되는 신세가 되었다. '옹심이vs식혜'의 대결에서 결과적으로 옹심이의 승리가 되었다. 묵힌 식혜는 죽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결국 맛도 없는 '악마의 요리'와 같았다.

 

그들의 마무리가 더욱 의미가 컸던 것은 옥순봉에 대한 기억들을 그대로 아름답게 정리해나갔다는 사실이다. 밍키네 가족만이 아니라 잭슨네와 마틸다 무리까지 이들의 뒷이야기 역시 흥미로웠다. 그들 역시 옥순봉에서는 중요한 가족이었다는 점에서 잊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품은 <삼시세끼 정선>은 따뜻했다.

 

르꼬끄와 함께 살게 된 마틸다 무리, 잭슨네 가족은 원래 주인인 농장에 다시 돌아갔고, 밍키네 가족 역시 원 주인인 할머니 댁으로 갔다. 택연이 밍키의 아이들 중 하나를 자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간직하게 되었지만, 낯설고 부담스럽기도 했던 가축들마저도 그립게 만드는 옥순봉 마법은 그렇게 여전히 이어졌다.

 

옥순봉의 풀잎 하나마저 의미를 담아내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반가웠다. 세 옥순봉 식구들이 살아가면서 남겼던 흔적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 액자에 담은 마지막 선물은 바로 <삼시세끼 정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었다.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그 모든 것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바라보던 그들의 시선은 바로 액자 속 메모지에 모두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삼시세끼 정선>을 하면서 그들은 '인간'이라는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했다. 박신혜가 마지막 초대 손님으로 다시 찾은 이유도 '사람'때문이라고 했다. 이서진 역시 종영 한 달 후 회고를 하면서 꺼낸 말 역시 '사람'이었다. 자연과 함께 하며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누는 과정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별한 것은 결국 '사람'일 수밖에 없음을 그들은 잊지 않았다.

 

옥순봉에서 재배한 다양한 식재료들을 그들은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담아 전달했다. 대단할 것 없을 수도 있지만 옥수수부터 시작해 상추까지 직접 재배해서 많은 이들과 함께 했던 옥순봉의 모든 것들은 그렇게 가장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드라마 <미생> OST가 흐르며 시작된 옥순봉의 1년을 담아내는 장면은 하나의 드라마와 같았다.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그 과정에서 시작과 끝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그 특별하지 않음이 이렇게 특별함이 될 수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과정은 <삼시세끼 정선>이 왜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재미로 다가왔는지를 보여주었다.

 

미생물인 도구들에게까지 시선을 두는 제작진들은 아궁이부터 자전거까지 옥순봉에서 함께 해왔던 수많은 사물들에게마저 그 따뜻한 관심을 거두지 않았다. 그 모든 것들은 단순한 사물이 아닌 옥순봉을 기억하게 하는 특별한 가치라는 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관심이기도 했다.

 

증강 방식을 이용해 작은 사물에서 그 모든 것을 품었던 옥순봉, 그리고 이런 모든 것들을 따뜻하게 바라봐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드리는 제작진들의 시선이 참 따뜻했다. 그 아름다웠던 옥순봉이 점점 멀어지며 택연은 "형. 오늘은 뭐 먹어요?"라고 질문하고 서진은 "쉬어 쉬어...뭐 급하냐"라는 말로 정리했다. <삼시세끼 정선>은 바로 둘의 대화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더는 옥순봉에서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삼시세끼>는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0월에는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만재도가 함께 한다. 그리고 겨울 혹은 늦어도 내년에는 다른 시골 마을에서 <삼시세끼>는 여전한 생명력을 보이며 우리 곁으로 다시 찾아올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이별하는 방식을 보여준 <삼시세끼 정선>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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