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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응답하라 1988 1회-결국 가족이라는 명불허전 시리즈의 복귀가 반갑다

by 자이미 2015.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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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당시를 살았던 이들의 삶을 그대로 재현한 듯 생생하게 다가오는 쌍문동 골목길.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낸 <응답하라 1988>은 이번에도 성공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들과 또 다른 골목을 사이에 두고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은 색다른 재미로 다가온다. 

 

재미와 감동 함께 담았다;

둘째 덕선이를 통해 본 1988년, 연탄가스에 취해도 강인한 덕선이가 위대하다

 

 

 

쌍문동 좁은 골목길을 마주보고 살아가는 다섯 집의 이야기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이제 첫 이야기가 시작된 것뿐이지만 이미 <응답하라 시리즈>의 마력은 잠시도 쉬지 않고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각기 다른 집을 중심으로 개인보다는 가족에 보다 집중을 한 시즌3는 기존 <응답하라 시리즈>와는 또 다른 재미를 보여주었다. 

 

 

<응답하라 1988>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준 장면은 서울 올림픽이 아니었다. 당시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준 대목은 아이들이 택이 집에서 '영웅본색2'를 보다 저녁 6시 종이 울리면서부터 시작된 풍경 때문이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집집마다 아이들에게 "oo아 밥 먹자"라고 부르는 엄마들의 외침이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부르는 것이 당연했다. 골목에서 놀다가도 엄마의 이 한 마디는 모두를 집으로 들이는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다. 특별할 것도 없던 시절 그래서 더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 단단했었을 것이다.

 

단순히 '밥 먹자'는 외침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날 음식들을 서로 나누는 풍경 역시 당시가 아니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다. 과거에는 이사를 하면 떡을 돌리기도 했다. 그렇게 자신이 그곳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신고였다. 누가 이사 왔고 내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아는 관계의 시작은 그렇게 되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살인이 아니라 '이웃사촌'이 되어 살아가던 당시의 모습은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그 시절의 풍경이다.

 

까칠하기만 한 정환이 골목에서 각자 음식들을 들고 만난 친구들에게 "이럴 거면 다 같이 먹어"라고 푸념을 할 정도로 당시 우리는 그렇게 살았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위하고 아끼며 살던 '이웃사촌'의 시대였다. 아버지 퇴근을 기다리며 가장 먼저 푼 밥을 이불 밑에 두어 보온을 하는 그 마음은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기도 하다.

 

은행에 다니는 동일은 빚보증을 잘못서 반지하 방에서 살고 있다. 얼마 안 되는 월급봉투로 티격 거리던 저녁 밥상은 서울대 다니는 큰딸 보라의 안경 사달라는 요구에 이어 둘째 덕선이의 따로 생일이 겹치며 싸움으로 이어진다. 시끌벅적한 동일네 집과 달리, 갑자기 부자가 된 성균이네 집은 연하 남편인 성균이만 코미디언이다.

 

 

 

유행어를 남발하기에 여념이 없지만 두 아들과 부인 모두 성균이의 개그에 그 어떤 반응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독기를 품은 부인의 눈빛 하나로 점령당하는 성균네 집도 흥미롭다. 학생회장이자 전교 1등인 선우네 집은 홀어머니 밑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버지는 없지만 어느 집보다 서로를 위하는 선우네 집은 그런 집이다.

 

바둑 신동인 택이 집은 아버지와 단 둘이다. 쌍문동 골목길에 위치한 금은방인 봉은당 주인인 택이 아버지와 함께 하는 조용한 그 집에는 동네 이웃이 건네는 반찬으로 언제나 풍성하다. 쌍문동 골목길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그들의 집안은 서로 다른 풍경으로 살아가고 있다.

 

성일네 집엔 두 딸과 막내아들이 함께 산다. 서울대를 다니는 큰 딸은 그 집의 제왕이자 쌍문동 골목의 미친년으로 통하기도 한다. 둘째인 덕선이는 올림픽 피켓 걸로 뽑혀 준비에 여념없는 딱 당시의 여고생의 모습이다. 17살이지만 40살 같은 막내아들 노을의 엉뚱함까지 성일네 집의 이 흥미로운 조합의 정점은 역시 손이 큰 부인 일화다. 이미 <응답하라 시리즈> 전편에 부부로 인연을 맺고 등장하는 성일과 일화의 조합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쌍문동 골목을 지배하는 아줌마 3인방의 입담은 동네 아저씨들에게는 두려운 존재들이다. 아줌마들의 농익은 입담들은 아저씨들에게는 집에 들어가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자상한 아들 선우로 인해 시시콜콜하게 이야기를 알고 있는 선우 엄마와 달리, 집에서 아들과 대화도 거의 없는 미란은 씁쓸하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나이 어린 연하 남편 성균 때문이다.

 

장어를 비롯해 수많은 보약을 먹여도 시원찮다며 한숨을 쉬던 미란을 시작으로 아줌마들을 농익은 이야기들은 동네 아저씨들을 주눅 들게 만들 정도였다. 일상이 개그인 성균과 달리 제대로 힘을 내지 못하는 연하 남편이 걱정인 라미란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라미란이 보여준 농익은 아줌마 연기는 말 그대로 압권이었다.

 

게임을 사러 가다 깡패들에게 걸려 돈을 모두 빼앗기고 신발까지 내줘야 했던 정환과 동룡. 당시에는 그런 일들이 일상이기도 했다. 좋은 옷과 신발은 잘못하면 모두 그들의 것이 되기 일상이었으니 말이다. 아들의 얼굴에 난 상처가 궁금한 엄마와 그런 엄마가 더 걱정인 아들. 이들의 갈등은 그저 단순한 첫 면도가 남긴 상처이지만 걱정이 많은 엄마에게는 다른 이유로 다가오기도 한다. 모범생인 아들을 홀로 키우는 어머니의 노파심과 그런 어머니를 누구보다 살뜰하게 생기는 선우의 마음은 감동 그 이상이다.

 

 

무려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올림픽 피켓걸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덕선은 해당 국가인 마다가스카르가 불참을 선언하며 모든 고생이 허사가 되고 말았다. 그 지독한 날 저녁 집에선 큰딸 보라의 생일잔치(파티가 아닌 잔치가 어울렸던 시절)가 있었고, 덤으로 둘째인 덕선의 생일이 이어졌다. 땡볕에서 6개월 동안 고생했던 것이 무산되어 힘겨운 덕선에게 제발 울라고 채찍질을 하는 부모에게 폭발한 둘째의 설움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계란 후라이는 주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콩자반만 주고, 막내 노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아빠도 싫고, 통닭 닭다리도 왜 항상 언니와 동생 몫이냐 따지던 둘째의 설움은 이름마저도 덕선이라 서럽다. 그런 설움들이 터져버린 덕선의 하루는 올림픽 불참과 함께 모두 폭주하듯 폭발했다. 너무 가까워서 서로를 몰랐던 가족. 하지만 그래도 가족일 수밖에 없는 것은 가족들이 서로를 몰랐던 만큼 더 잘 아는 관계가 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니 말이다.

 

오해는 곧 풀리고 가족은 일상의 모습을 찾는다. 선우 얼굴에 난 상처는 처음 면도해서 남겨진 상처였고, 책상 밑 담배는 어린 동생이 미란의 옷을 입고 놀다 떨어트린 흔적일 뿐이었다. 걱정이 되어 윽박지르던 엄마를 울컥하게 하는 마음 넓은 아들 선우의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이었다. 특별할 것 없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가능한 과한 사랑이고 품어주는 사랑이었으니 말이다.

 

올림픽 피켓걸이 되어 우간다 피켓을 들고 입장하는 덕선을 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정겨움 그 자체로 다가온다. 모두가 가족처럼 관심을 가지는 이들의 모습은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정이 넘치는 모습들이다. 올림픽에 반대하는 대학생 보라가 외치던 3S(Sports, Screen, Sex)을 이용한 우민화 정책에 대한 분노는 80년대 정서이기도 하다.

 

자국민을 잔인하게 죽이고 체육관 대통령이 된 전두환이 벌인 이 정책의 결정판이 올림픽이라는 지적은 많았다. 그리고 그 올림픽을 위해 수많은 도시 빈민들을 철거 깡패들을 동원해 쫓아냈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이 만들어낸 풍경은 그런 모습들이었다. 불안과 공포가 공존하고 정도 함께 남겨져 있었던 그 시절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소외된 듯한 둘째 딸 덕선이를 위한 아빠 동일의 깜짝 생일 파티. 그렇게 가족은 싸우면서도 다시 쉽게 가까워진다. 너무 가까워져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연탄불로 살아가던 시절 연탄가스에 중독된 가족들을 깨워 집 밖으로 나서는 동일에 가족은 뒤늦게 놓친 둘째를 걱정하지만 덕선은 홀로 그 연탄가스로 가득 찬 방을 나서 장독대의 김치국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딸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몰랐다는 아빠의 고백. 태어날 때부터 자신도 아빠가 아니었다며 실수가 많다고 다정하게 딸을 위로하는 아빠. 아빠 없는 집에서 면도를 하다 다친 아들을 위해 남동생을 불러 목욕탕에서 아빠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가족의 모습은 그래서 더 반가우면서도 안타깝기만 했다. "결국, 가족이다"는 <응답하라 1988>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가치였다.

 

우려와는 달리 첫 방송부터 <응답하라 1988>은 명불허전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풍경을 주인공을 삼은 세 번째 시리즈는 흥미로운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다. 재미와 감동까지 한꺼번에 담아낸 <응답하라 1988> 첫 방송은 시리즈를 이끌어 온 제작진들과 출연자들의 힘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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