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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송곳 1회-지현우와 안내상, 우리사회 진정한 송곳으로 돌아왔다

by 자이미 2015.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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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미생>에 이번에는 <송곳>이 우리를 찾아왔다. 두 작품 모두 비정규직의 아픔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함을 담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웹툰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는 점과 주제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비교가 될 수밖에는 없다. 그런 점에서 과연 <송곳>은 앞선 <미생>과 어떤 변별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우리에게 송곳이 필요하다;

빙그레와 다른 이수인, 가장 약한 자의 편에 선 그가 송곳이 되는 날 세상도 변한다

 

 

 

 

비정규직 800만 시대. 천만 정규직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사회는 이번 노동개혁으로 인해 더욱 척박한 환경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고용주가 언제든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만든 권력에 의해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들의 위치는 최악의 존재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해고 노동자들의 위치는 그저 남의 일이 아니라 이제는 누구라도 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저 남의 일이라고만 여겨왔던 해고라는 단어가 천만 정규직에게도 이제는 일상의 단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송곳>은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푸르미 마트라는 곳에서 일어나는 노동 현장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일상이기도 하다. 곳곳에 재벌들의 대형 마트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은 블랙홀처럼 주변 마트들을 집어삼키고 이제는 거대한 공룡으로 자리하고 있다. 동네 마트 사장님이 대형 마트의 노동자로 변신하는 이 당황스러운 모습이 우리의 현실이다.

 

<송곳> 속 마트 이야기가 남다르지 않은 이유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유통업체인 카르푸의 사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를 불법으로 해고하려던 그들의 행동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영화 <카트>를 통해 적나라하게 극화되기도 했었다.

 

국내에도 대형 마트의 시대가 열렸다. 199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마트 전성시대는 해외 대형 마트 체인의 국내 등장으로 이어졌다. 국내 대형 마트의 원조들이 국내 시장 잠식을 위해 대대적으로 들어왔다. 까르푸를 시작으로 월마트와 테스코까지 세계 3대 대형마트가 모두 한국진출을 했지만 모두가 실패했다. 그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현지화 실패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들어왔던 카르푸는 철저하게 본사 지시를 받아 경영을 했다. 가장 먼저 국내에 들어왔던 카르푸는 전국 30개가 넘는 점포를 가지며 큰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불법 해고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납품대금 부당감액 등 불공정 거래 등으로 위기를 맞았고 그들은 그렇게 10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지독한 외국계 대형마트의 잔혹사는 월마트라고 다르지는 않았다. 그들 역시 카르푸의 실수를 답습하며 철수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앞선 두 업체의 실패담을 분석한 테스코는 현지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성공했지만 영국 본사의 위기로 국내 철수를 결정했다. 외국 대형마트 잔혹사 속 노동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라고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주들의 행태는 외국이나 국내나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국내 고용주들이 장점을 가지는 것은 한국 노동자들을 잘 알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안다는 것이 항상 좋지는 않다. 그만큼 더욱 지독하게 노동자를 탄압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드라마 <송곳>은 흥미로운 시작을 보였다. 푸르미 일동점 야채청과 파트 과장인 이수인과 부진 노동상담소 소장인 구고신이라는 인물을 통해 이야기는 이어졌다. 노숙을 하는 청년 앞에 등장한 구고신이 그 청년을 데리고 그가 일하던 중국집을 찾으며 이 드라마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체불임금이 있음에도 강압적인 고용주에 주눅이 들어버린 그 노동자는 무엇도 하지 못한 채 부당함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공포 분위기를 만들며 노동자를 핍박하던 중국집 주인 앞에서 노동상담소 소장답게 각 노동 현장에 전화를 걸어 중국집을 고립시키는 방법으로 고압적인 고용주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받아야만 했던 체불임금을 받지 못했던 노동자는 구고신 때문에 밀린 임금을 받고 그에게 수고료를 전하는 그 청년에게 자신의 몫은 자신이 잘 챙기라는 말을 남긴다. 스스로 챙기지도 못하는 한심함을 꼬집기도 했다. 맞서 싸우지 못하면 결코 자신의 밥그릇도 빼앗길 수밖에 없음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푸르미 과장으로 일하는 이수인에게 이곳은 새로운 삶의 터전이다. 군 장교로서 큰 꿈을 꾸었던 그가 대형마트의 사원이 된 이유는 그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구축하는 이유로 다가온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성공을 꿈꾸었던 수인은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자들이 모두 육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는 육사를 선택했다.

 

학창 시절 돈 밖에 모르는 담임교사로 인해 집요한 폭행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던 수인. 어머니가 어렵게 마련한 돈을 담임에게 준 이후에나 멈췄던 폭행. 그런 학창시절은 수인을 육사생도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만들었다. 가난하지만 강직함만은 누구 못지않았던 수인의 아버지는 결코 강자 앞에서는 비굴해지지 않았다. 강자 앞에서 더 당당했던 아버지와 상황 판단이 뛰어났던 어머니의 모든 것들을 물려받은 수인은 그렇게 육사에서도 달랐다.

 

 

선거철을 맞아 육사에서도 정치군인들의 행보는 빨라졌다. 별 세 개를 단 장군이 교장인 육사는 조직적으로 선거개입을 하고 나섰고, 그런 그들 사이에서 육사 4학생들이 모여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자는 결의를 했다. 하지만 동기 모임에 교장까지 참석해 그들을 압박하는 현장에서 모두가 침묵하는 사이 모든 것을 깨고 손을 들고 단상에 오른 수인은 정치군인으로 변모한 그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그의 용기는 대단했지만 그런 용기를 제대로 드러내기에는 힘이 없었다. 그에게는 탄압이 이어졌고, 마침 축구 경기를 하다 부상까지 당하며 그는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게 했다. 아버지의 당당함을 그대로 실행하기는 했지만 그 뒤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직 어린 수인을 알지 못했다. 그런 그를 찾은 훈육관에게 그는 잠시 감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훈윤관은 악랄했다.

 

현실적이며 간교했기 때문이다. 수인의 편에 선 듯 하지만 철저하게 그를 무력하게 만들고 합리화하도록 다독인 훈윤관과 같은 인물들은 우리 사회에 무척이나 많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길을 찾지 못하고 적이 되어버린 아군을 쏴야하는지 판단하지 못하고 힘겨워 했던 소대장이었던 수인은 그렇게 군인의 길을 접었다. 순간적으로 자신이 별이 되는 상상을 했던 그 찰나의 간사함과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친 현실 속에서 그에게 군인의 길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은 새로운 길인 직장인으로서 이수인은 힘들었다.

 

 

정 부장에 불려간 수인은 그 자리에서 푸르미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를 전원 해고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상명하복이 당연했던 군 생활자였던 수인. 사회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노동자들을 아무 이유 없이 그저 해고라는 지시. 그들에게는 그저 노동자들 역시 그저 물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첫 회 정 부장의 지시에 반박하고 나선 수인. 그는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서 하나를 택했다. 편한 길이 아닌 불편하고 어렵지만 '정의'를 선택한 소수인 수인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위법한 명령은 거부하고 험난한 정의의 길을 선택하라는 육사의 행동 강령을 과연 수인이 사회에서 관철시켜 나갈지 기대된다.

 

영화 <카트>는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카트>와 <송곳>은 대형마트의 부당함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여성 노동자들과 그들을 돕는 조력자가 중심으로 등장하는 <카트>와 달리 <송곳>은 중간 관리자가 직접 나서 부당함에 맞서 함께 싸운다는 방식이 다르다.

 

<카트>도 그렇지만 <송곳> 역시 부당한 권력에 대한 정의에 대한 실천이다. OECD 가입 국가 중 고용이 가장 불안정한, 초단기근속의 나라인 대한민국. 비정규직의 규모는 해를 넘어갈수록 높아지고, 그 다수는 여성이다. 이런 노동환경은 현 정부의 노동 유연화로 인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송곳>은 무척이나 중요하게 다가온다.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로 노동 환경을 바라봐야만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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