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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유재석 슈가맨을 찾아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by 자이미 201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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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유희열이 진행하는 JTBC의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을 찾아서(이하 슈가맨)>은 파일럿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원 히트 원더 곡을 다시 새롭게 변화시켜 다시 히트를 시키겠다는 그들의 설정은 조금은 무모함을 안고 있다. 과정의 중요성보다 결과에 집중하는 모양새는 결국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뺄 건 빼고 더할 것은 더한 슈가맨;

강한 한 방은 없지만 잔잔한 재미는 존재하는 응답하라 황금시대

 

 

 

유재석의 첫 비지상파 방송이라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던 <슈가맨>이 정규 편성되어 첫 방송을 했다. 결과적으로 기본적인 줄기는 변화가 없었고 스튜디오의 인력 편성 변화에만 집중했다. 쓸모없을 정도로 많아 보이던 패널들을 최소화시키고 대신 세대별 방청객이 함께 한다는 사실은 큰 변화였다. 

 

 

어수선하고 특징 없고 비효율적인 패널들을 대폭 축소한 것이 큰 변화였다. 파일럿에서 서로 편을 나눠 많은 수의 패널들이 등장한 것은 번잡한 느낌마저 줬다. 슈가맨을 직접 찾는 '추적맨'을 없애고 직접 찾아가 그들의 근황을 보고 스튜디오에 모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들어냈다.

 

슈가맨을 찾는 과정에서 오는 불필요한 과정을 대폭 삭제하고 시작과 함께 슈가맨을 스튜디오에 불러 직접 이야기를 하는 과정으로 지루함을 없앤 것은 다행이다. 필연적으로 늘어질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최소화함으로도 아쉬움을 줄였고, 이런 과정은 스튜디오에서 직접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채워냈다는 것은 합리적으로 다가온다.

 

정규 첫 방송에서 모습을 보인 슈가맨은 미스터 투와 현승민이 출연해 과거 자신의 노래를 부리고 새롭게 편곡된 곡으로 경연을 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형식 자체는 <슈가맨>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변화는 없었지만 보다 빠른 전개와 높은 집중력으로 인해 파일럿보다는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이 큰 특징이었다.

 

봄 캐럴이라 불리는 '벚꽃엔딩'처럼 겨울이 다가오는 기억되는 곡 중 하나는 바로 미스터 투의 '하얀겨울'이라는 곡이다. 지금과 달리 과거 길거리에서 많은 노래들을 손쉽게 들을 수 있었던 시절에 많이 울려 퍼지는 곡이 가장 팬들에게 사랑받는 곡이고는 했다. 그런 점에서 '하얀겨울'은 조금 과장해 캐럴만큼이나 많은 이들에게 불리고 들었던 곡이기도 하다.

 

 

도입부에서 들리는 종소리가 전하는 시그내쳐는 여전히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정도다. 노래란 그런 기억의 한 부분을 되살리게 하는 효과적인 도구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슈가맨>의 장점과 성공 요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수없이 많은 곡들이 발표되고 소비되는 현실 속에서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노래를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슈가맨>은 철저하게 최근의 복고를 지향하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복고에 대한 거대한 광풍을 만들었고 <무한도전 토토가>가 그 정점을 찍었다. 그런 점에서 <슈가맨> 역시 이런 복고 분위기에 편승한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들이 찾고 대중들이 소환하고 싶은 노래들을 대부분이 8,90년대 곡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물론 2000년대 초반 노래들도 선곡될 수는 있겠지만 한국 대중음악의 르네상스로 불렸던 8, 90년대가 주가 될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것은 그 당시를 즐겼던 이들이 현재의 대중문화 역시 이끌고 있는 주체라는 사실이다.

 

취업 자체가 가장 큰 산이 되어버린 청년 세대에게 문화란 낯선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풍성한 문화가 지배하던 시절은 사라지고 척박한 현실에서 오직 경쟁만을 앞세운 사회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386으로 불렸던 세대들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그들에 의해 모든 것이 만들어지고 소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불타는 청춘>을 보면 4, 50대 남녀가 출연해 여행을 하는 버라이어티를 선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이 되고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재 소비 주체가 누구인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한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이들이 청년 시절부터 큰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다. 과거 그 나이 대의 연예인들이라면 방송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이 여전히 방송 활동을 하고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대단한 변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현재의 우리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체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중문화 르네상스에 대한 갈구는 이렇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듯하다.

 

미스터 투와 현승민의 경우도 그런 흐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H로 활동했던 현승민의 2003년 '잊었니'와 미스터 투의 1993년 발표한 '하얀겨울'은 <슈가맨>이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큰 사랑을 받았던 곡들을 소환해서 충분히 소통 가능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반갑다.

 

 

그동안 비밀로 감춘 후 깜짝 발표를 하는 방식이 주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파일럿과 달리, 정규 편성에서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곡들에 집중하고 소통하려 노력한다는 점이 다르다. 세대별 판정단의 판정보다는 깜짝 이벤트처럼 준비했던 제작진들만의 고민을 시청자들에게 넓혔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인은 더 늘었기 때문이다. 

 

승패에 연연할 이유는 없다. 현장에서 밝혀지는 승패는 그저 재미를 위한 하나의 수단일 수밖에 없음이니 말이다.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홈페이지에 열거한 많은 곡들의 예시와 사연을 이야기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강호동이 진행했던 <별바라기>를 떠올리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팬들과 스타가 하나가 되어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을 공유하는 <별바라기>는 좀처럼 관심을 받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팬과 스타라는 한정된 틀 속에서 소통을 이야기하다 실패했던 <별바라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슈가맨>이 해야 할 것은 단순하다. 

 

스타를 추종하는 팬들을 위한 방송이 되는 순간 소통은 협소해지고 무너질 수밖에는 없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소통 방식과 재미를 담아내고 역주행송의 가치까지 담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과정들이 이어져야만 할 것이다. 유재석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앞세워 흥미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슈가맨>의 달콤함을 만끽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존재하니 말이다. 물론 파일럿과 비교해서 충분히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후 그들의 보다 완성도 높은 행보를 기대해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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