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2. 16:52

송곳 9회-지현우 그가 무너지면 모두가 무너진다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것은 갑질의 행태를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부당함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노동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돈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한다. 부당한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노동자들에게 그나마 얼마 존재하지도 않은 재산까지 빼앗는 것을 정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현실이다.

 

인간보다 돈이 우선인 사회;

상시 대체 가능한 노동자 사회, 노조 탄압과 파괴가 일상인 현실

 

 

 

대한민국 사회의 불안하다. 노동자의 권리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재벌들의 권리만 가득한 세상이 정상일 수는 없다. 이런 비정상적인 현실을 바로잡고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정치꾼들의 역할이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를 자신의 안위를 위한 행위로 할 뿐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다. 최고 권력자라고 다를 게 없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대한민국 재벌들은 투자 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과거 조그마한 상점을 하던 그들은 독재자들과 손을 잡고 현재의 권리를 얻었다. 그렇게 거대한 재벌이 된 그들이 마치 대한민국 전체를 구원해주는 메시아라도 되는 듯 떠들어대는 것은 경악스럽기만 하다.

 

투자 없는 성장이 가속화되는 현실 속에서 총매출은 주는데 재벌들의 수익은 극대화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을 것이다. 원자재 가격은 떨어지는데 시장 가격은 그대로이면 그 수익은 그대로 그들의 것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몫을 그들이 차지하며 매출은 떨어지는데 과거보다 수익은 증가하는 기묘한 현실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푸르미 마트 일동점에 노조가 정상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자 사측에서는 공격이 강력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노동자들의 목줄을 조이는 것이다. 월급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월급을 터무니없이 줄이는 것만으로도 노조 흔들기는 충분했다.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월급이 반으로 줄어버리는 상황에서 그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은 존재하지 않았다. 버티고 싶어도 버틸 수 없는 그들에게 월급은 모든 것이다. 그나마 많지도 않은 월급으로 한 달을 버티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그것마저 빼앗아가는 사측은 인정사정없다.

 

부당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월급마저 쥐고 흔드는 사측의 악랄함은 끝이 없다. 돈으로 노동자를 협박하며 '노노갈등'은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많은 노조원들은 사측의 이런 행동에 어쩔 수 없이 노조를 벗어나야 했다. 월급을 정상적으로 받지 못하면 말 그대로 살 수가 없는 그들에게 이런 사측의 행동은 그들에게 죽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이 없으면 그들의 가정이 파괴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사측은 그런 가장 약한 부분을 흔들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해법을 찾지 못해 힘겨워하던 이수인에게 구고신은 '지방노동위원회'를 제안했다. 사측의 부당행위를 막고 빼앗긴 월급을 돌려받기 위한 그들의 도전은 쉽지 않지만 중요한 한 보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경험이 없던 이수인에게는 그 모든 것이 두렵고 힘들었지만 풍부한 경험이 있었던 구고신은 농익게 상대를 압박한다. 수많은 자료들을 준비한 사측과 달리, 방법을 몰라 두려워하는 이수인에게 오직 환한 웃음만 있으면 된다는 구고신의 발언은 거짓이 아니었다.

 

노동자들이 증명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사측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부당하게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압하는 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를 제시하지만 '부당함'은 결과적으로 부메랑처럼 진실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들이 정당했고 노동자들이 부당했다면 거대한 조직을 결코 이길 수 없다. 엄청난 자본과 힘을 가진 그들을 탄압받는 노동자들이 이길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부당함이 근간이 된 그들의 거짓은 결국 흔들릴 수밖에는 없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현실에서도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노조원들은 즐거웠다. 자신들처럼 힘없는 노동자들이 거대한 갑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었다는 경험은 위대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복은 잠시였다. 사측에서는 돈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노조에 대한 인정이 불필요하고 그들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노동자에게 미지급한 월급 총액보다 높은 금액을 들이면서까지 그들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요청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 달 벌어 사는 노동자들에게 2, 3달이 걸리는 재심 상황은 곧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노조원들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큰 절망이 자신 앞에 다가왔을 때 많은 이들은 더욱 크게 당황한다. 가장 까칠하게 하지만 당당했던 노조원마저 탈퇴서를 내밀 정도로 그들의 삶은 힘들다.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사측은 돈이나 시간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돈과 시간이 그들에게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카드로 한 달을 살고 그 카드 값을 월급으로 채우며 근근이 버티는 노동자들에게 월급 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푸르미 일동점 노조가 흔들리는 상황에 파견근무를 하던 판촉 직원이 해고를 당하는 처지에 빠졌다. 푸르미가 빼라면 빼야 하는 을의 입장인 그들이 마트 판매를 위해 고용한 노동자를 빼라는 갑의 요구는 해고를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푸르미 마트를 위해 뽑은 직원을 다른 곳에서 활용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이런 부당함에 맞서 함께 싸우자고 건의를 하지만 자기 발에 떨어진 불도 끄지 못한 노조원들에게는 힘겨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 다시 희망을 다가온 것은 구고신이다. 일반노조를 결성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체조차 모호한 그들을 믿지 않았던 이수인은 가장 위급한 상황에서 '일반노조'의 위대함을 엿보게 되었다. 

 

파견 근무자를 끌어내는 푸르미에 맞서 환경 미화원이 대거 등장한 상황은 극적인 순간이었다. 환경 미화원을 무조건 쫓아내려는 사측과 맞서는 그들의 무기는 단순하고 명쾌했다. 그들은 푸르미 마트의 손님이라는 점에서 그들 역시 함부로 손댈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일반 노조의 협력을 본 푸르미 노조 역시 파견 근무자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은 그렇게 조금씩 단단해져갔다. 비록 부당한 행위로 다음 달을 어떻게 버틸지 그게 고통인 상황에서도 그들이 서로 힘을 합하지 않으면 결국 모든 것이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가진 자들을 그렇게 많은 이들을 굴복시키고 파괴해왔다. 노동자들을 장기판의 졸보다 못한 존재로 생각하는 그들에게 노동자들은 언제나 교체 가능한 부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이다. 그리고 그들은 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이 무너지는 순간 단순히 한 사람의 노동자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한 가정이 사회라는 울타리 속에서 붕괴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무너지기 시작한 가정은 결과적으로 그 거대하고 단단해 보이던 사회를 무너트리는 이유가 된다는 것을 그들은 모른 척한다. 마치 조삼모사 하듯 뻔한 결과를 두고서 애써 미봉책으로 닫아놓은 채 오직 가진 자들의 편에 서서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권력자들은 그저 이런 짓을 해도 자신들을 벌줄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에 폭주하는게 사실이다.  

 

국민들이 나서 그들을 단죄해야하지만 아무리 수많은 잘못과 죄를 지어도 투표를 하면 다시 권력을 손에 넣는 그들에게 국민들은 장기판의 졸보다 못한 존재일 뿐이다. 그저 필요하면 장기판 위에 올려놓고 튕기면 그만인 졸보다 못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사측의 새로운 방법은 부당해고 후 복직한 차성학이 당했던 방식과 유사한 형식이었다. 제대로 노조를 파괴하지 못한 중간 관리자는 버리고 사측이 내세운 노조 파괴자를 그 자리에 앉힌다. 그 자리에 앉은 자는 오직 노조를 파괴하는 일만 한다. 푸르미 마트의 실질적인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오직 노조원들만 파괴하면 그만인 그의 악랄함은 결국 많은 이들이 무너지는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악랄함은 결과적으로 소수이지만 그들에 의해 더욱 강력한 노조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 

 

탱크를 앞세운 독재자가 지배하던 세상도 국민들은 맨주먹으로 바꿔놓았다. 그 두려움이 모든 이들을 움츠리게 만들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끝일 수는 없다. 움츠렸던 그들이 그 부당함에 맞서 일어서는 순간 탱크가 아닌 그 이상으로 그들을 겁주려 해도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구고신은 이야기했다. 이수인 당신이 무너지면 모두가 무너진다고. 사측도 예상하고 있다. 이수인을 무너트리면 노조도 사라지게 된다고. 그렇게 노조를 지키기 위한 이수인과 그를 무너트리기 위해 발악하는 사측의 대결 구도는 점점 강력하게 충돌을 시작하려 한다. 우리 사회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교본이 된 <송곳>은 그렇게 정점을 향해가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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