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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신서유기로 예능감 찾은 강호동 유재석은 될 수 없다

by 자이미 2015.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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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나영석 사단과 함께 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방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신서유기>에 등장한 강호동은 최근 우리가 알고 있는 그는 아니었다. 과거 가장 화려했던 강호동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나영석 사단 만나 날개 짓 하는 강호동;

강호동의 변화가 반갑지만 씁쓸한 이유는 나영석 사단이라는 한계 때문이다

 

 

 

나영석 사단과 강호동은 역시 잘 어울린다. 과거 <1박2일>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였던 그들은 간만에 만나 함께 촬영을 했지만 여전히 최고의 모습으로 화답하고 있다. 더는 물러설 곳도 없이 몰린 강호동에게 <신서유기>는 중요한 작품이었다. 비록 인터넷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방송이 되는 것이지만 대중들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이렇게 몰락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언제나 강호동은 그 강호동으로 영원할 것 같다. 투박하지만 운동선수 특유의 강인함과 버라이어티 쇼는 잘 맞았다. 유재석과 함께 국민 MC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강호동의 성공시대는 대단함 그 이상이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인기도 어느 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공백기를 가지기는 했지만 그 기간이 모든 것을 무기력하게 만든 결과라고 볼 수는 없다. 그동안은 꾸준함이 강호동의 문제를 막아주고 있었지만, 그가 잠시 방송을 쉬는 동안 동력 역시 무기력하게 멈춰버린 듯하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강호동을 위한 준비되었고, 모든 방송 관계자들이 다시 돌아온 강호동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하지만 복귀에 대한 관심은 너무나 짧고 빠르게 사라져갔다. 그 어떤 프로그램을 해도 좀처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강호동은 백약이 무효가 되어버렸다.

 

강호동이 현재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우리동네 예체능>이 전부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강호동을 앞세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가능성 역시 낮다. 이런 상황에서 나영석 사단과의 만남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에 나선 나영석 사단의 <신서유기>에 출연한 강호동은 과거의 그를 다시 바라보는 듯해서 반가웠다.

 

 

강호동의 현실을 보려면 그의 첫 등장에서 나온 우려들에 모두 들어가 있다. 인터넷이란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큰 것이 또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가 가득했다. 뭘 해도 되지 않는 지독한 현실 속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던 강호동에게 <신서유기>는 새로운 가능성이면서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결과적으로 강호동의 <신서유기> 출연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강호동은 자신에게 걸 맞는 날개를 비로소 달게 되었다. 강호동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나영석 사단에 의해 강호동은 중극에서 "쮸빠지에'를 외치며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는 동작까지 만들어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최근 봐왔던 강호동과는 달랐다.

 

방송 중에도 등장했지만 강호동은 <신서유기> 촬영을 앞두고 두 달 전부터 중국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평생 운동을 하면서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강호동에게 공부는 그 무엇보다 어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지독한 상황에서도 그는 <신서유기>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했다.

 

능숙한 중국어를 구사하거나 하지는 못하지만 책에서 봤던 간단한 회화를 직접 중국 현지인을 통해 활용하려는 적극성만으로도 충분했다. 이승기의 농익은 예능감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던 강호동은 분명 나영석 사단과 함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아직 두 차례 방송이 남아있고, 남은 분량에서 강호동이 어떤 모습을 더 보여줄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강호동이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고 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으면 좋지만 현재 강호동이 마주한 환경은 그리 녹로하지 않다. 몇 년 동안 이어져 온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면 이대로 강호동이라는 이름은 잊혀지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기로에서 강호동은 그가 잡을 수 있는 최고의 동아줄을 잡았다.

 

 

나영석 사단은 현재 무엇을 해도 되는 수준으로 올라와있다. 대중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고 어떤 재미를 던지는 것이 효과적인지 가장 잘 알고 있다. 기존의 흐름과 상관없이 나영석 사단의 예능이 또 다른 의미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영석 사단과 함께 한다는 점은 기회일 수밖에 없다.

 

강호동의 몰락과 달리 유재석은 여전히 국민 MC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유재석은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영리하게 성공 전략을 잘 써내려가고 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인 유재석에게는  위기가 보이지 않는다.

 

내부적인 요인은 정체다. 지난해에는 강호동의 몰락과 맞물리며 유재석의 변화를 요구하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하지만 유재석은 큰 변화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문제들을 해결해가고 있다. 단순히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지 않고 약점은 최소화하고 장점을 더욱 강력하게 구축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외부적인 문제 역시 많다. 과거와 달리 유명 MC를 앞세운 프로그램 전성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피디 작가가 중심이 된 그들의 기획력이 성공의 큰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유재석 같은 존재에게는 부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유재석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는 모습이다. 지상파에서만 출연하던 유재석은 외연을 확장하는 종편을 선택했다.

 

종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하지만 JTBC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시선들이 많다는 점에서 유재석의 외연 확장은 성공적이다. 물론 파일럿 방송에서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10월 정규 편성이 되면 문제점들은 많이 상쇄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점에서 강호동은 결코 유재석이 될 수 없다. 무한도전 10년과 맥을 같이하는 유재석이라는 존재 가치는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도 유재석과 같은 존재가 되기도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유재석은 이제 그저 유재석일 뿐이다.

 

강호동이 <신서유기>를 통해 잃어버린 자심감을 되찾고 과거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예능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은 반갑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 많은 프로그램에서 강호동은 좀처럼 자신의 가치를 찾지 못했다. 그런 그가 나영석 사단과 만나 화려한 비상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강호동의 부활은 그만이 아니라 그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 많은 팬들에게도 요원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반갑기도 하다. 하지만 그 날개 짓이 나영석 사단을 만났을 때만 펼칠 수 있다면 이는 최악이 될 수밖에 없다.

 

새롭게 도약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강호동이 반갑기는 하지만, 나영석 사단을 벗어났을 때 과연 그가 여전히 날아오를 수 있을지가 문제다. 현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강호동으로서는 자신이 가장 자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분석해야만 한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면 강호동은 새로운 도전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다시 승부를 해야만 한다.

 

강호동은 결코 유재석이 될 수 없다. 아니 누구도 유재석이 될 수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모두가 각자 자신이 되어야 한다. 강호동은 분명 재능이 있는 예능인이다. 다만 그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줘야 많은 이들이 만족하고 행복해하는지 신중하게 분석해야 할 시점일 뿐이다. 과연 강호동이 나영석 사단을 벗어나 다시 화려한 비상을 할 수 있을지 <신서유기>가 잘 보여줄 듯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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