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1. 11:36

삼시세끼 어촌편2-열무김치와 우럭 매운탕에 담은 남자들의 우정 이야기

남자 셋이 섬에서 하루 세끼를 해 먹는 단순한 이야기인 <삼시세끼 어촌편>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그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 특별함을 선사하는 기묘함을 우린 매주 확인한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비슷하면서도 일상과 다른 그들의 만재도 삶은 우리에게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신묘한 힘을 보여주고는 한다. 

 

세 남자의 만재도 이야기;

열무김치와 우럭 매운탕에 담은 그들의 우정 이야기가 반갑다

 

 

 

만재도의 두 번째 이야기도 마지막 여정을 시작했다. 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영원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는 마지막 손님인 윤계상과 함께 만재도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윤계상이 오기 전 세 남자의 평범하지만 넉넉한 하루는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손님 없이 온전하게 세 명의 남자들이 보내는 만재도의 하루는 조용하지만 풍성했다. 항상 만재도를 향하면서 마지막으로 거치는 가거도 여행은 짧았다. 1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가거도에 내린 세 남자에게 그곳은 만재도와는 전혀 다른 신세계와 같은 곳이었다.

 

만재도보다 10배나 크다는 그곳에는 엄청난 숙박단지와 마트까지 존재했다. 만재 슈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다양한 것들이 즐비한 그곳이지만 짜장면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이 세 남자에게는 절망이었다. 많은 것들이 구비된 가거도의 슈퍼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싣고 다시 배에 오른 그들은 이내 도착한 만재도에서 만족감을 느꼈다. 고향에 다시 돌아온 듯 편안한 그곳이 바로 그들이 살아가는 만재도 그 자체였다.

 

만재도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시작된 일상은 점심 챙기기다. 언제나 거침이 없던 그들이 주춤했던 이유는 이곳에 오기 전에 사온 오징어와 돼지고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식재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어를 잡는단 조건하에 한 끼의 만찬을 허용 받은 차줌마의 손길을 바빠졌다.

 

자식들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는 엄마처럼 분주하게 움직이는 차줌마로 인해 푸짐한 점심 한 상은 다시 차려졌으니 말이다. 오징어를 손질하고 돼지고기 역시 큼지막하게 썰어서 차줌마표 특제 양념을 사용해 참바다 만들어 놓은 불에 올려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낸 그들은 진정한 '만재도 라이프' 그 자체였다.

 

차줌마가 맛있는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참바다는 문어를 잡기 위해 통발을 들고 바다로 나서고, 만재도 주민들이 알려준 장소에 통발을 던지며 문어가 잡히기를 바라는 간절함은 그대로 다가오는 듯했다. 차줌마를 도와 열심히 일하는 호준이야 말해 무엇 하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게 완성된 그들의 푸짐한 점심상은 모두를 만족시켰다. 오삼불고기 특유의 맛만이 아니라 만재도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 식사는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최고의 성찬이니 말이다. 행복한 식사 후 바지런히 설거지를 하는 호준은 그렇게 편안한 식사 후 달콤한 휴식에 들어갔다.

 

점심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승원과 호준은 단잠에 빠졌고, 그런 그들과 달리 해진은 새롭게 준비된 낚시대를 들고 바다로 나갔다. 점심은 푸짐하고 맛있게 해결했지만 저녁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의 무게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처음 만재도를 찾았을 때 첫 낚시를 했을 때 찾았던 곳으로 향한 해진은 그곳에서 우럭 낚시에 흠뻑 빠졌다. 밤낚시도 처음인 해진은 해질녘 잘 잡힌다는 우럭과 조우하는 시간이 행복하기만 했다. 던지자마자 묵직하게 올라오는 우럭으로 인해 해진이 행복한 진짜 이유는 단순히 낚시에 성공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모두가 함께 저녁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 해진은 그런 사람이다.

 

세 명이서 세 마리의 우럭이면 충분하다며 잘 잡히는 포인트를 벗어나 행복해하며 돌아서는 해진의 모습은 지난주에도 그렇지만 참 단단함으로 다가온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자연이 주는 것을 감사해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으니 말이다. 그렇게 해진이 우럭 잡이에 빠져있는 동안 잠에서 깬 승원은 바지런하게 열무김치를 담기 시작했다.

 

이미 다양한 김치를 담갔던 승원이 바지런하게 열무김치를 담그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굳이 김치를 담그지 않아도 되는 그가 찹살풀을 많이 풀어서 열무김치를 담그는 이유는 해진 때문이었다. 첫 시즌에서 해진은 콩자반을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추억이 담긴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잊지 않은 승원은 만재도에서 해진을 위한 콩자반을 만들었었다.

 

 

그런 승원이 열무김치를 바쁘게 담그는 이유는 시즌2 첫 방송에서 이야기를 하다 해진이 어린 시절 먹었던 아주 신 열무김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해진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만재도 마지막 촬영에서 그에게 그 추억의 맛을 선사하고 싶은 승원의 마음이 열무김치에 담겨 있었다.

 

찹살풀을 많이 섞으면 쉽게 쉰다는 점에서 승원의 마음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오랜 친구의 추억의 입맛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승원의 마음은 진짜 우정이 아니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승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감사해하는 해진의 마음은 모두가 잠든 사이 바다로 나가 우럭 낚시를 하는 모습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만재도에서 이들의 모습은 특별하지 않다. 하루 세끼를 해먹는 것이 그만이다. 정선처럼 다양한 손님이 찾아올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여기에 읍네 마실을 다니던 정선과 달리, 작은 만재도가 그들이 움직일 수 있는 활동 반경의 전부다. 이런 곳에서 그들의 일상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런 그들의 마음 때문이리라.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 역시 특별하다. 산체와 벌이를 의인화해서 특별한 사연을 만들어내는 제작진들의 능력은 참 대단하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카메라에 잡힌 그들의 행동에 자막이 들어가는 순간 그들은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가진 주인공이 된다.

 

 

산체와 푸짐한 밥상과 이미 식사를 끝낸 후에도 배고픔이 밀려온 벌이의 쟁탈기는 오늘 방송에서 재미를 더했다. 기승전결까지 완벽하게 갖춘 산체와 벌이 이야기는 만재도이기에 가능한 재미였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특성이 충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산체와 벌이를 의인화해서 그럴 듯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제작진들이 노고가 곧 재미이자 감동이다.

 

만재도 앞바다에서 직접 잡은 우럭을 넣고 끓인 매운탕은 상상을 초월하는 맛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찬밥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성찬으로 만드는 이 마법과 같은 순간은 만재도가 아니면 불가능한 체험일 것이다. 푸짐했던 식사들을 마치고 인터뷰까지 끝낸 그들은 만재도의 밤을 즐기는 여유로운 시간으로 이어졌다.

 

집 앞에 있는 가로등을 보며 분위기에 취해 술 한 잔에 노래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도시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여유와 낭만이 모두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바쁘고 힘겨운 도시에서는 전혀 경험할 수 없었던 그 포근함. 어쩌면 그런 여유가 <삼시세끼>가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이었을 것이다.

 

만재도 삼대장을 잡기 위해 바다로 향한 해진과 스스로 '체험 삶의 현장'이 아니냐며 작은 섬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바위 위에 내려 해삼물을 채취하는 호준. 그런 그들과 달리 집에서 열심히 그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는 승원의 모습은 정겹게 다가왔다.

 

마지막 손님은 윤계상이었다. 만재도 삼인방과 모두 친한 윤계상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르지만 빅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는 것은 짧은 예고편만으로도 충분했다. 너무 친해서 쉽게 몰카에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은 <삼시세끼 어촌편2>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최적화된 손님이었다.

 

열무김치와 우럭 매운탕에 담긴 이 남자들의 우정이 바로 시청자들이 <삼시세끼 어촌편2>를 사랑하는 이유이다. 특별할 것도 없는 만재도의 삶이 이토록 특별하게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이런 그들의 마음이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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