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11. 10:22

무한도전 바보전쟁, 바보가 사라진 시대 바보 애찬이 던지는 재미

무한도전이 준비한 새로운 도전 과제는 그들 스스로 제안하고 시청자가 뽑은 3가지 중 하나다. 연예계의 바보들을 찾겠다는 생각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바보가 존재하지 않는 시대 바보를 찾겠다는 바보 같은 제안에 많은 이들은 화답했다. 바보에 대한 바보들을 위한 바보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반갑다.

 

천재 강요하는 시대 바보전쟁 의미;

바보가 사라진 시대 바보 애찬, 순수한 웃음 전도사 9인을 찾았다

 

 

 

 

연예계 바보들을 모아 자신들이 바보가 아님을 증명하겠다는 <무한도전 바보전쟁 순수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무도 멤버들은 최종 9명의 바보 어벤져스를 구축했다. 시청자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들과의 만남은 새로운 예능 대세들을 위한 시작과 같았다.  

 

 

제안을 했던 하하와 광희가 바보 어벤져스의 시작이었고, 홍진경 은지원 심형탁 솔비 간미연 채연 김종민으로 이어지는 존재들과 방송 과정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박나래까지 합류해 9명의 '바보 어벤져스'가 만들어졌다. 자의반 타의반 바보가 되어버린 그들이 모여 과연 어떤 '순수의 시대'를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홍진경을 시작으로 남녀 연예인들을 찾아간 무도 멤버들과 그들의 지식 대결은 전설적인 하하와 만들어간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는 것 같았다. 석사 학위자이지만 누구보다 지식이 얇은 하하는 무도 대표 뇌순남이었다. 바보 연기를 했던 정준하가 의외로 고급진 지식 자랑을 하는 것과 달리, 석사 하하의 바보스러움은 예능에는 최적화 될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에서 자주 등장했던 '지식대결'이 많은 웃음을 주고는 했다. 상식을 두고 벌이는 무도 대표 바보들의 대결 구도는 언제나 많은 웃음을 선사하고는 했다. 그런 웃음들을 만들어냈던 핵심 인물인 하하와 새롭게 가세해 그 지독할 정도로 강력한 바보 대열의 선두주자가 된 황광희가 모여 <바보전쟁 순수의 시대>라는 기획안을 제출했다.

 

이 엉뚱해보이고 식상할 듯한 이야기가 높은 순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많은 이들이 바보를 찾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대는 강자를 요구한다. 강해야만 살 수있다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리고 뇌섹남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는 시대에 똑똑한 사람들에 대한 갈망과 욕구 역시 대단하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똑똑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심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이들에게도 능숙한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요구한다. 대학이 필요없는 이들에게도 대학 졸업장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모든 것을 척척박사 수준으로 알아야 하고 이해해야만 한다는 강박은 말을 배우기 전부터 학원을 가도록 강요하게 만들고 있다. 과부하된 지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지 못하는 사회는 병적으로 지식에 집착하고 있다.

 

명문대를 나오고 높은 지위를 누리는 것만이 삶의 기준이라고 강요하는 사회에서 평범한 삶은 곧 패배로 이어지는 이유가 된다.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는 줄 세우기 교육은 결과적으로 어린 나이부터 나만 강조하게 만든다. 이명박 시절 다시 어린 아이들부터 줄 세우기를 시작한 교육의 패허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뒤지면 안 된다는 사회적 강박은 결국 아이들에게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직 학교 공부만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대학을 와서는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위해 4년 동안 취업과 관련한 공부를 하는 것만이 존재할 뿐이다.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장이 아닌 취업을 위한 고가의 공간으로 전락한 대학은 더는 대학의 가치를 상실한지 오래다.

 

대한민국에서 공부라는 개념은 지식과는 상관없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취업을 위한 도구로서 국민들을 몰아붙이는 것이 전부다. 그 좁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궤도를 따라 질주하는 것만이 답이다. 접접 좁아지는 병목 현상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 주변사람들을 밀어내야 한다. 그렇게 치열한 싸움을 해서 그 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그나마 성공했다고 이야기하는 현실 속에서 그 모든 것이 지옥과 같을 수밖에 없다.

 

 

고용없는 성장은 일상이 되었다. 그나마 좁은 문을 뚫은 이들마저도 사용자가 손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서 노동개악을 일궈냈다. 고용주가 맘에 들지 않으면 노동자는 언제라도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정부에게 대다수의 국민은 존재가치가 없다. 그저 엄청난 자금은 움켜쥐고 있는 재벌들의 눈치만 보는게 최선이니 말이다.

 

얼마나 악랄하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이 지독한 현실에서 '바보'라는 단어는 중요하게 다가온다. 치열함을 잊은 눈에 보이는 이득을 취하지 않는 이들에게 우린 '바보'라고 한다. 그 바보라는 단어는 그렇게 우리에게 바보에 대한 열망 또한 심어놓은 것 역시 분명하다.

 

무도에서 보여준 몇 가지 예문들을 통해 바보 테스트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표준화된 방식으로 지식을 겨루고 이를 통해 '바보'를 규정하는 것 역시 무의미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정형돈이 바보 어벤져스가 구축된 후 그들은 바보가 아니라 예능 에이스들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각각의 출연자에 맞춘 단순한 지식 대결은 그저 지식의 알고 모름의 차이만을 나눌 뿐이었다. 그런 지식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예능에 최적화된 존재감이 그들에게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된 그들에게는 충분히 한 판 흥겨운 자리를 만들어도 좋을 정도의 능력이 있음이 증명된 시간들이었다.

 

 

모두가 일률적인 지식인이 될 이유는 없다. 솔비의 당당함이 반가웠던 이유는 그런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의 기준이라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가수로 데뷔해 이제는 어엿한 미술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솔비처럼 모두는 각자가 잘 하는 능력이 존재하니 말이다. 획일적인 교육과 강요가 결국 사회적 무능아를 양산할 수밖에 없음을 어쩌면 위정자들은 잘 알아야만 할 듯하다.

 

이 지독한 현실 속에서 많은 이들은 '바보'를 떠올리고 '바보'를 갈구하기 시작했다. 우리 시대 희망이라는 단어를 심었던 '바보 대통령'에 대한 많은 이들의 그리움은 그가 부재한 이 시대 더욱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가장 가까운 이들마저도 배신해도 상관없다는 식의 이 한심한 경쟁 매커니즘은 결국 공멸로 이끄는 이유가 된다.

 

바보라고 손가락질을 할지 몰라도 좀 바보스럽게 살아갈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도 바보전쟁 순수의 시대>가 던지는 의미도 그 지점에 있을 듯하다. 모두가 박학다식할 이유는 없다. 획일화된 교육과 이를 통한 지식이 큰 의미가 없음을 강변하고 있기도 하다.

 

바보라고 지명되고 어쩔 수 없이 바보가 된 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모두 성공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바보전쟁 순수의 시대>가 던지는 역설이 존재한다. 이 세상이 좀 더 바보가 많았다면 현재보다는 더욱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이 역설의 기록을 무도가 담아내고 있는 셈이다. 공포와 불안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바보는 곧 죽음과 도태라는 단어로 대치된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