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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마리텔 김구라 1위와 김충원의 몰락, 명확해진 득과 실

by 자이미 2015.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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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가 방송 10회 만에 첫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하위권만 맴돌다 백종원이 하차를 한 후 상승세를 이어가다 결국 첫 1위를 차지했다. 콘텐츠의 힘이라고 외치던 김구라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어떤 내용으로 접근을 하느냐가 곧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성공 전략으로 자리하는 듯하다. 

 

기미작가와 모르모트 피디;

김충원의 몰락, 과거의 회귀하는 김영만 효과는 더는 나올 수 없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마리텔>에서 파일럿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출연했던 김구라가 첫 1위를 차지했다. 특혜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김구라였지만 다른 이들과 달리 충분한 방송을 할당 받았고, 결국 1위까지 차지했다.

 

김구라처럼 특화된 뭔가가 없는 상황에서 초대 손님들의 힘으로 방송을 이어가는 것은 그만이 가능한 방식이기도 하다. 제작진들이 김구라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김구라도 이제는 1위를 할 때가 되기는 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1위가 이상할 수는 없다. 이미 10회를 하는 동안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 1위를 못하면 그게 이상할 정도니 말이다.

 

김구라 전에 1위를 차지했던 오세득은 3위로 추락했다. 절친한 요리사인 이찬오가 출연해 재미를 선사하기는 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큰 관심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3위까지 하락한 것은 그만큼 관심사에서 조금씩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2위 자리는 패션 디자이너인 황재근이 차지하며 향후 대결 구도는 김구라vs황재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패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황재근은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마리텔>에 등장해 독특한 말투와 솔직함으로 승부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김구라보다 황재근이 더욱 특별하고 재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마리텔>의 진짜 주인공이기도 한 제작진들이 감초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백종원과 짝을 이뤄 '기미작가'로 큰 관심을 받았던 작가는 이제 모델이 되어 황재근과 환상의 조합을 이루고 있다. 백종원의 음식을 너무 먹어 살이 쪘다는 그녀의 농익은 예능감은 그 어떤 출연자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황재근의 2위는 기미 작가의 맹활약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리텔>에는 '기미작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엉뚱한 매력을 보이는 '기미작가'에 이어 '모르모트 피디'도 존재한다. 피디의 역할은 어디까지 인가? 에 대한 의문점을 증폭시킨 인물이 바로 '모르모트 피디'다. 기니피그처럼 모든 일을 해야만 하는 운명의 피디는 착해서 멍해 보이는 외모가 한 몫 하기도 했다.

 

예정화에게 운동을 배우고, 솔지에게는 노래를 배우던 '모르모트 작가'는 이번에는 박지우에게 춤을 배웠다. 음치에 몸치인 '모르모트 피디'의 좌충우돌은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기미작가'의 성공은 다른 작가들도 카메라 앞에 서는 이유가 되었고 '모르모트 피디'의 맹활약은 <마리텔>을 흥미롭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확장되었다. 

 

이번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김충원의 반전 없는 몰락이었다. 몰락이라는 단어가 너무 자극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형식이 더는 통할 수 없다는 단언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백종원이 갑작스럽게 하차하며 김영만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백종원의 절대 강자 자리를 단박에 밀어내버린 김영만이 제작진들에게는 가장 큰 패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도 허사가 되었다. 한 번은 통할 수 있었지만 과거를 꾸준하게 회상하고 소비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백종원이 존재하고 대결구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구도가 깨어지고 김영만에게 과부하가 걸리며 모든 것은 일찍 소진되기 시작했다. 

 

 

김영만에 이어 과거 많은 이들을 추억하게 한 김충원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했다. 과거를 추억하는 시리즈라는 점에서 김충원이 어느 정도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면 다양한 형태의 '추억 시리즈'가 등장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영만의 반짝 1위 한 번으로 모든 관심이 집중된 후 화려하게 소멸되어버린 불씨를 다시 살리기는 힘들었다. 

 

그림을 누구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흥미로웠다. 그리고 참여도에서 누구와 비교해 봐도 좋았지만 절대 다수의 접속자로 인해 그 차이가 증명된다는 점에서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 보다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 김충원의 노력은 반가웠지만 시청률 경쟁에서는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김충원의 하차는 '추억 시리즈'가 다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졌다는 사실만은 명확해졌다. 김영만의 큰 관심이 다른 이들의 등장까지 유도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대중들의 관심을 더는 붙잡을 수는 없었다. 그런 점에서 <마리텔>은 중요한 틀 하나를 잃어버렸다.

 

 

<마리텔> 직원이라고 불러도 좋을 김구라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뚝심의 승리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들이 가지는 틀 속에서 <마리텔>이 더욱 큰 가치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출연진을 확보하고 이런 상황을 통해 재미를 선사하는 방식은 한계를 가지게 되었다.

 

시청자들을 외면하는 방송을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김충원의 하차는 결국 중요한 하나의 틀을 잃었다는 의미가 된다. 하나를 잃으면 다른 하나를 얻을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하나를 잃는 것은 다른 하나가 아닌 하나의 파이 속에서 중요한 부분을 잃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헤어 디자이너인 차홍과 연기자 하연수가 출연한 생방송이 다음 방송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김구라의 1위와 함께 시청률은 0.9% 떨어지며 1위 자리도 내주고 말았다.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마리텔>에게 가장 믿음직스러운 존재는 '모르모트 피디'와 '기미작가'라는 사실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너무나 명확해진 득과 실을 과연 <마리텔>이 어떻게 이끌어갈지 알 수는 없다. 하향 평준하가 되어버린 <마리텔>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아쉬운 것만은 사실이다. 제작진들이 출연자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상황은 문제로 다가오니 말이다. 김구라 1위와 김충원의 하차는 <마리텔>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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